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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해설] 미-북 2차 정상회담 열리면 제재 포함 '빅 딜' 시도 전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 12일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미북정상회담을 마친 후 악수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 12일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미북정상회담을 마친 후 악수하고 있다.

한국 정부의 `대북 제재 해제 검토’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반응은 이 문제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극명하게 드러냈다는 평가입니다. 제재 문제는 이미 미-북 비핵화 협상의 최대 현안으로 떠올랐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대북 제재 문제가 점차 미-북 간 비핵화 협상의 핵심 쟁점이 되고 있는 것 같네요?

기자) 맞습니다. 주된 이유는 협상 당사국인 북한이 본격적인 공론화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지난달 말 리용호 외무상의 유엔총회 연설을 시작으로 이 문제를 집중 제기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주에는 중국 러시아와 3자 외교 차관 회담을 열고 제재 재검토를 유엔 안보리에 촉구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습니다. 그동안 개별적으로 제재 완화를 주장했던 세 나라가 공동으로 대응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북한은 한 때 종전 선언을 최우선 관심사로 다루는 듯 했었는데요, 방침이 바뀐 건가요?

기자) 종전 선언은 여전히 북한의 주요 관심사입니다. 그럼에도, 최근 제재 문제에 초점을 맞추는 건 다분히 의도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종전 선언의 무게를 낮춰 미국에 반대급부로 제공해야 할 조치를 줄이겠다는 겁니다. 북한은 심지어 관영매체를 통해 “미국이 종전 선언을 바라지 않는다면 우리도 이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까지 밝히고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왜 이 시점에 제재 문제를 강조하고 있는 건가요?

기자) 북한은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시작 때부터 제재 해제에 관심이 컸습니다. 다만, 여건이 안 됐기 때문에 미뤘을 뿐입니다. 제재 문제는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 협상에 나선 주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제재 해제를 통해 `정상국가’로 나아가고, 이로써 경제발전을 이루겠다는 겁니다. 김 위원장이 평양에서 만난 문재인 한국 대통령에게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완전한 비핵화를 끝내고 경제발전에 집중하고 싶다”고 말한 건, 북한의 관심사가 무엇인지를 잘 보여줍니다.

진행자) 북한이 미국에 공식적으로 제재 문제를 제기했나요?

기자) 폼페오 미 국무장관의 지난주 방북 때 깊이 있게 논의했을 겁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미 폐기한 풍계리 핵실험장 사찰과,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을 사찰단 참관 하에 폐기할 의향을 밝히면서 요구한 반대급부가 제재 완화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은 남북한 정상이 `평양 공동선언’에서 합의한 영변 핵 시설 폐기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요, 북한은 이런 조치들을 종전 선언과 제재 완화와 맞바꾸려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진행자) 미국은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북한이 제시한 조치들의 상응 조치로는 종전 선언 하나로 족하다는 기류가 강합니다. 제재 완화를 포함하려면 핵무기 일부 폐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 해체 등 이른바 `프론트 로딩’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현 시점에서 미-북 협상이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건 비핵화 조치와 상응 조치를 둘러싼 양측의 견해차 때문입니다.

진행자) 최근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제재 문제에 대한 언급도 잦아졌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좋은 관계를 줄곧 강조하는 가운데 제재의 불가피성도 빼놓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9일에는 “대북 제재를 해제하고 싶지만, 그러려면 뭔가를 받아야만 한다”고 말했는데요, 북한과 관련 협상이 진행 중임을 시사하는 대목입니다.

진행자) 중국과 러시아가 제재 완화를 주장하는 것이 미국의 입장에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기자) 아닙니다. 미국은 북한과 대화 국면에서도 제재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습니다. 크리스토퍼 포드 국무부 차관보가 이번 주에 싱가포르와 베트남 태국을 방문해 대북 압박에 대해 논의한 것이 단적인 사례입니다. 대북 제재 해제를 검토 중이라는 한국 정부 당국자의 발언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반응도 미국의 입장을 잘 보여줍니다.

진행자) 올해 안에 열리게 될 미-북 2차 정상회담에서 제제 문제에 대한 절충점이 마련될 수 있을까요?

기자) 북한이 비핵화와 관련해 얼마나 진전된 조치를 취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비핵화가 20% 진행되면 되돌릴 수 없는 상태가 될 것이라고 밝혔었는데요, 이 단계가 제재 완화를 검토하는 지점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2차 정상회담에서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와 상응 조치의 구체적인 시간표를 포함한 큰 틀의 합의를 시도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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