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지난 주말, 인도네시아 순다해협 인근 해안을 덮친 거대한 해일, 쓰나미로 인한 사망자가 370명을 넘어섰습니다. 사망자는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구체적인 시리아 철군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아프간 주둔 미군 병력 감축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 아프간 현지 반응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 보겠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 지난 주말 발생한 쓰나미 피해 상황부터 살펴보죠.
기자) 네, 인도네시아 자바섬과 수마트라섬 사이에 있는 작은 해협인 순다해협 인근에서 현지 시간으로 22일 밤, 최고 3m 높이의 쓰나미, 해일이 발생해 자바섬 주변 해안을 덮쳤습니다. 이 거대한 해일은 내륙으로 15m에서 20m까지 밀어닥쳤는데요. 이 쓰나미로 인한 사망자가 현재까지 적어도 37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현지 당국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부상자도 1천400 명이 넘고요. 실종자도 50여 명에 달하는데요. 앞으로 희생자는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진행자) 이번 쓰나미는 왜 발생한 겁니까?
기자) 지금까지 쓰나미 발생은 대개는 해저 지진으로 인한 경우가 많은데요. 이번 쓰나미는 순다해협에 있는 작은 화산인 아낙 크라카타우가 분화하면서 해저에서 산사태가 발생했을 것으로 인도네시아 재난 당국과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크라카타우 화산이 22일 밤 9시경 분화하고 약 30분 후 쓰나미가 덮쳤는데요. 더구나 이때가 만조 시기라 피해가 더 컸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쓰나미가 덮치기 전에 인도네시아 정부 당국의 사전 경고는 없었습니까?
기자) 네, 재해 경보 시스템이 취약해 아무런 사전 경고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반텐주 등 피해 집중 지역은 수도 자카르타에서 100여km 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휴양지로 각광을 받던 곳이었는데요. 쓰나미가 덮친 날도 많은 현지 주민들이 토요일 주말을 맞아 해변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순식간에 집채만한 해일이 밀어닥치자 미처 피하지 못하고 안타깝게 희생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당시 해변에서 공연을 보던 사람들의 피해도 적지 않았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지에서 인기 있는 한 악단이 인도네시아 국영 전력회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공연을 하고 있었는데요. 갑자기 무대 뒤쪽에서 쓰나미가 덮치면서 공연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하는 모습이 인터넷 사회연결망(SNS)를 통해 생생하게 전달됐습니다. 당시 현장에 있던 직원 가족과 밴드 멤버 등 20여 명이 숨지고, 10여 명도 실종됐는데요. 현재까지 외국인 사망자나 실종자는 보고된 것이 없습니다.
진행자) 인명 피해뿐만 아니라 재산 피해도 엄청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까지 집계된 것만으로도 적어도 560여 채의 주택이 파괴됐고요. 호텔 9곳, 식당 60곳, 350여 척의 선박이 크게 훼손됐습니다.
진행자) 구호 작업은 어느 정도나 진행되고 있습니까?
기자) 쓰나미가 휩쓸고 지나간 지역에는 이날 인도네시아 정부군과 구호단체 요원들, 자원봉사자들이 모여 생존자를 찾기 위한 필사적인 구조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장비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일부 구조대원들은 시간을 다투는 생존자 구조작업을 위해 맨손으로 잔해더미와 파편들을 치우고 있습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쓰나미 발생 직후 피해자들에게 애도의 뜻을 표한 데 이어 23일에는 헬리콥터로 현장을 찾았습니다.
진행자) 국제 사회도 인도네시아가 당한 뜻밖의 재난에 애도의 뜻을 표하고 나섰다고요.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 트위터에, 생각할 수도 없는 쓰나미 재난이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해 200명 가까운 사람이 사망하고 1천여 명이 다치거나 실종됐다고 피해 상황을 전하면서, "복구와 치유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 미국은 인도네시아와 함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로마 가톨릭교 프란치스코 교황도 23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미사에서 피해자들의 고통을 덜어주도록 신의 가호를 빌었습니다. 또 국제적십자사, 적신월사, 유엔 세계식량계획 등도 적극 지원에 나서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또 다른 쓰나미가 올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네, 앞으로 며칠 안에 더 치명적인 쓰나미가 덮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아낙 크라카타우가 여전히 화산 활동을 하고 있는 한 안심할 수는 없다는 게 인도네시아 기상기후지질청의 설명인데요. 현재 인도네시아 정부는 해안지대 주민 3천여 명을 고지대로 대피시키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는 이른바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조산대에 자리하고 있어 크고 작은 지진, 쓰나미 피해가 자주 발생하고 있고요. 지난 9월 말에도 술라웨시섬에 강력한 지진에 이은 쓰나미로 1천200여 명에 달하는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주둔 미군 철군을 확인했군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이 23일 저녁 늦게 트위터에, 미군이 시리아에서 철수하고 난 후, 터키 정부가 시리아에 있는 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 IS 잔당을 뿌리뽑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길고 생산적인 전화통화를 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는데요. 그러면서 "우리의 군대가 집으로 돌아온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에르도안 대통령과 또 어떤 대화를 나눴을까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IS와 양국의 교역, 시리아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는데요.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자세하게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시리아 문제와 관련해서는 "천천히, 고도의 조율을 거친 시리아 철군"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터키 정부는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터키 대통령실도 이날 성명을 내고, 에르도안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철군과 전환에 따른 세력 공백을 피하기 위해 양국이 군사·외교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확인했습니다.
진행자) 지난주 처음 시리아 철군 소식이 들려왔죠?
기자) 네, 지난 19일 오전 미국 정부가 현재 시리아에 주둔 중인 약 2천 명 병력의 전면 철수를 준비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는데요. 이날 오후 백악관이 성명으로 이를 확인하면서 큰 파장을 불러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치권의 파장도 적지 않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짐 매티스 국방장관이 시리아 철군 방침에 반발해 사임 의사를 밝혔고요. 트럼프 대통령 소속당인 공화당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는데요. 린지 그레이엄 의원을 비롯한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등 공화당 의원 9명은 시리아 철군 재고를 요청하는 공동 서한을 전달했습니다. 하지만 랜드 폴 공화당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 결정을 환영하고 나섰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의원들의 서한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있습니까?
기자) 현 시점에서 시리아 철군 조치는 미국의 안보를 위협할 뿐만 아니라, IS와 시리아 정부만 대담하게 만들, 성급하고 큰 대가를 치를 실수로 생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최종 결정을 내리지 말고 90일간의 유예 기간을 가질 것을 촉구했는데요. 하지만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겸 예산국장은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마음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국제 사회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영국과 프랑스, 이스라엘 등 미국의 우방국들은 아직은 시기상조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가 시리아 철군 행정명령에 서명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네요.
기자) 네, 매티스 국방장관이 시리아에 주둔 중인 미군 철수 명령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CNN과 폭스 뉴스 등 미국의 언론들이 23일 미국 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전했습니다. 행정명령에는 시리아 주둔 미군의 철수 방법과 시기 등에 관한 간략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이스라엘 정부가 조기 총선을 치르기로 했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네, 이스라엘 연립정부를 이끌고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4일, 현 의회를 해산하고 내년 4월 조기 총선을 실시한다고 밝혔습니다. 당초 총선은 내년 11월로 예정돼 있었는데요. 7개월이나 앞당겨 치르는 겁니다. 이스라엘 현지 언론들은 내년 4월 9일에 총선이 치러질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조기 총선을 치르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언론들은 지금 이스라엘 정계에서 큰 논란이 일고 있는 이스라엘군 징집 관련 법안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현재 모든 이스라엘인들은 18살이 되면 의무적으로 군대에 복무해야 하는데요. 하지만 인가받은 유대 교육기관이나 신학교에서 유대교 경전인 '토라(Torah)'를 공부하는 사람들은 전통적으로 예외를 인정해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군 병력 부족 현상에, 동등함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이스라엘 정부는 극히 일부 최고 학생들만 예외를 인정하는 새 법안을 추진했는데요. 하지만 강력한 반발에 직면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이스라엘 정부가 상당히 불안정한 구도라고요.
기자) 네, 이스라엘 의회는 전체 120석인데요. 지난 2015년 총선에서 네타냐후 총리의 리쿠드당이 30석을 차지하는데 그쳐, '샤스(Shas)' 등 다른 군소 정당들과 연립 정부를 구성해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 연정의 전체 의석수는 61석으로, 간신히 1석 차로 과반을 유지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1석만 이탈해도 연정이 붕괴할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이번 군 징집 관련 법안을 둘러싸고 연정을 구성한 정당 간에 찬반 의견이 갈렸는데요. 네타냐후 총리가 법안 통과에 필요한 지지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불안한 동거 상태를 유지해왔습니다.
진행자) 지난달에는 이스라엘의 국방장관까지 사임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이스라엘 정부는 지난 11월 14일, 아비그도르 리베르만 국방장관이 이스라엘 정부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의 휴전 합의를 비판하면서 사임하자 더 곤혹스러운 상황에 몰렸는데요. 결국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실시하는 것으로 돌파구를 마련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분석입니다. 일각에서는 네타냐후 총리가 비리 사건으로 정치적 위기에 몰린 것도 조기 총선을 실시하는 요인의 하나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조기 총선을 실시하면 네타냐후 총리에게 유리할까요?
기자) 뚜껑을 열어봐야겠지만, 여론조사로 보면 네타냐후 총리와 리쿠르당이 여전히 우세합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선거 후에도 지금과 비슷한 보수 연정을 원한다고 말하고 있는데요. 현재 리쿠르당 내에서는 네타냐후 총리에 맞설 만한 인물은 없다는 평가입니다. 하지만 당 밖에서는 중도 야당인 '예시아티드(Yesh Atid)'의 야이르 라피드 대표, 베니 간츠 전 육군참모총장 등이 강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