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중국과 무역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추가로 2천670억 달러어치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매기겠다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차 경고했습니다. 한국과 일본 외교 당국 간 ‘부적절 발언’ 공방이 이어지고 있고요. 다음주 폴란드에서 열리는 제24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4)의 주요 의제와 전망 짚어보겠습니다.
진행자)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또 한 번 경고했군요?
기자) 네. 중국이 최근 보내온 무역 합의 제안을 미국이 수락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highly unlikely)”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말했습니다. 26일자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인데요. 결국 합의가 안 되면, 2천670억 달러어치 중국산 제품에 예고한 대로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세율은 10% 아니면, 25%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무역 합의를 위해서 중국이 보내온 ‘제안’이란 건 뭘 말하나요?
기자) 중국 측은 미국과의 무역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자신들이 취할 조치를 142개 항목으로 정리해 이달 미국 정부에 전달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 직후부터 꾸준히 제기한 ‘시장개방 확대’, ‘지식재산권 보호’ 등 요구에 답변을 담은 것으로 파악됩니다.
진행자) 그 제안을 수락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한 건, 중국의 답변이 충분하지 않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목록을 살펴본 뒤 “4~5개 중요한 사안이 빠져있다”고, 지난 16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말했습니다. 이대로는 받아들일 수 없고, 빠진 사안들을 곧 받아내게 될 것이라고 당시 덧붙였는데요. 일주일여 만에 “수락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말한 건, ‘빠진 4~5개 중요한 사안들’을 중국 측이 그동안 보강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그래서 미-중 사이에 합의가 안 될 것같고, 예정대로 관세 부과를 하겠다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2천670억 달러어치에 추가 관세를 매기면, 지난 9월부터 매긴 2천억 달러어치, 7월과 8월에 신규 부과한 500억달러 어치를 합쳐 총 5천170억 달러 규모가 되는데요. 미국이 한 해 중국에서 수입하는 전체 물량이 5천억 달러를 조금 넘기 때문에, 사실상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고율 관세가 붙게 되는 겁니다.
진행자) 세율도 상당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7월과 8월에 신규 부과한 500억 달러어치는 25%를 매겼고요. 9월부터 매긴 2천억 달러어치는 미국의 연말 소비철을 감안해, 그보다 낮은 10% 세율을 정했는데요. 이 세율도 예정대로 내년 1월 1일부터 25%로 올릴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인터뷰에서 강조했습니다. 정리하면, 사실상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물건값의 최고 4분의 1에 달하는 세금이 추가로 붙는 겁니다.
진행자) 새로 10%나 25% 관세를 매길 2천670억 달러어치에는, 미국 소비자들이 많이 쓰는 제품들이 포함될 예정이라고요?
기자) 맞습니다. 앞서 관세가 부과된 품목들은 주로 원자재나 산업원료들이지만, 이제 소비재로 대상이 확대되는데요. 그래서 소비자 부담에 대한 우려가 커졌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소비자들이 이런 상황을 감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번 인터뷰에서 설명했는데요. 예를 들어, 중국 공장에서 만들어 들여오는 미국 유명회사 ‘애플’의 손전화나 이동식 컴퓨터에 추가 관세가 붙더라도, 세율이 10% 정도라면 소비자들이 “매우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은 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렇게 중국에 강경한 입장을 내놓은 이유는 뭘까요?
기자)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을 압박하는 것으로 주요 매체들은 풀이합니다. 2천670억 달러어치에 추가 관세를 매기겠다거나, 2천억 달러어치 관세를 10%에서 25%로 올리겠다는 방침, 모두 새로운 이야기는 아닌데요.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몇 차례 공론화했던 것들입니다. 그런데도 이런 계획들을 이번에 반복 강조한 것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만남에서, 중국에 양보는 없을 것이라는 뜻을 부각시킨 것으로 미국 언론은 풀이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조만간 미-중 정상회담이 열리죠?
기자) 네. 오는 30일부터 이틀 동안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현장에서 미-중 간에 별도 정상회담이 예정돼있는데요. 한반도 문제를 비롯한 안보 현안 외에, 양국 통상갈등 해소가 중요한 의제입니다. 그래서, 정상 간 만남 전에 실무 협상이 바쁘게 진행됐는데요.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류허 중국 국무원 경제담당 부총리가 통화도 하고, 실무자 간 접촉이 이어진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이 142개 항목을 정리한 제안을 보내오기도 한 것이고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인터뷰 내용 등을 봐선,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회담에서 통상 마찰 해소에 합의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주요 경제전문매체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듣고 계십니다. 한국과 일본 외교 당국 간에 ‘부적절한 발언’ 공방이 오가고 있다고요?
기자) 네. 강경화 한국 외교장관이 일본과의 외교 현안을 풀기 위해, 최근 방일 의사를 밝혔는데요.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강하게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언론이 전한 고노 외상의 관련 언급에 대해, “비외교적이며, 부적절한 발언으로 본다”고 한국 외교부 당국자가 27일 항의했는데요. 이 당국자는 이어서,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자들이 (한국) 대법원 판결과 관련해, 국민감정을 자극하는 발언을 계속적으로 행하고 있는데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고노 외무상이 강경화 외교장관의 방일 의사에 대해 어떤 식으로 부정적인 뜻을 밝혔길래, 한국에서 반발한 거죠?
기자) 고노 일본 외무상은 ‘제대로 된 답변을 가지고 오지 않는다면, (강경화 장관이) 오셔도 곤란하다’고 지적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고노 외상은 26일 집권 자민당 의원들과 당· 정 협의를 진행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이렇게 강 장관의 방일 의사에 대한 의견을 내놨다고 NHK 방송이 전했습니다.
진행자) ‘제대로 된 답변’을 가져오라는 건 무슨 뜻인가요?
기자) 양국간 외교 쟁점에, 한국의 입장을 고집하지 말라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지금 한국과 일본 사이에 첨예하게 입장이 갈리는 사안들이 있는데요. 2015년 ‘위안부 합의’에 따라 설립한 ‘화해· 치유 재단’을 얼마 전 한국 정부가 해산 결정한 것, 그리고 2차대전 징용 피해자에게 일본 기업이 배상해야 한다고 한국 대법원이 판결한 것, 이렇게 두 가지입니다.
진행자) 일본은 한국 측의 두 가지 결정에 모두 반대하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본 정부가 두 사안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외교 갈등을 빚고 있는데요. 강경화 한국 외교 장관은 지난주, “일정이 잡힌 것은 없지만, (일본 방문을) 늘 고려중”이라고 말했습니다.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당국간 대화하자는 건데요. 하지만, 강 장관이 일본을 방문하더라도, 한국의 기존 입장을 고집한다면 성과가 없을 것임을 고노 외상이 이번에 경고한 겁니다.
진행자) 위안부 재단 해산, 징용피해자 배상 외에 ‘독도’ 문제도 양국 간 갈등 요인이죠?
기자) 네. 한국에선 독도, 일본에선 다케시마라고 부르는 동해(일본해) 상 작은 섬의 영유권을 놓고 두 나라가 오랫동안 다퉜는데요. 26일 한국 국회의원들이 이 섬을 방문했습니다. 여기에 일본 정부와 정치권이 강하게 항의했는데요. 미야코시 미쓰히로 영토문제 담당상은 27일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 국회의원들의) 상륙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다케시마는 역사적 사실이나 국제법상으로도 우리나라 고유 영토”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일본 정치권에서는 이런 한국 측의 움직임에 항의하는 결의문도 만들었다고요?
기자) 네. 집권 자민당 의원들은, ‘화해·치유 재단’ 해산 결정을 철회할 것을 한국 정부에 요구하는 결의문을 26일 고노 외상에게 제출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는데요. 결의문은 “한국에 의한 거듭되는 국제약속 위반에 대해 가장 강한 분노를 표명해서 비난한다”고 적었습니다.
진행자) 고조된 한-일 외교 갈등이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기자) 앞으로 더 어려운 상황이 벌어질 전망입니다. 한국 대법원은 또 다른 강제징용과 근로정신대 관련 소송 판결을 앞두고 있는데요. 일본 측에 배상하라는 판결이 이어질 것으로 한국 언론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다음 주 유엔기후변화협약 총회가 열리는군요.
기자) 네, 12월 3일부터 12월 14일까지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제24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 24)가 열립니다. 거의 200개에 달하는 나라 대표들이 참석할 예정인데요. 3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주재하는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각국의 기후전문가들이 참석하는 실무회의 등 2주간의 일정으로 진행됩니다.
진행자) 이번 회의에서는 어떤 것들을 다루게 됩니까?
기자) 이번 회의의 가장 큰 목표는 파리협정 이행을 위한 세부 규칙을 도출하는 겁니다. 파리협정은 지구온난화와 해수면 상승, 생태계 교란 등을 막기 위해 각국이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지구의 온도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2C° 이하로 유지하자는 건데요. 이번 회의에서는 이를 위해 각국의 실제적인 온실가스 감축 이행 방안과 검증의 투명성 확보, 개발도상국과 취약국들에 대한 재정지원 방안 등을 담은 시행 규칙에 대해 논의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입장 차가 크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개발도상국들과 도서 지역, 저지대 등 취약국들은 선진국들이 온실가스 감축을 더 많이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과 인도의 목소리가 큰데요. 개도국들은 또 지구온난화와 오염의 책임 정도가 훨씬 적다면서 선진국들이 더 많은 재정 부담을 져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9년 선진국들은 오는 2020년까지 취약한 나라들의 기후 관련 사업을 위해 연간 1천억 달러의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는데요. 하지만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기준, 700억 달러밖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지금 파리협정 탈퇴를 선언한 상황인데, 이번 회의에 참가합니까?
기자) 네, 말씀하신 대로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협정 탈퇴를 선언했는데요. 하지만 탈퇴 선언 후 3년까지는 공식 탈퇴할 수 없기 때문에 미국은 2020년 11월까지는 당사국의 지위를 유지하고요. 이번 회의에도 참가할 예정입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파리협정이 미국에 더 유리해지면 탈퇴 결정을 다시 고려할 수도 있다고 말했는데요. 이 때문에 이번 회의에서는 미국 측의 요구를 검토하고 조율하는 일정도 있을 전망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 카토비체 기후 회의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고 하던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회의는 지난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정 이후 가장 중요한 기후회의로, 어떤 결과가 도출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요. 하지만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BREXIT) 등 유럽 국가들 간의 분열과 미국과 중국 간 무역 전쟁 등으로 시행규칙이 도출되기는 쉽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이번 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미하우 쿠티카 전 폴란드 에너지 부장관도 파리협정 당시와 지금은 지정학적으로 많이 달라졌다면서,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려면 기적이 필요하다며 다소 회의적인 전망을 내놨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