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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해설] 대북 제재, 미-북 대화 진행될수록 쟁점 부상 전망


지난 2016년 3월 북한산 광물을 수입하는 북중 접경 랴오닝성 단둥항의 화물 전용 부두.
지난 2016년 3월 북한산 광물을 수입하는 북중 접경 랴오닝성 단둥항의 화물 전용 부두.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 대화가 지속적으로 이뤄지면서 대북 제재 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미국과 중국, 러시아의 견해차가 점차 커지고 있어 주목됩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유엔 안보리는 지난주에도 대북 제재를 주제로 긴급회의를 열었었지요?

기자) 네, 이번 달 안보리 의장국인 미국의 요구로 지난 18일 소집됐었는데요. `제재 이행을 약화시키고 방해하려는 일부 회원국’ 때문에 회의를 요청했다는 게 미국 측 설명입니다. 미국은 회의에서 북한의 불법 무기 거래와 연료 위장 수송 등의 내용을 담은 안보리 전문가 패널의 보고서가 러시아의 압력으로 수정된 데 대해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어제(27일) 안보리 장관급 회의 말고도 26일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안보리 정상회의에서 제재 문제를 다뤘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두 회의에서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가 완료될 때까지 제재를 확고하게 이행해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일부 나라가 선박 간 옮겨 싣기 방식으로 제재를 위반하는 사례가 발견되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면서 ‘선 비핵화, 후 제재 해제’ 입장을 거듭 분명히 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 두 번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고, 또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신뢰한다고 밝히고 있는데요. 왜 여전히 제재를 강조하는 건가요?

기자) 제재가 비핵화를 앞당길 수 있다고 보는 겁니다. 미국은 북한이 제재와 압박에 굴복해 비핵화 협상에 나선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제재 완화나 해제가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약화시킬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5월, 김정은 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두 번째로 만난 이후 태도가 변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중국의 느슨해진 제재로 `여유’가 생긴 북한이 비핵화에 소극적이라고, 문제를 제기한 것이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대북 제재에 대해 미국과 갈수록 각을 세우고 있지요?

기자) 중국과 러시아의 입장 역시 분명합니다.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행동을 하지 않고 있고, 미국과 핵 포기를 전제로 협상을 벌이고 있는 만큼 제재 완화를 검토해야 한다는 겁니다. 어제 열린 안보리 장관급 회의에서도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한 목소리로 제재 완화를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안보리 결의에 제재 완화에 대한 규정이 있나요?

기자) 결의에는 `북한의 규정 준수에 비춰 필요한 경우 (제재) 조치의 강화, 수정, 중지 또는 해제를 포함한 조치들의 적절성에 대한 평가 준비를 갖춘다’고 돼 있습니다. 왕이 부장과 라브로프 장관은 이 조항을 근거로 제재 수정을 요구하고 있는 겁니다. 제재 완화가 북한의 비핵화를 고무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는 대북 제재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공식적으로는 미국과 같은 입장입니다. 하지만 미묘한 차이가 감지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5일 미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북한이 핵을 내려놓더라도 북한의 체제를 보장해 줄 것이며, 북-미 관계를 새롭게 만들어 나갈 것이라는 믿음을 줘야 한다”고 밝혔는데요, 비핵화 진전에 따른 제재 완화 등 상응 조치를 의미한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이 진전될수록 제재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지 않을까요?

기자) 그럴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미국과 무역분쟁을 넘어 전면적인 갈등과 대립으로 치닫고 있는 중국이 제재 문제에서 미국에 협력할 가능성이 점점 줄고 있습니다. 러시아 역시 중국과 손잡고 제재 완화를 더욱 강하게 주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미국은 비핵화가 달성되기 전에는 제재에 어떠한 변화도 있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인가요?

기자) 아닙니다. 비핵화 진전에 따른 상응 조치의 하나로 제재 완화를 제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폼페오 장관은 북한이 비핵화 초기 단계에서 핵무기 일부를 폐기할 경우 제재를 완화하는 방안을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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