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연방 대법원이 오늘(1일) 새로운 회기를 시작합니다. 대법원은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이 은퇴해 당분간 8인 체제로 운영됩니다. 연방 수사국(FBI)이 브렛 캐버노 연방 대법관 지명자를 둘러싼 의혹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수사 범위와 기한을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뉴욕 지역 공항 근로자들이 미국에서 가장 많은 시간당 임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연방 대법원이 새로운 회기를 시작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최고 법원인 연방 대법원의 새로운 회기가 오늘(1일)부터 시작됩니다. 연방 대법원은 이날 9인 체제가 아닌 8인 체제로 업무를 시작합니다.
진행자) 8인 체제인건 아직 새 대법관 지명자가 상원 인준을 받지 못해서 그렇죠?
기자) 그렇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 브렛 캐버노 연방 순회항소법원 판사를 새 대법관에 지명했는데, 캐버노 지명자를 둘러싼 성폭행 의혹 때문에 인준이 늦어지고 있습니다. 캐버노 지명자는 인준되면 지난 7월 31일부로 은퇴한 앤서니 케네디 전 대법관 자리를 잇습니다,
진행자) 최근에도 연방 대법원이 8인 체제로 회기를 시작한 적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기자) 네. 지난 2016년 앤터닌 스캘리아 대법관이 갑자기 사망했을 때도 8인 체제로 회기를 시작했었습니다.
진행자) 당시에 스캘리아 대법관이 후임이 누구였죠?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닐 고서치 대법관입니다. 원래는 이전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명한 후보가 있었는데, 상원을 장악한 공화당이 후임 대통령에게 맡겨야 한다며 인준을 거부했고요, 결국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고서치 판사가 스캘리아 대법관 자리를 이었습니다.
진행자) 8인 체제라면 연방 대법관 성향이 몇 대 몇입니까?
기자) 보수 4대 진보 4대로 균형을 맞췄습니다. 만일 캐버노 지명자가 인준 받으면 보수 5대 진보 4로 보수 우위 구도가 굳어집니다.
진행자) 지난 7월 31일에 퇴임한 케네디 대법관은 연방 대법원에서 독특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었죠?
기자) 맞습니다. 안건에 따라 보수 의견을 내기도 하고 진보 의견을 내기도 해서 이른바 ‘스윙보트(swing vote)’로 불렸습니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이번에 확실한 보수 성향 대법관을 임명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새 회기에 연방 대법원이 심리할 건수가 몇 건이나 되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매년 7천 건 정도가 심리 요청이 올라가서 연방 대법원이 이 가운데 100건이 안 되는 수를 심리합니다.
진행자) 이번 회기에서 주목되는 안건이라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기자) 눈길을 끄는 안건으로는 먼저 ‘닉 대 스콧시( Knick vs Township of Scott)’ 소송을 들 수 있습니다. 이건 사유지에 있는 묘지에 일반인들이 방문하는 걸 허용한 시 정부 규정에 이의를 제기한 소송입니다. 이와 관련해 연방 대법원은 시 규정에 이의를 제기하는 재산 소유주가 연방 법원보다는 주 법원에 먼저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는 1985년 판결을 심리합니다. 다음 ‘매디슨 대 앨라배마(Madison vs Alabama)’ 소송도 눈길을 끕니다. 살인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은 버논 매디슨 씨가 치매에 걸렸는데, 치매에 걸린 사람을 처형할 수 없다는 주장에 대한 심리입니다.
진행자) 사형 같은 처벌에 대한 연방 헌법 규정이 따로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바로 수정헌법 8조입니다. 이 조항은 잔인한 처벌을 금지하는데요. 매디슨 씨 변호인 측은 치매에 걸린 사람을 처형하는 건 수정헌법 8조에 어긋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밖에 ‘갬블 대 미국 정부(Gamble vs Unted Ststes)’ 건도 주목됩니다. 갬블이란 사람이 앨라배마에서 무기를 소지한 혐의로 주 법원과 연방 법원에 동시에 기소됐는데, 이게 부당하다는 소송입니다. 만일 연방 대법원이 갬블 씨 손을 들어주면 한 혐의를 두고 주와 연방 사법당국이 동시에 기소할 수 없게 됩니다.
진행자) 얘기를 들어보니까 굵직굵직한 건은 없군요?
기자) 맞습니다. 아직 8인 체제이기 때문에 중요한 소송은 미루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연방 대법원이 게리맨더링 소송, 그리고 DACA 관련 소송을 심리하기로 했는데요. 이번 회기가 끝나기 전에 이 건들 심리를 시작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진행자) 게리맨더링이라면 선거와 관련이 있는 용어죠?
기자) 네. 한 정당에 유리하게 선거구를 조정하는 걸 게리맨더링이라고 합니다. 그밖에 DACA는 어릴 때 부모를 따라 불법으로 미국에 들어와 사는 청년들의 추방을 유예해주는 제도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결국 연방 수사국(FBI)이 브렛 캐버노 연방 대법관 지명자의 의혹에 대해 수사를 시작했군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 연방 상원 요청에 따라 FBI에 캐버노 지명자와 관련된 의혹을 조사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진행자) 캐버노 지명자를 둘러싼 의혹이 어떤 내용이었죠?
기자) 몇 건이 있는데요. 가장 중요한 건 크리스틴 블레이시 포드 씨가 주장한 의혹입니다. 포드 씨와 캐버노 지명자가 둘 다 고등학생 시절인 지난 1982년 여름에 한 파티에서 만났는데, 캐버노 지명자가 포드 씨를 성폭행하려 했다는 겁니다. 포드 씨는 지난 9월 27일 연방 상원 법사위원회가 연 공개 청문회에서 나와 직접 증언했습니다. 캐버노 지명자도 이날 오후 청문회에 나와 증언했는데, 자신과 관련된 의혹들을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진행자) 청문회 내내 민주당은 FBI 조사를 강력하게 요구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민주당은 해당 의혹에 대한 당사자들 주장이 너무 다르니까, 진실을 밝히려면 FBI가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공화당 측은 이미 FBI가 캐버노 지명자 신원조사를 마쳤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공화당이 이 요구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던 일이 벌어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 9월 28일에 열린 상원 법사위원회 회의에서 극적인 일이 벌어졌습니다. 공화당이 다수인 법사위원회가 캐버노 지명자 인준 동의안을 막 처리하려는 순간, 공화당 소속 제프 플레이크 상원의원이 조건부로 FBI 수사를 요청하면서 상황이 반전됐습니다. 플레이크 의원은 만일 FBI 수사가 없으면 본회의 표결에서 캐버노 지명자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했는데요. 그러자 공화당 지도부가 FBI 조사를 받아들였습니다.
진행자) 플레이크 의원이 상원 본회의에서 반대표를 던지면 인준안 처리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그랬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금 상원 의석이 공화당이 51석, 그리고 민주당과 무소속이 49석입니다. 그래서 캐버노 지명자 인준안 표결에서 공화당 쪽에서 반대표가 2표 이상 나오면 표결이 불가능한데요. 플레이크 의원이 반대표를 던지는 상황이 되면 같은 당 수전 콜린스 의원과 리사 머카우스키 의원도 여기에 동참할 가능성이 큽니다.
진행자) 콜린스 의원과 머카우스키 의원도 FBI 조사를 요구해 왔죠?
기자) 맞습니다. 콜린스 의원과 머카우스키 의원은 여성 상원의원인데요. 캐버노 지명자 관련 의혹이 FBI 수사 등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인준안에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이 큽니다.
진행자) 자. 우여곡절 끝에 결국 FBI 조사가 시작됐는데, 이번 조사에 조건이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일단 기한이 일주일입니다. 그러니까 오는 10월 5일까지 조사를 마쳐야 합니다. 또 조사 대상에도 제약이 있는데요. FBI는 캐버노 지명자와 관련해 제기된 의혹 가운데 믿을 수 있는 의혹만 조사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이 기간에 FBI가 조사할 사람으로 어떤 사람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 언론 보도로는 의혹에 나오는 당사자들 외에 마크 저지 씨, 러래드 카이저 씨, 피제이 스미스 씨, 그리고 데버라 라미레스 씨 등이 있습니다. 저지 씨와 카이저 씨, 그리고 스미스 씨는 모두 포드 씨 사건에 나오는 파티에 참석한 사람들로 알려졌고요. 라미레스 씨는 두 번째 의혹을 제기한 사람입니다.
진행자) 두 번째 의혹은 어떤 내용이었죠?
기자) 네. 라미레스 씨와 캐버노 지명자가 예일대학을 같이 다녔는데요. 라미레스 씨는 캐버노 지명자가 당시 한 파티에서 술에 취해 자신에게 성적으로 부적절한 짓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FBI 조사에 대한 사건 당사자들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포드 씨 측은 이를 환영한다는 성명을 냈습니다. 하지만, 조사 대상과 기한을 제한하지 않아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캐버노 지명자도 FBI와 상원 조사에 협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밖에 라미레스 씨 측도 조사에 협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FBI 조사와 관련해서 트럼프 대통령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 인터넷 트위터에 이번 조사와 관련해 자신이 수사 대상에 제한을 뒀다는 언론 보도를 부인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은 FBI가 필요한 모든 사람을 조사하기를 원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뉴욕 지역 공항 노동자들이 대폭 인상된 시간당 임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뉴욕-뉴저지 항만당국 이사회가 27일 승인한 방안인데요. 시간당 임금을 2023년까지 시간당 19달러까지 올리겠다는 겁니다. 뉴욕-뉴저지 항만당국과 공항 노동조합은 지난 수년 간 임금 인상 문제를 놓고 줄다리기를 해왔습니다.
진행자) 적용 대상이 되는 사업장이 어디입니까?
기자) 네. 뉴욕주에 있는 라과디아공항, 케네디공항, 그리고 뉴저지주에 있는 뉴어크공항입니다. 이 세 공항은 미국에서 가장 붐비는 공항 가운데 하나인데요. 뉴욕타임스 신문은 이번 결정이 세 공항에서 일하는 근로자 약 4만 명에게 적용된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시간당 임금이 19달러라면 미국 안에서 굉장히 높은 수준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안에서 공공기관이 설정한 최저임금 중에서는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지난 7월에 로스앤젤레스 공항이 기본급 외에 다른 혜택까지 포함해서 시간당 임금을 18.99달러로 조정했고요. 미국 서부에 있는 시애틀-타코마공항은 이미 5년 전에 시간당 임금을 15달러로 책정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연방정부가 정한 최저임금이 얼마로 돼 있나요?
기자) 연방 정부 기준은 시간당 7달러 25센트입니다.
진행자) 뉴욕-뉴저지 항만위원회 결정에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뉴저지와 뉴욕주 주지사가 모두 민주당 소속인데, 이들은 찬성하는 입장이고요. 근로자들을 고용하는 회사나 이들과 계약을 맺은 항공회사들은 임금인상에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오는 10월 2일부터 4일까지 몇몇 대형 패스트푸드 업체, 그러니까 속성음식 업체 근로자들이 미국 내 7개 도시에서 시간당 최저임금을 15달러로 올려달라는 요구를 내걸고 파업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김정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