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보 상태에 있던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 협상이 `평양 남북정상회담’으로 다시 본궤도에 올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도 가시권에 들어섰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평양 공동선언에 대한 미국의 반응과 조치가 무척 빠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의 긍정적인 조치는 공동선언이 나온 지 한 시간이 채 안 된 시점에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흥분된다”고 밝힌 데서 예상됐던 일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정을 넘은 시간인데도 남북한 정상의 회담을 예의주시하다가 곧바로 트위터에 글을 올린 겁니다. 하지만,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이 곧바로 성명을 발표하고 즉각적인 대화 재개를 선언한 건 다소 뜻밖입니다.
진행자) 미국이 왜 이렇게 빨리 움직이는 건가요?
기자) 김정은 위원장이 영변 핵 시설의 영구적 폐기를 밝힌 데 큰 의미를 둔 것으로 보입니다. 영변은 북한 핵 개발의 심장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은 동창리 시설을 전문가 참관 하에 영구 폐기한다는 발표에도 고무됐을 겁니다.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처음 이뤄지는 실질적인 비핵화 행동이기 때문입니다. 김 위원장이 공개리에 자신의 육성으로 직접 핵 포기를 확언한 것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과 관련해 엄청난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나온 배경이 뭔가요?
기자) 남북한의 평양 공동선언에 포함되지 않은 별도의 메시지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됐을 수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김정은 위원장의 네 번째 친서를 받은 직후 2차 정상회담 추진을 결정했는데요, 북한으로부터의 여러 신호를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보입니다. 폼페오 장관이 비핵화 완료 시점을 2021년 1월로 못 박은 것도 주목됩니다. 이 시한은 이달 초 김정은 위원장이 한국 정부 특사단에 밝힌 것입니다.
진행자) 평양 공동선언에서는 동창리 폐기에 대한 전문가 참관을 약속했는데,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오 국무장관은 영변과 동창리 시설에 대한 사찰을 거론한 배경이 뭔가요?
기자) 한국 당국으로부터 추가로 논의 내용을 설명 받았거나, 북한 측과 사전 협의가 이뤄졌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고는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오 장관이 약속이나 한 것처럼 사찰을 거론한 것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특히 미국이 국제원자력기구 (IAEA)의 핵 사찰을 언급한 건 미-북 간 비핵화 협상이 시작된 이후 처음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핵 사찰에 대해 아직 최종 합의가 남아 있다고 밝힌 건 무슨 의미인가요?
기자) 이 부분은 트럼프 대통령이 드물게 신중한 입장을 보인 사례라고 할 수 있는데요, 아직 핵 사찰의 조건 등에 대한 세부 협상이 완료되지 않았음을 감안한 것으로 보입니다. 핵 사찰이 이뤄질 경우 상응 조치가 있을 것임을 내비친 것이란 관측도 가능합니다.
진행자) 비핵화 협상이 재개되면 새로운 미-북 관계 수립과 한반도 평화체제에 관한 논의가 함께 이뤄지게 되나요?
기자) 폼페오 장관이 어제(19일) 성명에서 이에 대해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그동안 미-북 협상이 답보 상태에 머물렀던 건 북한이 요구하는 체제 안전보장에 관한 논의가 사실상 배제된 채 비핵화에만 초점이 맞춰진 게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미국과 북한은 곧 열리는 협상에서 지금까지의 실패를 거울 삼아 단계적, 동시적 조치에 좀더 무게를 둘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미-북 간 뉴욕에서의 외교장관 회담과 오스트리아 빈에서의 실무자 회담이 곧 열리게 될 텐데요, 어떤 논의가 이뤄질까요?
기자) 폼페오 국무장관과 리용호 외무상은 미-북 2차 정상회담의 시기와 장소, 의제 등을 논의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동창리와 영변 핵 시설 폐기, 그리고 북한의 핵 목록 신고를 포함한 비핵화 로드맵과 이에 따른 상응 조치에 대한 협상에 나설 전망입니다. 비건 특별대표의 상대는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폼페오 장관이 평양을 방문할 가능성은 어떤가요?
기자) 폼페오 장관은 리용호 외무상과의 뉴욕 회동과, 빈에서의 미-북 실무회담 결과를 토대로 평양을 방문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 비핵화 로드맵과 미-북 2차 정상회담 일정 등을 최종 마무리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폼페오 장관의 4차 방북은 2차 정상회담이 멀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신호가 될 겁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