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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압박' 주도 헤일리·'동맹' 강조한 매티스, 연말 트럼프 정부 떠나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와 짐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 (Reuters, AP)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와 짐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 (Reuters, AP)

트럼프 행정부에서 북한 문제에 깊숙이 관여했던 니키 헤일리 유엔 대사와 짐 매티스 국방장관이 올 연말 일제히 사퇴합니다. 헤일리 대사는 유엔에서 대북 압박 작전을 주도했고, 매티스 장관은 미-한 동맹과 함께 대북 억제력을 강조하면서도 외교적 노력을 지원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두 인사의 주요 역할을 되짚어봤습니다.

헤일리 대사는 미 중간선거를 앞둔 지난 10월 돌연 사퇴 의사를 밝혔습니다.

[녹취: 헤일리 대사] There's no personal reason. It's very important for government officials to understand when it's time to step aside."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한 기자회견에서 헤일리 대사는 "공직자는 떠날 때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짧게 사퇴의 변을 전했습니다.

연방 하원의원과 주지사를 지낸 정치인 출신인 헤일리 대사는 트럼프 행정부 초대 유엔 대사로서 북한 문제에도 깊숙이 관여했습니다.

자신도 대사 재임 중 가장 큰 성과로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안 통과를 꼽았습니다.

[녹취: 헤일리 대사] “To be able to pass the strongest sanctions in a generation that brought the world together and brought North Korea to the table was really important.

한 세대에서 가장 강력한 제재를 통해 전 세계를 하나로 모으고,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이끌었다는 겁니다.

실제로 헤일리 대사는 재임 시절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제재 결의 4건의 채택을 주도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최대 압박' 작전을 이끌었습니다.

이 중에는 석탄 등 북한산 광물의 전면 수출 금지, 원유와 정제유에 대한 대북유입 제한, 북한 노동자 귀환과 같은 강력한 조치들이 포함됐습니다.

헤일리 대사는 또 "북한과 미국 중 하나를 선택하라"며 유엔 회원국들에 북한과의 관계 단절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때로는 외교관으로서는 이례적인 강력한 표현으로 북한을 비난해 주목을 받았습니다.

[녹취: 헤일리 대사] “His abusive use of missiles, and his nuclear threats show that he is begging for war. War is never something the United States wants. We don’t want it now. But our country’s patience is not unlimited.”

지난해 9월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감행했을 때는 "북한이 전쟁을 구걸하고 있다"고 했고, 11월 ICBM 발사에는 "전쟁이 난다면 북한 정권은 완전히 파괴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헤일리 대사는 북한인권 문제에도 각별한 관심을 보였습니다.

한국과 일본, 영국, 캐나다 대사 등과 여성 탈북자 강제북송 문제를 논의하는 행사를 개최했고, 강제북송 피해 탈북 여성들을 직접 만나 격려하는 등 이 문제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을 높였습니다.

[녹취: 헤일리 대사] "You may believe that you were hidden from the world and we cannot know your pain, but we know from our own researches…"

또 지난해 12월 열린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은 일반 주민들에 대한 탄압과 착취의 결과라며 북한 정권을 비판했습니다.

인도 이민자 출신으로 최연소 주지사를 지낸 여성 정치인인 헤일리 대사는 미 언론 등에 의해 차기 공화당 대선 후보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본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도울 것이라며 2020년 대선 출마에 선을 그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헤일리 대사 후임으로 언론인 출신인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을 지명했습니다.

한편 시리아 철군 문제 등으로 대통령과 갈등 속에 퇴임하는 매티스 국방장관도 처음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를 받았습니다.

[녹취:트럼프 당선인] “We’re going to appoint ‘mad dog’as our secretary of the defense. But we are not announcing it until Monday. So don’t tell anybod.

대통령 당선인 시절 대중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는 자리에서 매티스 장관의 인선을 깜짝 발표했고, 매티스 장관의 임명을 위해 현역 군인을 바로 국방장관으로 임명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의 예외 적용을 받는 노력까지 기울였습니다.

해병대 4성 장군이자 '전략가'로 불렸던 매티스 장관은 동맹과의 관계, 외교와 군사 간 균형을 중시하며 트럼프 정부의 국방 분야에 안정감을 더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지난해 1월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당시 매티스 지명자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심각한 위협"으로 명시했습니다.

[녹취: 매티스 장관 지명자] “It’s serious threat and I believe that we got to do something about it…”

또 군사 옵션과 관련해선 "어떤 것도 선택 목록에서 빼서는 안 된다"고 답했고, 북한의 대응 전략에 대해서는 "역내 동맹국들과의 긴밀한 협력"을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취임 이후 첫 해외 순방지로 한국을 찾아 미국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한국을 방어할 것이라는 점을 재확인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의 도발에는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북한이 '괌 타격' 위협을 벌였던 지난해 8월, 매티스 장관은 "북한이 미 영토를 공격하면 전쟁으로 번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또 북한의 6차 핵실험에는 "우리는 많은 군사 옵션을 갖고 있다"고 응수했습니다.

[녹취: 매티스 장관] "We have many military options. The president wanted to be briefed on each one of them."

특히 서울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고 북한에 대응할 수 있는 군사적 선택이 있다고 말해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러면서도 매티스 장관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적 노력의 중요성도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이 '말폭탄'을 주고받던 지난해 8월, 당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매티스 장관은 '월스트리트저널' 공동 기고문을 통해 미국은 군사적 방법보다는 북한과의 협상을 선호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매티스 장관은 실행 가능한 군사적 선택 방안을 통해 국무부의 외교 정책 노력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트럼프 정부의 외교적 노력은 국제사회가 '최대압박' 작전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도록 하는 데에 주안점을 뒀습니다.

미-북 대화가 시작된 이후 매티스 장관은 미-한 연합훈련 조정으로 대북 외교를 지원했습니다.

미국과 한국은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이후 지난 8월로 예정됐던 을지 프리덤가디언과 해병대 연합훈련 등 대규모 정례 훈련을 일시 중단했습니다.

매티스 장관은 최근 북한의 역량이 여전히 위협이라면서도, 내년 3~4월로 예정된 미-한 핵심 연합훈련 중 하나인 '독수리 연습'을 "외교를 저해하지 않는 수준에서 진행하도록 재조정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매티스 장관은 동맹 문제와 관련해 종종 갈등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부편집자는 저서 '공포, 백악관의 트럼프'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연말 주한미군 가족들을 한국에서 철수시키겠다는 내용의 트위터 글을 작성하려 했던 것을 매티스 장관이 설득했다고 전했습니다.

매티스 장관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에서 보낸 사퇴 서한에서도 "동맹국들과 연대"를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월 말로 예정된 매티스 장관의 사퇴 시기를 이달 말로 앞당기고, 패트릭 섀너핸 국방부 부장관이 국방장관 대행으로 임명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매티스 장관의 후임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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