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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나는 관세맨"...미, 러시아에 INF 60일 시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일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자료사진)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일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상대로 막대한 관세를 또다시 경고했습니다. 앞으로 90일 내에 제대로 된 통상합의가 나와야 한다고 중국 측에 촉구했습니다. 미국이 러시아에 중거리핵전력조약(INF)를 지키라면서 60일 시한을 제시했고요. 아프리카 소말리아에, 미국이 28년 만에 대사관을 다시 개설한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관세 부과를 다시 한번 경고했군요?

기자) “나는 관세맨(Tariff Man)이다, 우리나라의 부를 약탈하려 오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 비용을 지불하게 하겠다”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 인터넷 ‘트위터’에 적었습니다. 그 대상은 중국인데요. “우리는 중국과 진짜 합의를 하거나, 아니면 아무런 합의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중국과 90일간 통상 협상에서 성과가 없으면, 지체 없이 고율관세 부과를 진행하겠다고 예고한 건데요.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강경 발언에 맞춰, 미 통상당국도 중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나섰습니다.

진행자) 미 통상당국의 움직임은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윌버 로스 상무장관이 같은 날(4일) 경제전문방송 CNBC와 인터뷰했는데요.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과 했던 말을 충실하게 이행한다면 모두가 행복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약속한 내용들을 실천하라는 말인데요. 당시 시 주석은 미국산 자동차 관세 인하와 농산물 수입 확대 등을 약속했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소개했습니다.

진행자) 미 당국의 이 같은 입장에, 중국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향후 미국과의 통상협상에서 좋은 결과를 낼 자신이 있다고 중국 정부는 밝혔습니다. 가오펑 상무부 대변인이 5일 성명을 냈는데요.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1일 회담이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면서 “회담 결과 실행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서, “양측 경제무역 대표단이 90일 안에 명확한 시간표와 로드맵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협상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최종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양측의 협상 과정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중국의 자세가 꽤 적극적으로 들리는데, 실천방안도 내놨나요?

기자) 중국은 매번 미국과의 통상 협의를 존중한다고만 하고, 실천 방안을 공개하지 않아 미국의 불만을 샀는데요. 이번에는 미국의 핵심요구 사항 중 하나인 ‘지식재산권’ 보호에, 전향된 조치를 내놨습니다.

진행자)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지식재산권을 상습적으로 침해하거나, 허위 특허 서류를 낸 기업이나 개인에 처벌을 강화하는 조치를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가 발표했다고 5일 관영 신화통신이 전했는데요. 이 조치는 발개위와 함께 인민은행, 국가지식재산권국, 최고법원 등 38개 부처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것으로 설명했습니다.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이 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회견을 열었다.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이 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회견을 열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듣고 계십니다. 미국이 러시아에 ‘중거리핵전력조약(INF)’를 지키라며, 시한을 제시했군요?

기자) 네. 러시아가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위반한 상태로, 조약이 규정한 군비통제 의무를 회피하고 있다고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이 밝혔습니다. 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회의에서 연설한 내용인데요. 러시아가 이 조약을 준수할 시간을 60일 주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중거리핵전력조약, INF가 어떤 조약인가요?

기자) 냉전 시절인 지난 1987년, 로널드 레이건 당시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비에트연방 공산당 서기장이 체결한 군축조약입니다. ‘중거리’, 그러니까 사거리 500km에서 5천500km까지 순항(크루즈)미사일과 탄도미사일을 만들거나, 배치하거나, 운용하지 않기로 두 나라가 약속했습니다.

진행자) 그런 조약을 맺었던 배경은 뭐죠?

기자) 당시 소련이 가지고 있던 SS-20 미사일 사거리가 5천km를 훨씬 넘겼는데요. 모스크바 인근에서 발사하면, 서유럽 국가 대부분은 물론이고 중동과 아시아, 미국의 알래스카까지 닿았습니다. 그래서, 세계 안보에 중대한 위해 요인으로 꼽혔고요. 이런 종류의 무기들을 미국과 소련이 동시에 없애자고 뜻을 모은 겁니다. 조약 발효 이후 미국과 소련은 총 2천600기에 달하는 지상발사 순항 미사일을 폐기했는데요. 핵전쟁 위험을 현저하게 낮춘 것으로 평가 받았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소련이 30여 년 전에 한 약속이 지금 왜 다시 문제가 되고 있나요?

기자) 소련의 조약 준수 의무를 승계한, 러시아가 미사일 생산과 배치, 운용을 늘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앞서, 러시아의 INF 위반을 지적했는데요. 지난 10월,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수년째 조약을 준수하고 있지 않다”며,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조약을 파기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러시아가 반발했는데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미국이 INF를 파기하면 응당한 조치로 맞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주목하는 러시아의 미사일 활동, 어떤 겁니까?

기자) 두 가지입니다. 먼저 ‘S-400’ 방공 미사일인데요. 러시아가 유럽과 중동 각지에 확산시키고 있어서, 미국뿐 아니라 서방국가들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S-400은 미국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DD ·사드)’와 비슷해서요. 적이 먼저 쏜 것을 맞춰 떨어뜨리는 미사일 방어체계입니다. 하지만, S-400이 가는 곳에는 최첨단 레이더와 정찰장비, 운용부대 등이 함께 배치되기 때문에, 주변국가들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S-400 미사일이 어느 나라로 확산되고 있나요?

기자) 터키가 올해 S-400을 도입하기로 하면서 유럽지역 안보 현안이 됐습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회원국 중에 처음인데요. 얼마 전에는 사우디아라비아도 S-400 도입 계약을 맺었습니다. 또한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이 고조되는 와중에 크림반도에도 추가 배치됐는데요. 앞서, 내전중인 시리아에 S-400을 가져다 놓는다는 움직임도 있었습니다.

진행자) S-400 미사일 배치 확대가 INF 위반이라고, 미국은 보는 건가요?

기자) 미국이 INF 위반으로 문제 삼는 것은 또 다른 러시아산 미사일, SSC-8입니다. 이건 방어용이 아니라, 핵탄두를 달고 장거리를 날아 목표지점에 떨어뜨릴 수 있는 미사일인데요. 러시아에서 쏘면, 유럽 주요국가들을 핵 공격할 수 있는 기종으로 파악됩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SSC-8 미사일을 만들고 운용하는 게 다른 나라들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군 당국은 최근 수년 동안 러시아군이 SSC-8 운용을 확대하는 동향을 파악했습니다. 대대급 SSC-8 부대가 이웃 유럽국가들을 위협할 수 있는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INF를 명백하게 위반한 것이라고 미국은 보고 있고요. 관련 정보를 나토 동맹국들과 공유하고, 대응 훈련도 여러 차례 진행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측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INF를 위반한 일이 없다고 말합니다. “러시아는 (INF)조약이 추구하는 바를 엄격히 준수하고, 미국 측도 그걸 알고 있다”고 마리아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이 4일 기자들에게 밝혔는데요. 미국이 억지 주장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러시아는 SSC-8 미사일의 사거리가 500km를 넘지 않는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5일 텔레비전 방송에 나와서, 같은 입장을 반복했는데요. 러시아가 INF를 어겼다는 미국의 주장은 러시아를 압박하려는 시도라고 말했습니다. 결국 미국이 INF를 파기한다면 러시아도 다시 무기들을 생산하겠다고 푸틴 대통령은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러시아에 INF를 준수할 시한을 60일 제시했는데, 바뀌는 게 없으면 어떻게 되나요?

기자) 그럴 경우 미국은 즉각 INF 파기 절차에 돌입한다고 폼페오 국무장관은 설명했습니다. 파기 절차는 6개월로 예정됐는데요. 이렇게 되면, 군비 경쟁이 다시 고조될 것으로 국제사회가 우려합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과 러시아, 그리고 중국 정상이 함께 군비 경쟁 중단을 논의하자고 며칠 전 제안했습니다.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 중심가. (자료사진)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 중심가.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이 아프리카 소말리아에 외교시설을 다시 열었다고요?

기자) 네. 1990년대 이래 문을 닫았던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 주재 미국 대사관이 최근 다시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미 국무부가 4일 발표한 내용인데요.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은 이번 조치가, 미국의 아프리카 외교사에 “역사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도널드 야마모토 소말리아 주재 미국 대사도 현지에 공식 부임했습니다.

진행자) 외교 관계는 있지만, 그 동안 대사관이 없었던 겁니까?

기자) 맞습니다. 소말리아를 장기 통치하던 모하메드 시아드 바레 대통령이 1991년 축출되면서, 현지에서 격렬한 내전이 이어졌기 때문인데요. 미국 정부는 그 해 전투가 격화되자 모가디슈 주재 대사관을 폐쇄하고, 대사와 산하 공관 직원들을 공군 수송기로 철수시켰습니다. 이후 계속 내전이 수그러들지 않아서, 이웃나라 케냐에서 소말리아 관할 외교업무를 수행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공관원들의 안전이 보장돼지 않아서 철수했던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내전이 한창이던 1993년에는 미군 헬리콥터가 모가디슈 상공에서 격추돼 장병들이 다수 희생되는 사건이 있었는데요. 이 일은 2001년 영화 ‘블랙호크 다운(Black Hawk Down)’의 소재가 돼서, 세계인들에게 전쟁의 참상을 알리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대사관을 다시 연 것은, 소말리아의 상황이 당시보다 안정됐다고 판단한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소말리아가 최근 수 년 동안 이룩한 정상국가로서의 진보를 반영해” 대사관 재개설이 이뤄졌다고 국무부는 설명했는데요. 소말리아 현지 대사관 재개설은 지난 2015년, 바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존 케리 국무장관이 전격 현지를 방문하면서 추진됐고요. 3년여 만에 결실을 본 겁니다.

진행자) 내전이 끝난 건가요?

기자) 끝났다고 볼 수는 없고요. 혼란스럽기는 여전합니다. 현지 군벌들의 각축이 계속되면서 사실상 무정부 상태가 오래 지속됐기 때문인데요. 국토 전체를 다스리는 통일정부가 역할을 못하는 실정입니다. 그래서, 무장세력이 여전히 난립해 있는데요. 소말리아 해적들이 외국 배를 공격했다거나, 외국인들을 납치했다는 뉴스가 최근에도 심심치 않게 들렸습니다. 게다가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들도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떤 테러단체들이 활동하나요?

기자) ‘알샤바브’라는 단체가 가장 큰데요. 세계적으로 유명한 테러단체 ‘알카에다’ 하부조직으로 출발했습니다. 지금은 일부 조직원들이, 또 다른 이슬람 극렬조직 ‘IS’에 충성을 맹세하고 있는데요. 알샤바브가 한때 수도 모가디슈 대부분을 장악한 적도 있습니다. 그러다가 세력이 줄었는데요. 지난해 10월, 모가디슈 번화가에서 연쇄 폭탄이 터져 300명 넘게 숨지는 사상 최악 테러가 발생했습니다. 소말리아 정부는 ‘알샤바브’를 배후로 지목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현지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나요?

기자) 미국은 지난 2013년, 유엔이 지원하는 소말리아 새 연방정부를 공식 인정했습니다. 이후, 현지 안정화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였는데요. 대테러 작전 수행을 위해 육군 특수부대원들을 비롯한 소규모 병력도 파병했습니다. 현지 미군은 수 차례 ‘알샤바브’ 핵심 거점을 공습하고, 조직원들을 생포하기도 했는데요. 특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출범 직후인 지난해 3월, 대 ‘알샤바브’ 작전 확대를 선언했습니다. 무인기 사용을 포함해, 올해 들어서만 30여 차례 공습을 진행했습니다.

진행자) 혼란이 끊이지 않는 소말리아, 어떤 나라인가요?

기자) 아프리카 대륙 동쪽 끝에 있는 나라인데요. 아라비아해에서 걸프지역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튀어나와 있어서, ‘아프리카의 뿔(Horn of Africa)’라고 불리는 곳에 자리잡았습니다. 전략적 필요 때문에, 열강의 지배가 이어졌는데요. 이탈리아 치하에 들어간 적도 있고, 영국이 식민 통치한 적도 있습니다. 1960년 독립한 뒤, 이웃나라 에티오피아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로 꼽혀왔는데요. 굶주리는 소말리아 사람들을 돕자는 국제 구호운동이 여러 차례 진행됐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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