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인권특사를 조속히 임명해 대북 협상에서 인권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미 전직 관리들이 촉구했습니다. 미 정부가 전략적 접근을 통해 인권 사안을 북한과의 협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겁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로버타 코헨 전 국무부 인권 담당 부차관보는 북한의 인권 문제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가 분명한 입장을 보여야 한다며 공석중인 북한인권특사를 조속히 임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코헨 전 부차관보] “None appointment to date of the special envoy is really signal that human rights does not have the priority and..”
코헨 전 부차관보는 미 하원 톰 란토스 인권위원회가 13일 개최한 북한 인권 관련 청문회에 출석해, 북한인권특사를 임명하지 않는 것은 이 사안이 미국의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잘못된 신호를 북한 정권에 보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인권재승인법이 의무화한 북한인권특사는 로버트 킹 전 특사가 지난해 2월 떠난 뒤 1년 7개월째 공석입니다.
코헨 전 부차관보는 새로 임명된 특사가 다른 협상에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미국이 인권을 중시한다는 신호를 북한에 보낼 수 있다며, 계속 공석에 두는 것은 미국에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미국과 북한이 인권과 인도주의 사안 등을 함께 논의해 결론을 도출할 수 있는 비공개 포럼도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국장을 지낸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도 청문회 뒤 VOA에 법이 요구하는 북한인권특사가 당연히 미 정부에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빅터 차 석좌] “I think they need to have an envoy for sure. Legislation requires it”
차 석좌는 이날 청문회에서 미국과 북한 모두 변화 없이 과거의 행태를 현재 반복하고 있다며 인권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습니다.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뒤에도 북한은 병진 노선을 바꾸지 않았고, 미국 역시 여전히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를 추구하고 있다는 겁니다. 아울러 두 나라가 종전선언·평화협정·제재완화와 핵·미사일 신고·외부 사찰·비핵화 이정표를 먼저 요구하는 순서도 과거와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인권도 비핵화 협상으로 들어가면 잠잠해지는 현상이 미 행정부에서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빅터 차 석좌] “When there is no diplomacy on denuclearization taking place with North Korea, we amped up the volume on human rights, support the defector testimony and castigating the regime……”
북한과 비핵화 외교가 없을 때는 인권에 관해 목소리를 강화하고 탈북자 청문회를 지원해 정권을 혹평하며 외부정보의 대북 유입을 지원하다가도 협상이 시작되면 인권 사안은 너무 불편하고 말하기 아주 곤란한 사안이 된다는 겁니다.
차 석좌는 협상 관리들은 인권 문제 제기가 비핵화 집중에 방해가 될 것을 두려워한다며, 그러나 비핵화와 인권은 서로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직접적인 위협은 핵무기와 미사일뿐 아니라 이런 무기의 보유로 인해 현대 역사에 전례 없는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권 침해가 지속되기 때문에 두 사안은 서로 연관돼 있다는 지적입니다.
아울러 북한이 인권 상황을 개선할 때 북한 정부의 비핵화 등 어떤 조치도 더 신뢰할 수 있고, 북한이 해외 노동자 수출로 외화를 벌어 핵·미사일 자금을 마련하는 만큼 인권 개선 요구는 비핵화의 일부이자 비확산을 막는 역할까지 한다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또 긴장 완화와 화해 등 진정한 평화는 남북한 국민 모두의 복지 개선 없이는 이뤄질 수 없다며 인권 개선과 외부 정보 유입, 탈북민들의 역량 강화를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김씨 정권의 반인도적 범죄를 규명한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보고서를 통해 조성된 국제사회의 단합된 동력이 최근의 비핵화와 평화 분위기 때문에 약화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칼라튜 총장] “We might be in danger losing momentum……”:
스칼라튜 총장 등 전문가들은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보고서는 미국이 아니라 유엔이 채택한 것이라며 미 정부가 북한의 인권 개선을 위해 계속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정치범수용소와 성분차별, 현대판 노예로 지탄받는 강제 노역과 재미 이산가족, 취약층에 집중한 인도주의 지원 등을 미국과 북한이 논의해야 한다고 제의했습니다.
이날 청문회를 개최한 란토스 인권위원회의 공동위원장인 제임스 맥거번 의원은 인권이 비핵화 협상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맥거번 의원] “Perhaps we need to rethink the role human rights could play in denuclearization talks. Instead of dropping discussion of human rights once the regime comes to the table…”
미-북 협상에서 인권 논의를 중단하는 대신 북한 내부 압제와 불안정을 완화하는 전략적 조치로서 인권 개선 방안에 접근해야 한다는 겁니다.
공화당 측 공동위원장인 랜디 헐트그랜 의원은 인권을 비핵화 협상에 포함하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헐트그랜 의원] “Incorporating human rights considerations into denuclearization talks is critically important both as a measure of good faith from a regime that has proven…”
헐트그랜 의원은 신뢰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으로 판명된 정권, 반인도적 범죄를 자행해 국제 불안정만 계속 일으키는 국가의 선의를 가늠하는 척도로서 인권을 비핵화 협상에 포함하는 조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