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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버노 청문회 질문자로 성범죄 전담 검사...매티스 “여군 전투 참여 효과 검토 필요”


브렛 캐버노 연방 대법관 지명자.
브렛 캐버노 연방 대법관 지명자.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연방 상원 법사위원회가 브렛 캐버노 연방 대법관 지명자의 성폭행 의혹을 다룰 청문회에서 증인들에게 질문할 사람으로 애리조나주 여성 검사를 임명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연방 상원은 어제(25일)도 캐버노 지명자를 둘러싼 공방을 이어갔습니다. 여성 병사가 전투 병과에서 성공할지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짐 매티스 국방부 장관이 밝혔습니다. 최근 연방 정부가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하는 ‘멸종위기종법’개정안을 공개한 데 대해 미국 내 과학자 수천 명이 반대 서한을 보냈다는 소식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브렛 캐버노 연방 대법관 지명자의 성폭행 의혹을 다룰 청문회가 내일(27일)로 예정돼 있는데, 증인들에게 질문할 사람이 정해졌다는 소식이네요?

기자) 네. 어제(25일)저녁 늦게 들어온 소식입니다. 공화당 소속 척 그래슬리 상원 법사위원장 측은 이날 언론에 애리조나주 마리코파카운티 소속 레이철 미첼 검사를 질문자로 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첼 검사가 어떤 사람인가요?

기자) 미첼 검사는 성범죄와 가정폭력을 다루는 특수 피해자부 책임자로 수십 년 동안 성범죄를 다룬 경험 많은 검사라고 그래슬리 위원장 측은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청문회에서 보통 의원들이 질문할 텐데 외부에서 따로 질문할 사람을 데려오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청문회에 증인으로 캐버노 지명자와 의혹을 제기한 크리스틴 블레이시 포드 씨가 나옵니다. 그런데 법사위원회 소속 공화당 의원들이 모두 남성이기 때문입니다. 공화당 의원들이 혹시 편향된 질문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있어서 질문자를 따로 뽑은 겁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질문의 공정성을 위해서로군요?

기자) 맞습니다. 또 과거 경험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지난 1990년대 초에 클래런스 토머스 현 연방 대법관 인준 때도 성희롱 의혹이 나와서 청문회가 있었죠? 그런데 당시 남성 상원 의원들만 청문회에 참여해서 질문이 공정하지 않았다는 평가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런 지적을 피하려는 의도도 있습니다.

진행자) 캐버노 지명자를 둘러싼 의혹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었죠?

기자) 캐버노 지명자와 의혹을 제기한 포드 씨가 지난 1982년 고등학생 시절에 한 파티에서 만났는데, 여기서 캐버노 지명자가 포드 씨를 성폭행하려다 실패했다는 주장입니다.

진행자) 물론 캐버노 지명자는 이 주장을 부인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여러 차례 성명을 내서 사실무근이라고 밝혔습니다. 캐버노 지명자는 최근 아내와 폭스뉴스 방송에 나와서 재차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공화당과 민주당은 어제(25일)도 관련 의혹을 둘러싸고 치열하게 공방을 벌인 모양이더군요?

기자) 네.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는 이날 본회의 발언에서 민주당을 비난했습니다.

[녹취: 매코넬 공화당 대표] “They are trying to destroy..”

기자) 매코넬 대표는 민주당이 검증되지 않은 주장을 가지고 캐버노 지명자의 명성을 파괴하려 한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포드 씨 주장의 진실성을 문제 삼은 말인데, 민주당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는 본회의 발언에서 재차 연방수사국(FBI) 수사를 요구했습니다.

[녹취: 슈머 민주당] “If leader McConnell…”

기자) 상원 다수당 지도자인 매코넬 대표가 이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한다면 FBI 조사에 동의해야 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민주당 쪽에서는 이 문제를 FBI가 조사해야 한다고 요구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민주당뿐만 아니라 포드 씨 측도 애초엔 상원 법사위원회가 아니라 법적 구속력을 가진 FBI가 이 문제를 조사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한편 슈머 대표는 매코넬 대표가 포드 씨와 민주당 움직임을 당파적이라고 비난하는 것은 공개적으로 성폭행과 관련된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려는 여성들을 비하하는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자. 백악관과 트럼프 대통령은 의혹이 불거진 뒤에 줄곧 캐버노 지명자를 지지한다는 뜻을 밝혀왔는데, 어제(25일)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유엔 총회에서 연설했습니다. 그런데 대통령은 연설이 끝난 뒤에 기자들에게 캐버노 지명자와 관련해서 또 다른 성추문 의혹을 제기한 사람을 비난했습니다. 최근 미국 잡지 뉴요커는 캐버노 지명자 예일대학 동창인 데버러 라미레스 씨를 인용해서 1980년대 초 파티에서 캐버노 지명자가 라미레스 씨에게 성적으로 부적절하게 행동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캐버노 지명자는 이 보도도 말도 안 된다고 부인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25일) 기자들에게 라미레스 씨가 당시 파티에서 술에 취해 인사불성이었다면서 그의 주장을 믿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오늘(26일) 인터넷 트위터에 “민주당이 훌륭한 사람을 파괴하려는 고도의 사기극을 벌이고 있다. 이것은 정치적인 파괴다. 민주당이 뒤에서 웃고 있다. 캐버노 지명자와 그의 가족을 위해서 기도하자”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진행자) 성폭행 의혹 때문에 캐버노 지명자 인준 과정이 중단된 상태인데, 청문회 이후 일정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공화당 쪽에서는 내일(27일) 청문회를 마치고 다음 날인 28일 오전에 법사위원회에서 인준안을 처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매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도 어제(25일) 본회의 발언에서 캐버노 지명자 인준안이 법사위원회에서 넘어오면 조속한 시일 안에 본회의에서 표결 처리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계속 인준 처리를 연기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5년 리사 재스터 미군 예비역 소령이 미국 조지아주 포트 베닝 육군훈련센터에서 훈련을 마치고 미소를 짓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2015년 리사 재스터 미군 예비역 소령이 미국 조지아주 포트 베닝 육군훈련센터에서 훈련을 마치고 미소를 짓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미국 국방부가 몇 년 전 여군이 전투에 참여하는 걸 허용했는데, 짐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이와 관련해서 눈길을 끄는 말을 했군요?

기자) 네. 매티스 장관이 어제(25일) 버지니아주 렉싱턴에 있는 버지니아군사학교에서 연설했습니다. 매티스 장관은 이 자리에서 전투에 참여한 여군이 성공할지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 국방부는 최근에야 여군이 보병으로 전투에 참여할 수 있는 걸 허용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3년 초 당시 리언 파네타 국방장관이 여군에게 보병 병과를 개방하겠다면서 이 문제를 연구해서 결과를 보고하라고 각 군에 지시했습니다. 그 결과, 해병대를 빼고는 다른 군은 모두 이 조처가 가능하다고 보고했습니다. 그러다가 결국 2015년 12월에 당시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은 예외를 인정해 달라는 해병대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보병 같은 모든 전투 병과를 여군에게 개방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진행자) 현 매티스 장관이 해병 출신이죠?

기자) 맞습니다. 매티스 장관은 어제(25일) 학생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에 보병 병과에 있는 여군 수가 너무 적어서 이들이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평가하기가 곤란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매티스 장관은 그러면서 근접 전투에서 여군이 있는 것이 강점이 될지 약점이 될지 판단할 수 있는 정보를 육군과 해병 측에 요구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전 행정부 조처로 전투 병과를 여군에게 개방하기는 했지만, 그 결과에는 유보적인 태도로군요?

기자) 맞습니다. 매티스 장관은 훌륭한 여군들이 전투 병과에 있지만, 그 수가 너무 적다면서 현재 하려는 건 여군이 전투 병과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 알아볼 모든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육군과 해병대 보병 병과에 여군이 몇 명이나 있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해병대는 보병 병과에 여군 병사 26명, 그리고 여군 장교가 1명입니다. 육군 쪽에서는 보병 병과에 병사 253명, 그리고 장교 51명입니다. 육군 예비군 보병 병과에서는 여군이 51명이 있습니다. 여기에 여군 17명이 육군 특수전 과정인 레인저 과정을 이수해서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육군과 해병대 쪽에서는 여군 전투 병과 참여에 대해서 어떤 말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네. 육군과 해병대는 전투 병과에 참여하려는 여군 수가 앞으로도 적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육군과 해병대는 또 전투 병과에서 요구하는 훈련 과정을 끝내는데 여군들이 어려움을 겪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2015년 미국대머리독수리가 뉴욕 허드슨 강 상공을 날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2015년 미국대머리독수리가 뉴욕 허드슨 강 상공을 날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 내 과학자 수천 명이 24일 연방 정부에 공개서한을 보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7월 ‘멸종위기종법(Endangered Species Act)’ 개정안을 발표했습니다. 기존 법의 중요한 항목을 삭제하거나 변경해서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것이 골자인데요. 여기에 과학자들이 반대하는 서한을 보냈습니다. 과학자들은 서한에서 정부안이 멸종위기 동물을 보호하는 활동에 있어 재앙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서한을 누구 앞으로 보낸 겁니까?

기자) 네. 연방 내무부 라이언 징키 장관, 그리고 상무부 윌버 로스 장관 앞으로 전달됐습니다. 서한이 두 종류인데요. 3개 과학자 연합단체에 속한 과학자 9천 명 이름으로 보낸 서한이 있고요. 또 다른 서한은 대학교수 273명이 서명했습니다.

진행자) 멸종위기종법이란 게 어떤 법입니까?

기자)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을 보호하려고 지난 1973년에 만들어진 법입니다. 이 법에 따라 멸종 위기에 처했거나, 생존이 위협받거나, 가까운 시일 내에 멸종될 것으로 보이는 동식물 1천600 개종 이상이 보호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 법이 제정된 이후에 성과가 있었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대머리독수리입니다. 미국 국가 상징인 대머리독수리가 무차별적인 사냥과 살충제 중독 때문에 한때 사라질 위기에 처했었는데, 이 법이 제정되면서 멸종위기 보호종에서 해제될 만큼 개체 수가 크게 늘었습니다. 또 캘리포니아 그리즐리 불곰도 이 법으로 멸종위기종에 이름을 올린 뒤에 개체 수가 많이 회복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성공 사례에도 불구하고 이 법을 둘러싼 논란이 있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정부가 멸종 위기 동물 보존 서식지로 지정하면 해당 지역 내 경제 활동이 제한되거나 금지됩니다. 예를 들어 건축이나 채굴, 에너지 개발 등이 묶이는 거죠. 그래서 이런 제한이 공정하지 못하고, 재산권과 경제 활동을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비판이 있었습니다.

기자) 그럼 트럼프 행정부는 이런 논란을 의식해서 개정안을 내놓은 거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개정안 주요 내용을 보면, 우선 ‘절멸위협종(Threatened Species)’을 ‘멸종위기종(Endangered Species)’에 준하게 보호하던 항목을 없앴는데요. 그러니까 가장 높은 수위로 보호하는 동식물 대상을 줄이겠다는 겁니다. 또 위기종이 미래에 개체 수를 회복했을 때를 고려해서 서식지를 지정하는 항목을 바꿔서 현재 서식하는 지역만을 보존 서식지로 지정했습니다.

진행자) 서한에 이름을 올린 과학자들이 정부 개정안에 반대하는 이유는 뭡니까?

기자) 네, 과학자들은 개정안이 기존법이 가진 영향력을 약화해서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을 결국 멸종으로 몰아넣을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과학자들은 특히 개정안이 주무 부서가 보호 대상을 정할 때 경제적인 영향을 고려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는데 이는 오로지 과학적 정보에 근거해 보호 대상을 정해야 한다는 기존 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김정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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