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 정부가 중국에 고위급 통상 협상을 제안했습니다. 중국은 즉각 환영했는데요. 자세한 상황 살펴보겠습니다.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자문역이 “로힝야 사태가 좀 더 잘 처리될 수 있었다”며, 그 동안 강경했던 입장에서 한발 물러섰고요. 가톨릭교회 성 추문 관련, 프란치스코 교황이 사제대표회의를 소집하는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중국에 무역 대화를 제의했다고요?
기자) 네. 미-중 고위급 통상 협상이 조만간 재개될 전망입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중국 정부 고위층이 대화를 희망한다는 정보를 받았다”고 어제(12일) 폭스비즈니스 방송에 밝혔는데요. 이에 따라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 명의로 중국에 초청장을 보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의 누구한테 초청장을 보낸 건가요?
기자) 커들로 위원장이 더 이상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는데요. 류허 국무원 부총리가 대상인 것으로, 이날(12일) 앞서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습니다. 류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측 대표단을 워싱턴이나 베이징에서 미국 대표단이 만나, 핵심 통상 현안을 풀기위해 대화할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진행자) 초청장을 받은 중국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적극 환영하고 있습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오늘(13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으로부터 (통상협상 재개) 요청을 받았고, 우리는 이를 환영한다”고 말했는데요. “중국은 무역 충돌 격화가 어느 한쪽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며, 미국과 대화를 위해 “현재 양측이 세부 조율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가오펑 상무부 대변인도 같은 내용을 브리핑했습니다.
진행자) 미-중 무역 충돌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대화 움직임이 시작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정부는 당초 예고한, 중국산 제품 2천억 달러어치에 대한 관세 부과 시점을 저울질하는 상황이었는데요. 당초 이달 초 단행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아직 실행되지 않았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이 조치를 실행할지 말지는 “중국에 달려있다”며, 그 외 “2천670억 달러어치가 더 준비돼 있다”고 공언했는데요. 미국이 이 조치들을 모두 실행하면 “중국과 거래하는 방정식을 완전히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외에도, 미국이 중요한 통상 협상을 진행 중이죠?
기자) 네.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 세 나라가 참여하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나프타)’를 개정 협상하고 있는데요. 멕시코와는 지난달 말에 협상을 잠정 타결했습니다. 자동차 제조에 역내 부품 비율을 높이기로 합의한 게 핵심인데요. 캐나다를 상대로 막바지 대화가 진행중입니다.
진행자) 캐나다와 대화, 진전이 있습니까?
기자) 쉽지 않아 보입니다. 원래 오늘(13일) 양측의 회의 일정이 잡혀있었는데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캐나다 측이 통보했습니다. 기술적인 문제에 대한 내부 토론이 필요하다고,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캐나다 외무장관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게 전화 걸어 설명한 것으로,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는데요. 프릴랜드 장관은 이번 주 초까지 워싱턴에서 협상하다, 캐나다로 돌아간 상태입니다.
진행자) 기술적인 문제라면 뭘 말하나요?
기자) 쟁점이 몇 가지 있는데요. 멕시코와 타결한 협상과 마찬가지로, 미국 자동차 산업의 이익을 키우는 문제가 첫 손에 꼽힙니다. 캐나다는 난색을 표하는 중인데요. 문화산업을 어느 정도 보호해줄지도 의견이 갈립니다. 미국의 할리우드 영화와 음악 등이 캐나다에서 저작권 행사를 강화하는 내용이 핵심인데요. 그 밖에 캐나다 유제품 시장에 미국 상품의 접근을 확대하는 것도 이견이 큰 부분입니다.
진행자) 쟁점에 합의하지 못하면, 협상이 결렬될 수도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나쁜 합의에 서명하느니, 차라리 나프타가 없는 편이 낫다”고 집권 자유당 의원들에게 연설했습니다. 협상 결렬도 불사한다는 뜻인데요. 하지만, 협상이 결렬되면 두 나라 모두에게 손해라고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강조했습니다. 특히 “미국 자동차 산업에 엄청난 손상을 가할 것”이라고 트뤼도 총리는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캐나다와 협상 전망을 어떻게 봅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긍정적으로 기대하는 모습입니다. 캐나다와의 협상이 "아주 잘 진행되고 있다"고 앞서 백악관에서 밝혔는데요. 캐나다가 협정 타결을 많이 원하고 있다면서, 두 나라 모두 협상에 '선의'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듣고 계십니다. 미얀마 실권자,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이 ‘로힝야’ 사태에 대해 발언했군요?
기자) 네. 어제(12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 지역회의에서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자문역과의 대화’ 순서가 있었는데요. ‘로힝야’ 난민 사태 관련 질문에 비교적 소상하게 답했습니다. 우선 들어보시죠.
[녹취: 수치 자문역] “I think the situation could have been handled better. But we believe that for the sake of long-term stability and security we have to be fair to all sides,”
기자) “상황이 좀 더 잘 처리될 수 있었다”는 말인데요. 테러분자들을 정당하게 진압했을 뿐이라고 그동안 강경하게 주장했던 데서, 한발 물러선 입장으로 주요 매체들은 평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미얀마 정부의 책임을 인정한 겁니까?
기자) 미얀마 정부가 잘못했다고는 안 했고요. 원론적인 책임을 피할 수는 없다고만 밝혔습니다. “우리(미얀마 정부)는 70%만 힘이 있다. 그럴지라도 100% 책임을 가져야 하는 게 선출된 정부”라고 수치 자문역은 말했는데요. 나머지 30%는 군부가 하는 일이라, 미얀마 정부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진행자) 그동안 강경했던 입장에서 물러선 이유는 뭘까요?
기자) 국제사회의 압박이 거셌습니다. 유엔 조사단이 지난달 보고서를 내서, 미얀마 군부 지도자 6명을 대량학살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해야 한다고 밝혔고요. 또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로힝야 사태를 취재하다 징역형을 받은 로이터통신 기자들을 석방하라고 지난주 미얀마 당국에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수치 자문역이 직접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수치 자문역이 책임지고 사임했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유엔 고위 관계자로부터 나왔습니다. 자이드 라아드 알후세인 전 유엔 인권 최고대표가 지난달 말 퇴임을 앞두고 BBC와 고별인터뷰를 했는데요. 수치 자문역은 군부를 두둔하지 말고, “차라리 침묵하든지, 아니면 자리에서 물러났어야” 로힝야 사태가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로이터통신 취재진을 석방하라는 펜스 미국 부통령의 요구에는 수치 자문역이 뭐라고 답했습니까?
기자) 임의로 풀어줄 수는 없는 문제이고, 다른 기결수들과 마찬가지로, 법원에 상소 절차를 밟으면 될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석방 요구를 사실상 거부한 건데요. 수치 자문역의 답변,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수치 자문역] “They were not jailed because they were journalists, but because the court has decided that they had broken the Official Secrets Act.”
기자) 그들은 단순히 취재활동을 하다 붙잡힌 게 아니다, 기밀 정보를 불법 입수해 ‘공직비밀법’을 위반했기 때문이다, 이런 말인데요. 징역 7년의 무거운 형벌을 받은 것도 법 절차에 따른 것이라, 문제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기자들이 풀려날 수 있을지는 정당한 사법 구제 과정에 따라 법원이 판단할 것이라고 수치 자문역은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로힝야 사태, 진전이 좀 있습니까?
기자) 네. 유엔이 곧 현지 실사에 나섭니다. 유엔난민기구(UNHCR)와 유엔개발계획(UNDP) 관계자들로 구성된 4개 팀이,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 일대 로힝야족 주거지 10여 개 마을에 들어가는데요. 미얀마 정부가 최근 20여 개 마을에 출입을 허가했고, 유엔은 이 가운데 10여 개를 선택했습니다. 유엔 관계자들은 이 지역에 2주 동안 머물면서, 주민들에 대한 미얀마 군부의 살인, 방화, 성폭행 등 잔학행위 실태를 조사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지난번 유엔 조사와는 뭐가 다른가요?
기자) 지난번 보고서를 낼 때는 사실상 ‘간접 조사’에만 의존했습니다. 라카인주 현지에는 가보지 못했고요. 외부로 탈출한 난민들을 면담하고, 위성 사진을 관찰하거나, 외신 보도를 참고하는 방식으로 사태를 파악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현지에 가서, 직접 조사단이 눈으로 현장을 살피고, 자료도 수집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유엔에 현지 출입을 허가한 것은, 미얀마 정부의 한 단계 진전된 조치로 평가됩니다.
진행자) 그런데, 수치 자문역이 유엔총회에 불참한다고요?
기자) 네. 다음 주 화요일(18일)부터 2주 동안, 유엔 회원국 정상들이 미국 뉴욕에 모여 총회를 여는데요. 수치 자문역은 불참한다고 오늘(13일) 현지 언론이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미얀마 야권 지도자였던 수치 자문역은, 집권 직후인 지난 2016년 유엔 총회에 참석해 큰 관심을 모았는데요. 하지만, 지난해 8월 로힝야 사태가 본격화된 직후 열린 유엔총회에는 불참했습니다. 올해까지 2년째 참석하지 않는 겁니다.
진행자) 로힝야 사태에 책임 추궁 받을 것을 우려하는 건가요?
기자) 불참 이유를 밝히진 않았지만, 그런 추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국제행사에서 수치 자문역이 곤욕을 치르는 일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지난 3월 호주에서 열린 호주-아세안 정상회의 현장에는, 수치 자문역을 나치 독일 지도자 아돌프 히틀러에 비유하는 시위대가 난입하기도 했습니다. 더욱이 유엔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로힝야 사태에 대한 미얀마 군부와 정부의 책임을 명시했기 때문에, 수치 자문역이 총회에 참석하기에는 부담이 큰 것으로 주요 매체들이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로힝야 사태가 어떤 일인지, 마지막으로 짚어보죠.
기자) 로힝야족은 미얀마 서쪽 라카인주에 모여 사는 소수민족입니다. 이슬람교를 믿는 사람이 대다수라, 불교국가인 미얀마에서 ‘불법 이민’ 취급을 받아왔는데요. 국민의 기본적인 권리들을 행사하지 못하기 때문에 충돌이 잦았습니다. 그러다가 지난해 8월, 로힝야 무장세력이 경찰서를 공격했고요. 이를 ‘테러’로 규정한 미얀마군이 대대적인 진압 작전에 나섰습니다. 이 과정에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잔학행위가 이어지면서 유엔과 국제사회가 ‘인종청소’로 규정했는데요. 유엔은 최근 보고서에서 1만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적었고요. 이웃 방글라데시와 인도 등지로 피신한 난민은 7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로마 가톨릭교의 프란치스코 교황이 전 세계 고위 가톨릭 지도자들을 바티칸으로 부르기로 했다고요.
기자) 네,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톨릭교회 사제들의 잇따른 성 추문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내년 2월 21일부터 24일까지 전 세계 각국의 주교회 대표들을 소집한다고 교황청이 12일 밝혔습니다. 가톨릭 지도자들이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이렇게 국제적인 규모로 모이는 건 전례가 없는 일인데요. 그만큼 사안의 심각성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교황청은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가톨릭 사제들의 성추문이 잇따라 폭로되면서 교계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달,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검찰이 1947년부터 최근까지 70여 년간 펜실베이니아 주내 6개 교구, 300여 명의 성직자가 무려 1천여 명의 어린이들을 성적으로 폭행했다고 밝혀 큰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뿐만 아니라 교계 지도자들이 이를 은폐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공분을 샀습니다.
진행자) 다른 나라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고요.
기자) 네, 올해 들어 칠레와 호주 등에서 가톨릭 성직자가 연루된 성 추문 사건이 폭로되면서 성직자들이 집단 사임하거나 징역형을 받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또 독일에서도 1946년부터 약 70년간, 사제들의 성 추문 사건이 3천600건이 넘고, 희생자의 절반 이상이 13세 이하라는 보고서가 공개되는 등 연이은 성추문으로 지금 가톨릭 교단이 곤욕을 치르고 있습니다.
진행자) 교황청은 이런 사태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교황청은 지난달 펜실베이니아주 성직자들의 성 추문 사건이 보도된 후 성명을 내고 성 폭행은 범죄행위고 도덕적으로 비난받아야 할 일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또 교황은 피해자들의 편이라며 진화에 나섰는데요. 하지만 성 추문 사태가 처음 보도된 후 뒤늦게 이런 입장을 발표해 비판 여론이 고조됐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달 말 대표적인 가톨릭 국가의 하나인 아일랜드를 방문해, 교계의 성 추문 사실을 인정하면서, 대처하는 데 실패했다고 사과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일각에서는 교황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요.
진행자) 네, 교황의 지도력에 대한 의구심과 함께 교황이 성직자들의 성 추문을 은폐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는데요. 논란의 중심에 시어도어 매캐릭 전 미국 추기경이 있습니다. 매캐릭 추기경이 과거, 어린 소년과 신학생들을 성적으로 폭행했었다는 사실을 알고도 교황청이 매캐릭 추기경에게 교단의 고위직을 주고 사실을 은폐했다는 주장입니다. 매캐릭 추기경은 지난 7월 사임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교황이 미국 가톨릭 지도자들을 만났군요.
기자) 네, 미국 가톨릭 주교회 의장인 대니얼 디나르도 추기경과 미국 보스턴 대교구장인 션 오말리 추기경이 이끄는 미국 가톨릭 대표단이 13일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만났습니다. 교황과 미국 가톨릭 지도자들 간의 만남은 지난달, 디나르도 추기경의 요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매캐릭 전 추기경의 성 추문 의혹에 대한 조사와 해명을 요구하기 위한 자리였습니다.
진행자) 교황과 미국 가톨릭 지도자들 간에 어떤 이야기들이 오갔습니까?
기자) 네, 디나르도 추기경이 교황과의 면담후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교황과 미국 가톨릭 교단의 입장을 나누었으며, 교황이 진심을 다해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고 밝혔습니다. 성명은 이어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노력함에 있어 신의 자비와 능력을 간구했다며 모두 함께 가장 효과적인 다음 절차를 찾을 수 있기를 고대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미국 가톨릭주교단은 오는 11월 볼티모어에서 관련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회동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