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의 보고서가 러시아의 입김으로 수정된 채 제출됐다고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가 밝혔습니다. 독립적이어야 할 중요한 보고서 작성에 위험한 선례와 오점을 남겼다고 비판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헤일리 대사는 유엔 안보리에 제출된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보고서의 내용이 바뀌었다고 밝혔습니다.
헤일리 대사는 13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주 유엔 안보리에 제출된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의 보고서가 지난달 제출된 보고서와 동일하지 않다”며 러시아의 요청으로 수정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최근 몇 주간 러시아는 자국이 연루된 제재 위반이 포함된 독립된 보고서를 놓고 전문가패널을 압박해 이를 고치도록 했다”며 이는 러시아가 자국과 중국 회사, 개인, 선박에 대한 유엔의 제재 지정을 막았던 사실을 포함해 북한과 연관된 안보리 결의 위반 사항들을 덮으려고 하는 최신 사례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유엔 전문가패널 보고서가 독립적이어야 한다며, 이는 대북제재의 국제적 이행상황에 대한 중요한 세부사항과 정보, 공정한 분석을 안보리와 국제사회에 제공하기 위해서라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제재를 저해하기 위한 북한과 협력국들의 노력과 더불어 제재를 위반하는 나라와 기관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전문가패널 보고서가 존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따라서 러시아의 방해는 독립된 유엔 전문가패널의 보고 절차의 존엄성을 손상시키는 용납할 수 없는 선례를 만든다고 비판했습니다.
헤일리 대사는 “독립된 유엔의 대북제재 보고서의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러시아가 이를 고치거나 막을 수 없다”며 “전문가패널이 러시아의 압력에 굴복하고, 독립적이어야 하는 보고서를 바꾼 데 대해 실망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미국은 이미 원본 보고서를 봤고, 진실을 알고 있다”며 전문가패널은 옳은 일을 해야 하고, 따라서 이 보고서를 공개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완전한 이행은 러시아를 포함한 유엔 회원국 모두의 의무로 남아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대표부가 이날 언급한 전문가패널 보고서는 지난달 2일이 대북제재위원회 제출시한인 ‘중간보고서’입니다.
통상 전문가패널의 보고서가 위원회에 제출되면 안보리 이사국들이 모여 내용을 두고 회의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안보리에 최종 제출되는데 이 시한은 이달 7일이었습니다.
앞서 일부 언론들은 지난달 30일 열린 대북제재위원회 회의에서 러시아가 중간보고서 공개를 막았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헤일리 대사도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면서 “러시아와 중국이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네벤쟈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는 6일 ‘전문가 패널 보고서 공개를 여전히 반대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러시아는 계속해서 보류하고 있다”고 말했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