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중국의 개혁·개방 40주년을 맞아, 앞으로 개방을 더 확대해 ‘중국몽’을 실현하겠다고 시진핑 국가주석이 연설했습니다. 미국에 대항해 국제사회 영향력을 더욱 키울 의지도 강조했습니다. 일본이 미국산 최첨단 전투기 구매를 늘리고, 2차 대전 패전 후 처음으로 항공모함을 확보하기로 했고요. 예멘 정부군과 후티 반군 간의 휴전 협정이 18일 발효됐는데요. 이 소식 함께 보겠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개혁· 개방 40주년’을 맞았다고요?
기자) 네. 1978년 중국 지도자 덩샤오핑이 ‘개혁· 개방’을 주창하고, 경제적· 정치적으로 세계에 문을 연 지 올해가 40주년인데요. 1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을 비롯한 당·정·군 최고지도부가 참석한 가운데 기념식을 열었습니다. ‘개혁·개방 40주년 유공자’로 100명을 뽑아 상을 줬는데요. 마윈 알리바바 그룹 회장과 마화텅 텐센트 그룹 회장, 미국프로농구리그(NBA)에서 뛰었던 체육인 야오밍 씨 등이 메달과 상패를 받았습니다.
진행자) 시진핑 주석이 기념 연설도 했다고요?
기자) 네. 시 주석은 지난 40년에 걸친 중국의 발전상을 소개한 뒤, “(공산)당의 영도를 따라 자신감을 가지고 노력해달라”고 중국 국민들에게 당부했습니다. “우리는 신시대에도 계속해서 개혁· 개방을 추진할 것”이라면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몽(중국의 꿈)’ 실현에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앞으로도 개방을 계속하겠다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공산당 창당과,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그리고 개혁·개방 정책이 ‘중국 역사의 3대 사건’이라고 시 주석은 강조했는데요. “앞으로도 개혁 실천을 전면에 내세우고, 개방을 더욱 확대해 21세기 중국 특색 사회주의를 완성하자”고 말했습니다. 중국은 이를 통해, 향후 몇 년 안에 세계를 놀라게 할 경제적 기적을 일으킬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진행자) 시 주석 연설에 대한 반응 살펴보죠.
기자) “시진핑이 기적을 약속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내놓지 못했다”는 제목을 CNN방송이 뽑았습니다. 듣기 좋은 말들로 연설을 채웠지만, 정작 알맹이가 없다는 말인데요. 기존에 했던 발언들을 되풀이하거나, 원칙만 주장하고 실천 방안은 내놓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했던 이야기를 단순히 반복한 데 불과하단 이야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CNN을 비롯한 미국 언론이 이렇게 비판하는 데는 이유가 있는데요. 시 주석은 지난달 ‘일대일로’ 관련 행사인, 상하이 국제수입박람회 개막식에서도 관세를 내리고 시장을 개방하겠다는 주제로 연설했습니다. 또 지난 4월 하이난성에서 열린 ‘보아오 포럼’ 개막 연설에서도 같은 맥락으로 말했는데요. 시장진입 장벽을 대폭 낮춘다, 투자환경을 개선한다, 지식재산권 보호를 강화한다, 수입 물량을 확대한다는 ‘신 개혁·개방 4대 계획’을 공표했습니다. 중요한 행사를 할 때마다, 비슷한 내용의 ‘개방 원칙’만 계속 내놓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미국과 서방 언론이 기대했던 ‘알맹이’는 어떤 거죠?
기자) 경제 분야에서 정작 중요한, “미·중 무역전쟁 해결책을 내놓지 않았다”고 로이터통신이 지적했습니다. 다른 서방 언론 반응도 비슷한데요. 심지어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도, 외부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중국인의 단결만 호소하는 연설이었다고 적었습니다. 반면, 인민일보와 신화통신 같은 중국 관영매체들은, 시 주석 연설이 중국과 세계의 앞날에 희망을 제시했다며 호평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 관영 매체들 입장에서는 시 주석 연설이 중요한 뉴스였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CCTV는 1시간 30분간 계속된 시 주석 연설을 중국 전역에 생중계했는데요. 중국에서 특정 행사를 이렇게 장시간 생중계하는 게 흔치 않은 일입니다. 다른 매체들도 CCTV 화면을 받아 인터넷으로 중계했고요. 연설 원문을 실시간으로 제공했습니다. 관영 언론에서는 시 주석 연설과 개혁·개방 40주년 기념식 관련 소식으로 기사가 넘쳐서, 다른 뉴스는 찾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진행자) 관련 기사들은 어디에 주로 초점을 맞췄나요?
기자) 주로 시 주석의 업적을 홍보하고 지도력을 평가하는 기사들인데요. 신화통신은 시 주석의 아버지도 치켜세웠습니다. 1978년 중국이 개혁·개방을 시작할 때, 시 주석 아버지 시중쉰 광둥성 총서기가 최고지도자 덩샤오핑에게 경제특구 설립을 허락해 달라고 요구하는 등 큰 역할을 했다는 내용입니다.
진행자) 연설에서 미국에 관한 이야기는 없었나요?
기자) 있었습니다. ‘미국’을 직접 거명하진 않았지만, 에둘러 비판한 내용이 곳곳에서 눈에 띄는데요. 먼저 경제 분야에서, 중국은 “개방적이고 투명하고 포용적인 다자무역체제를 지지한다”고 시 주석은 강조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보호무역 기조를 겨냥한 발언으로 서방 언론이 해설하고요. “그 누구도 중국에 무엇을 해라 말아라 지시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고도 말했습니다. "내정 간섭과, 강자임을 믿고 약자를 깔보는 것도 반대한다"고 덧붙였는데요. 국영기업에 대한 보조금 철폐와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를 꾸준히 요구하고 있는 미국에 대한 반발로 풀이됩니다.
진행자)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어떤 말을 했습니까?
기자) “중국은 갈수록 세계 무대의 중앙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시 주석은 말했습니다. 이어서 “국제사회가 공인하는 세계평화 건설자, 글로벌(세계적) 발전 공헌자, 국제질서 수호자가 되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영원히 패권을 추구하지 않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에 맞서, 국제사회 영향력을 키우겠다는 의지 표현으로 주요 매체들이 풀이하는데요. 블룸버그 통신은 “시 주석의 어조에 자신감이 가득했다”면서, “미국에 대항하는 결의”가 연설 곳곳에서 묻어난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듣고 계십니다. 일본이 새로운 군사 장비를 대거 확보하기로 했다고요?
기자) 네. 일본 정부가 18일 아베 신조 총리 주재로 각료회의를 열어, 새로운 방위력 정비지침인 ‘방위계획대강’과 이에 따른 무기 획득계획인 ‘중기방위력정비계획’을 확정했습니다. ‘중기방위력정비계획’은 내년부터 2023년까지 어떤 무기를 일본 자위대가 도입할지 적은 목록인데요. 두 가지가 눈에 띕니다. 먼저 항공모함을 확보하기로 결정했고요, 그리고, 최신형 ‘스텔스’ 전투기 F-35를 미국에서 추가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이를 위해 총 27조4천700억 엔(미화 약 2천240억 달러)을 투입합니다.
진행자) 일본 정부가 이런 결정을 한 배경은 뭔가요?
기자) 미국을 도와 역내 안보를 지키기 위해서라고 ‘방위대강계획’에 적었습니다. “앞으로도 미국은 세계 최강대국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적 경쟁이 고조되면서 역내 질서의 도전 요인이 되고 있다”고 일본 정부는 분석했는데요. 중국· 러시아 외에, 북한의 도발 가능성도 일본의 방위력 강화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일본의 방위력 강화 계획, 구체적으로 들여다보죠.
기자) 우선, 항공모함은 현재 해상자위대가 보유중인 배를 개조해서 확보합니다. 헬기 호위함으로 분류돼 있는 ‘이즈모급’ 1~2척을 전투기 이착륙이 가능하도록 바꾸는 건데요. 일본이 항공모함을 보유하는 건 1945년 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처음입니다. 일본은 한때 미국에 이은 항공모함 대국이었지만, 패전 직후 전량 폐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최신형 전투기도 사들인다고 하셨죠?
기자) 네. 항공모함에서 운용할 전투기들을 미국에서 들여가는 건데요. 제한적인 공간인 항모 갑판에서 뜨고 내릴 수 있는, 단거리 이륙· 수직 착륙(STOVL) 기능을 갖춘 미국산 F-35B 18대를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미국산 전투기 구매는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인데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아르헨티나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만나, 미국산 무기 구매 확대를 요구한 데 따라, 앞으로 십수년간 일본은 100억 달러를 들여 F-35 전투기 총 147대를 확보하게 된다고 폭스뉴스와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항공모함과, 항공모함에 실을 전투기 외에, 어떤 군사적 능력 확대를 일본 정부가 계획하고 있나요?
기자) 미사일 능력 향상도 추진합니다. 지상배치형 탄도미사일 방어체계 ‘이지스 어쇼어’ 전담부대를 신설하고 도서지역 방위력 향상을 위해 고속활공탄을 개발하기로 했는데요. 이밖에 인터넷과 온라인 공간을 책임지는 '사이버 방위대'와 우주 전문부대도 새로 편성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지난주 예멘 정부군과 반군이 역사적인 휴전 협정을 체결했는데요. 18일 드디어 휴전이 발효됐군요.
기자) 네, 현지 시각 18일 0시를 기해 내전 중 교전이 가장 치열했던 호데이다시에 휴전이 발효됐습니다. 지난주 예멘 정부와 후티 반군 측은 유엔 중재로 스웨덴에서 역사적인 휴전 협정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휴전이 발효된 현지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네, 휴전 협정이 발효된 후에도 1~2시간 정도 정부군과 반군 간에 산발적인 총격전은 있었는데요. 하지만 현재는 비교적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유엔과 현지 관리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지난주 휴전 협정을 중재했던 마틴 그리피스 유엔 특사는 아직 전면적인 철군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 지금까지는 휴전 협정이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예멘 내전이 발발한 지, 벌써 4년이 다 돼가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4년, 시아파 소수 후티족 반군이 수니파 정부에 대항하면서 시작됐는데요. 2015년 초 후티 반군이 수도 사나와 서부 대부분 지역을 장악하고, 압둘라 만수르 하디 대통령이 해외로 도피하면서 본격적인 내전 양상에 들어갔습니다. 여기에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8개 아랍국이, 후티 반군이 시아파 이란을 등에 업은 것으로 보고 예멘 정부를 도와 연합군을 결성하면서 이슬람 종파 간의 대리전 양상을 띠게 됐습니다.
진행자) 지금 예멘 내전의 피해가 심각하다고요.
기자) 네, 유엔에 따르면 4년 가까운 내전 기간, 6천700여 명이 목숨을 잃었고요. 전체 인구의 절반인 1천400만 명 정도가 기아 선상에 놓이고, 약 8만5천 명의 어린이가 영양실조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또 UNHCR에 따르면 약 200만 명의 난민이 발생했고요. 약 1천600만 명이 제대로 식수를 공급받지 못하는 등 최악의 인도적 위기 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진행자) 국제 사회의 구호 노력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 건가요?
기자) 예멘 서남부, 홍해 연안에 있는 호데이다항은 후티 반군의 주요 거점이자 구호품의 70% 이상을 전달하는 주요 통로인데요. 최근 호데이다시에서 정부군과 후티 반군이 치열한 전투를 벌이면서 구호품 반입이 어려웠습니다. 유엔은 호데이다시에서 전투가 계속되면 25만 명 이상의 목숨이 위태로우며 수백만 명에게 필요한 구호물품 전달이 중단될 수 있다고 경고해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