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새로운 사이버 전략을 발표했습니다. 새 전략은 특히 공세적인 대처를 강조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지난해 허리케인 마리아로 큰 피해를 본 푸에르토리코 지역 정부 책임자가 푸에르토리코의 정식 주 승격을 촉구했습니다. 미국 내 손전화 통화에서 사기 전화가 차지하는 비율이 내년에 급격하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새로운 사이버 전략을 공개했군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해 어제(20일) 공개된 전략입니다. 새 전략은 모두 네 ‘기둥(pillar)’으로 나뉘는데요. 첫 번째는 ‘미국 시민과 본토, 그리고 미국 생활방식의 보호’, 두 번째는 ‘미국 번영의 증진, 세 번째는 ‘강함을 통한 평화 보존’, 그리고 마지막은 ‘미국의 영향력 증진’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진행자) 들어보니까 네 항목이 사이버 전략이 추구하는 목적을 설명한 것 같군요?
기자) 맞습니다. 존 볼튼 백악과 국가안보보좌관은 어제 열린 기자회견에서 새 전략의 궁극적인 목표는 사이버 공간에서 미국을 공격하는 적들에게 감당할 수 없는 타격을 줄 수 있는 억제력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인터넷이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 번영과 높은 생산성을 줬다면서, 미국의 성장 엔진인 사이버 공간을 보호하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볼튼 보좌관이 적들에게 감당할 수 없는 타격을 주겠다고 했는데, 사이버 공간에서 적들을 공격할 수 있다는 말인가요?
기자) 맞습니다. 적에 대한 공세적 대처가 어제(20일) 나온 새 사이버 전략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입니다.
[녹취: 볼튼 미 국가안보보좌관] “I think it is important..”
기자) 볼튼 보좌관은 미국 정부가 사이버 공격을 감행할 수 있도록 승인 받았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사이버 공격에 맞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공격하겠다는 건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볼튼 보좌관은 여러 방법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볼튼 미 국가안보보좌관] “We’re gonna do a lot o fthings..”
기자) 적들도 알겠지만, 여러 방법이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런 방법들은 공개적으로 말할 수 있는 것도 있고, 없는 것도 있는데, 중요한 건 이전처럼 절대로 방어에만 치중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볼트 보좌관은 경고했습니다.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으로 해킹당하면 보복 해킹을 하는 것을 들 수 있겠죠?
진행자) 옛날처럼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전임 정부는 사이버 공격 방어에 치중했던 모양이군요?
기자) 네. 전임 바락 오바마 행정부 때는 지침이 사이버 공격을 하려면 모두 허가를 받아야 했는데, 이게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렸답니다. 그런데 트럼프 행정부는 이 지침을 없애서 군 당국이 사이버 공격을 하기가 훨씬 쉬워졌다고 백악관 측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밖에 새 사이버 전략에서 눈길을 끄는 항목들이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먼저 구체적인 대책 가운데 하나로 연방 정부 전산망을 외부 공격으로부터 보호하는 걸 강화하는 항목이 있습니다.
진행자) 최근 몇 년 새 정부 전산망이 해킹당한 일이 있었죠?
기자) 맞습니다. 대표적인 사건으론 지난 2015년에 중국 해커가 미 연방 인사관리처(OPM) 전산망을 해킹해서 약 400만 명에 달하는 전현직 연방 공무원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또 새 전략은 사이버 공간에서 나쁜 짓을 하는 개인이나 조직, 국가를 공개적으로 밝혀서, 이들을 제재하거나 외교적 압력을 가하도록 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사이버 공간에서 요주의 국가로 지목하는 나라들이 몇몇 있죠?
기자) 네. 잘 아시다시피 러시아, 중국, 이란, 북한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볼튼 보좌관은 사이버 공격에 대한 대처 방안이 사이버 공간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면서, 미국은 다양한 대처 수단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밖에 새 전략은 사이버 공간에서의 건전한 활동 기준을 만들어서 집행할 것을 국제사회에 촉구했고요. 사이버 보안을 위해 다른 나라들과 협력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사이버 보안과 관련해서 발등에 떨어진 불은 오는 11월 중간선거 아니겠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외부 세력이 사이버 공간을 이용해 선거에 개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경고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외부 세력이 사이버 공간에서 미국 중간선거에 어떤 식으로 개입한다는 건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선거 관리 부처나 정당, 그리고 후보 전산망을 해킹해서 정보를 빼낼 수 있고요. 인터넷에서 가짜 뉴스를 확산하고 여론 분열전을 펼쳐서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트럼프 행정부가 그간 사이버 보안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국가안보회의(NSC)에서 사이버보안 조정관 직위를 없애서 비판받었고요. 또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의 미국 선거 개입 가능성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듯한 말을 자주 해서 우려가 제기됐었습니다. 또 연방 의회뿐만 아니라 연방 회계감사원(GAO)도 행정부의 사이버 전략이 구체적이지 않다고 지적한 바 있었는데요. 하지만, 볼턴 보좌관은 새 사이버 전략이 종합적이고 구체적이어서 만족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미국령 푸에르토리코가 허리케인 마리아로 큰 피해를 본 지 어제(20일)로 1년이 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푸에르토리코 주지사가 푸에르토리코를 미국의 정식 주로 편입해 줄 것을 다시 촉구했군요?
기자) 네. 리카르도 로세요 주지사가 최근 트럼프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냈고요. 또 미국 뉴스방송과 회견했습니다. 로세요 주지사는 이 편지와 방송 회견에서 허리케인 마리아와 관련된 상황을 근거로 푸에르토리코가 미국의 51번째 주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허리케인 마리아와 주 편입 문제가 무슨 관련이 있는 건지 궁금한가요?
기자) 연방 정부의 허리케인 대비와 구호, 복구 작업에서 푸에르토리코와 다른 미국 본토 지역 사이에 큰 차이가 있었다면서, 이런 현상이 푸에르토리코의 주 승격 필요성을 잘 보여줬다고 로세요 주지사는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로세요 주지사 말은 푸에르토리코가 차별받았다는 말입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해 허리케인으로 미국 본토에서는 텍사스주가, 그리고 본토 바깥에서는 미국령인 푸에르토리코가 큰 피해를 봤는데, 푸에르토리코가 텍사스보다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했다는 겁니다. 로세요 주지사는 방송 회견에서 푸에르토리코 주민들이 더이상 2등 시민 취급을 받을 수는 없다면서 정식 주 편입을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푸에르토리코가 지금 미국 안에서 지위가 어떻게 되나요?
기자) 미국령은 맞는데, 정식 주는 아니고요. 본토에 있는 주 정부처럼 지역자치정부가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푸에르토리코 사람들 국적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미국 시민이 맞지만, 대통령 선거권은 없습니다. 다만, 각 당 대통령 후보를 뽑는 프라이머리, 즉 예비선거에는 참여할 수 있습니다. 또 주마다 2명씩 있는 연방 상원의원도 없고요. 연방 하원의원은 있습니다. 그런데 푸에르토리코가 지역구인 연방 하원의원은 연방 하원에서 투표권이 없습니다.
진행자) 정식 주 편입에 대한 푸에르토리코 주민들 생각은 어떻습니까?
기자) 지난해에 이 문제를 놓고 국민투표를 했는데, 97%가 찬성했습니다. 이게 푸에르토리코가 미국령이 된 뒤에 본토 편입 의사를 묻는 다섯 번째 국민투표였는데요. 하지만, 미국 연방 정부나 연방 의회는 푸에르토리코의 정식 주 편입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1년 전에 허리케인 마리아가 푸에르토리코에 상륙해 어마어마한 피해가 났는데, 현재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네. 백악관은 어제(20일) 성명을 내고 지난 1년 간 구호-복구 작업에 큰 진전이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성명은 허리케인으로 끊어졌던 전기와 상하수도, 그리고 도로가 대부분 복구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언론들은 현지 취재를 통해 복구-구호 작업이 충분하지 않다는 주민들 목소리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 내 손전화 통화에서 사기성 전화가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군요?
기자) 네. 미국 아칸소주에 근거를 둔 파이브 오리온(First Orion)사가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 나온 내용입니다. 파이브 오리온사는 통신회사와 일반 소비자들에게 송신자 번호 확인이나 전화 수신 거부 기술을 제공하는 회사인데요. 이 회사는 보고서에서 2019년 미국 내 손전화 통화 가운데 약 45%를 ‘스캠 콜(scam calls)’이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스캠 콜’이 뭘 말하나요?
기자) 스캠은 영어로 사기를 뜻하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스캠 콜은 사기를 치기 위해 걸려오는 전화를 뜻합니다. 한국에서는 이런 사기 전화를 요즘 ‘보이스 피싱’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최근 몇 년 새 손전화에 이상한 번호로 전화가 많이 온다고 불평하는 사람이 꽤 있는데, 이런 전화가 사기 전화일 가능성도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파이브 오리온사 보고서는 자체 자료를 분석한 결과 사기 전화 비율이 최근 몇 년 간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습니다. 2017년 3.7%에 불과했던 것이 올해 29%로 늘어난 데 이어, 내년에는 거의 절반에 달할 것이라는 겁니다. 보고서는 그러면서 미국 내 이민자 집단이 사기 전화의 집중 표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민자들을 상대로 어떤 사기 전화가 온다는 건지 궁금하군요?
기자) 보고서는 미국 대도시에 사는 중국계 이민자가 늘면서 이들을 상대로 한 사기 전화가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가령 중국계 이민자나 학생들에게 전화해서 중국 영사관인데, 중국에서 물건이 왔으니까 찾아가라면서 물건을 찾으려면 신용카드 번호나 다른 정보가 필요하다고 슬쩍 요구하는 식입니다.
진행자) 이렇게 공공기관으로 속이는 것이 흔한 사기 전화 방식이죠?
기자) 맞습니다. 예를 들면 전화를 걸어서 병원이나 빚 추심업체, 그리고 통신회사로 속이고 낼 돈이 있으니까 신용카드번호나 은행계좌 비밀번호, 그리고 사회보장번호를 달라는 유형이 많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IRS라고 속이는 사기 전화도 늘고 있습니다.
진행자) IRS라면 미국 국세청을 말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전화로 IRS를 사칭하고 세금 낼 게 있다고 접근한 뒤에 낼 돈을 가짜 계좌로 넣으라고 한다거나 신용카드 번호, 사회보장번호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고 IRS 측은 경고했습니다. IRS 측은 특히 범죄자들이 사기 전화로 자선기관을 가장해서 허리케인 이재민 돕기 기부를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주의하라고 당부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문제점을 완전하게 뿌리뽑을 방법은 없는 겁니까?
기자) 네. 파이브 오리온사 측은 사기 전화 수법과 기술이 계속 진화하는 탓에 현재로서는 완벽하게 막지 못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관련 당국은 통신회사들이 사기 전화를 미리 탐지하고 소비자가 사기 전화에 노출되는 것을 피할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김정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