한국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의 방북 결과에 다시 인권 문제가 빠진 것은 근원적인 실책이 될 것이라고 미국의 전직 인권 담당 관리가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가 남북 관계 개선을 이유로 민주주의 가치와 정체성까지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도 북한인권특사를 조속히 임명하고 언제 어떤 방식으로 인권 문제를 제기할지 명확히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의 방북 결과에 다시 인권과 인도적 사안이 빠지자 미 전문가들은 실망과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6일 VOA에 남북 관계 개선에 초점을 맞추려는 한국의 노력이 인권 사안을 무시하면서까지 가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킹 전 특사] “I think the focus on improving relation should not go so far as to ignore the human rights issues. I think there is always room for something to do in terms of…”
남북 관계를 개선하는 과정에서도 인권을 제기할 수 있는 공간은 항상 있다는 겁니다.
킹 전 특사는 인권만 중요하다는 게 아니라 포괄적인 대북 협상의 일환으로 인권을 다루겠다는 의지와 계획이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막후에서 인권에 관해 뭔가가 일어나고 있는지, 인권에 관해 무엇을 제기할지 방향은 잡았는지, 아니면 인권이 그저 북한 정권을 화나게만 하는 불편한 사안이기 때문에 무시하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킹 전 특사] “The question is, behind the scene, there’s something happening? Is there sense of direction in terms of what we gonna do on human rights…”
킹 전 특사는 트럼프 행정부 역시 비핵화에만 초점을 맞추려는 것인지, 아니면 인권을 언제 어떻게 미-북 협상에서 제기할 것인지 불투명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인권재승인법이 명시한 북한인권특사를 조속히 임명해 인권에 관한 관심과 동력을 지속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로버타 코헨 전 국무부 인권담당 부차관보는 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이 다시 인권 문제를 다루지 않은 것은 “근원적인 실책”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코헨 전 부차관보] “South Korea is making a fundamental mistake in setting asides human rights and humanitarian issue. First, in doing so,
남북 대화에서 인권과 인도적 사안을 제쳐두는 것은 한국의 가치와 정체성, 국가 이익을 무효화시키는 것과 같다는 겁니다.
코헨 전 부차관보는 한국의 위상과 강함은 민주주의 정치체제와 시장경제, 자본 기업, 표현과 정보·이동의 자유, 법치주의에 있다며, 전 세계가 목격한 한국의 이런 강점을 북한이 찾도록 하는 게 한국의 역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북한의 체제 환경이 남북 관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궁극적인 인권 상황의 변화 없이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경제협력을 강화하려는 시도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코헨 전 부차관보] “it really will not succeed because the nature of North Korean regime affects all the issues that North and South Korea will speak up…”
북한에 대한 접근성과 공정한 법치, 노동자의 권리 보호, 사유재산 보호 등 기본적인 인권 개선이 수반돼야 남북관계와 경제협력도 성공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코헨 전 부차관보는 아울러 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 국적자 6명의 석방이 남북 협상에서 계속 빠지는 것은 여행자 안전과 인권 보호의 실패를 의미하는 것이라며 한국 정부가 이 사안을 적극적으로 제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그러나 북한의 인권 사안을 국정과제의 주요 사항으로 다루고 있으며 북한 주민의 인권 증진 개선 노력을 계속해나가고 있다는 원론적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그러나 문재인 정부의 대북 인권정책이 무엇인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칼라튜 총장] “또다시 인권 이슈를 전혀 거론하지 않았습니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다며) 인권을 희생시켜서는 안 됩니다. 그전에도 사실 지난 30여 년 동안 핵과 장거리 미사일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인권을 계속 희생시켰지만, 성과가 없었습니다. 한 번쯤 다른 방식으로 도전해 보면 안 될까요? 문재인 정부의 대북 인권 정책이 어떤 것인지 알고 싶은데 하나도 보이지 않습니다. 인권 이슈를 완전히 무시하는 것 같습니다.”
스칼라튜 총장은 이어 인권을 계속 제쳐두는 문재인 정부의 태도는 인권을 심각하게 유린하면서 외부의 비난을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주장하는 나라들을 두둔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스칼라튜 총장] “북한은 둘째치고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을 중요시하지 않는 국가들이 유엔에 있습니다. 이들의 주장은 미국 등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이 정치적 목적으로 인권 이슈를 악용한다고 주장합니다. 우리가 대북 협상에서 인권 이슈를 거론하지 않으면 바로 그런 그들의 주장을 강화시키게 되는 겁니다.”
또 남북한 특수성을 이유로 유엔이 규명한 북한의 반인도적 범죄에 계속 눈을 감으면 한국의 국제 위상과 유엔 무대에서 한국의 역할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아울러 인권을 무시하는 한국 정부의 태도가 그 동안 유엔인권이사회와 유엔총회가 해마다 채택해온 북한인권결의안의 의미를 약화하고 추가 채택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비핵화를 고무하기 위해 ‘트위터’에 계속 김정은 위원장을 미화하는 듯한 말을 하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로버트 킹 전 특사는 미국과 한국이 비핵화와 관계 개선에 집중하면서 북한 내 결핵 환자 지원 등 인도적 사안까지 타격을 받고 있다며, 막후에서라도 인권과 인도적 문제를 북한 정부에 계속 제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