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인권단체들은 미국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북한과의 종전 선언 협상에 북한인권 문제가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국의 인권 전문가들도 북한과의 협상에서 인권 문제를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대북인권단체인 ‘나우’의 지성호 대표는 9일, 미국과 북한 간 종전 선언 협상에 북한인권 문제도 의제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지성호 대표] “최근의 가장 중요한 이슈는 종전 선언이죠. 종전 선언과 한반도 평화가 중요하다는 것은 다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종전 선언에 앞서서 북한인권 문제도 함께 거론돼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해 국정연설에서 소개해 세계적으로 알려진 탈북자인 지 대표는 이날 워싱턴 내셔널 프레스클럽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지 대표는 외부 세계에서 북한인권 문제를 거론하지 않으면 북한 당국은 변화의 의지를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북한에는 지금도 정치범 수용소가 존재하고 있다며, 최근 들어 북한을 탈출하려는 사람들과 종교인들을 체포해 정치범 수용소로 보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 대표는 북한이 지금 가장 필요로 하는 종전 선언 요구를 들어주기에 앞서, 미국과 국제사회의 대응에 따라 또 하나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는 북한이 핵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은 상태에서 종전 선언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종전 선언을 위해서는 최소한 북한인권 문제가 먼저 해결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강철환 대표] “적어도 북한 내부의 인권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는 조건으로 저는 하면 할 수 있다…”
북한 요덕 정치범수용소 출신의 탈북자인 강 대표는 예를 들어 북한이 정치범 수용소를 해체하고 검증을 받겠다고 한다면 종전 선언과 맞바꿀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강 대표는 그러나 북한 내부의 인권 상황이나 북한 주민들의 상황이 전혀 달라진 것이 없고 점점 더 최악으로 가고 있는 상황에서 종전 선언은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종전 선언은 북한 주민들의 진정한 자유, 해방과 거래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이날 토론회에서, 북한과의 핵과 미사일 폐기 협상에서 북한인권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맥스웰 선임연구원] “We should not shy away talking about human rights. It is really misunderstanding or it’s wrong to believe…”
인권 문제를 거론하는 것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입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인권 문제에 초점을 맞추지 않으면 핵 합의를 이룰 수 있다거나, 인권 문제에 초점을 맞추면 결코 핵 합의를 이룰 수 없다는 생각은 오해거나 잘못된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1994년과 1999년, 2005년과 2007년, 2012년 합의가 어떻게 됐는지 보라고 말했습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인권은 국가안보의 문제라며, 한반도 안보 상황과 관련한 다른 문제들과 마찬가지로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로베르타 코헨 전 국무부 인권담당 부차관보도 미국과 한국이 북한과 협상할 때 인권 문제를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코헨 전 부차관보] “Human rights should be seen as a series of issues, essential for South Korea and the US to address with North Korea.”
인권 문제는 미국과 한국이 북한과 다뤄야 할 필수적인 문제라는 겁니다.
코헨 전 부차관보는 인권 문제는 관계 개선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로, 협상을 필요로 한다며, 장기적으로 볼 때 인권 문제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