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10월 한 달간 북한에 올해 들어 두 번째로 많은 양의 정제유를 공급했습니다. 중국이 공급한 양을 더하면 한 해 허용치의 55% 수준인 총 3만t이 지난 10개월 동안 북한에 유입된 건데요. 해상에서 이뤄지는 불법 환적 등을 감안할 때 실제 반입량은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러시아가 10월 북한에 공급한 정제유량을 유엔에 보고했습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는 27일 러시아가 10월 3천777t을 대북 정제유 공급량으로 보고했다며 이를 웹사이트에 게시했습니다.
이로써 북한에 공식 반입된 정제유는 기존 2만9천864t에서 3만3천623t으로 증가했습니다.
앞서 안보리는 지난해 채택한 결의 2397호를 통해 매월 북한에 판매하거나 제공한 정제유량과 금액을 30일 이내에 보고하도록 했습니다.
이에 따라 러시아의 10월 정제유 공급량은 지난달 30일까지 위원회에 제출됐어야 하지만, 결과적으로 약 27일 늦게 보고가 이뤄졌습니다.
러시아의 이번 공급량은 보고 의무가 생긴 지난해 10월 이후 두 번째로 많습니다.
지난 4월 4천293t의 정제유를 반입한 러시아는 10월을 제외하고 2천t을 넘긴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북한에 정제유를 공급한 나라는 러시아와 중국뿐으로, 공급량은 러시아가 1만8천880t으로 중국의 1만4천760t보다 더 많았습니다.
안보리는 1년 동안 북한에 공급할 수 있는 정제유의 상한선을 50만 배럴로 정한 상태입니다.
다만 부피 단위인 배럴과 무게 단위인 t의 정확한 환산 비율이 공개되지 않았고, 환산 비율이 각기 다른 석유와 디젤, 케로신 등 여러 정제유 중 어떤 제품이 북한에 반입됐는지 알려지지 않아 50만 배럴의 정확한 t 수치는 알 수 없는 상태입니다.
그러나 국제유가 전문 웹사이트 등을 토대로 볼 때 50만 배럴은 6만~6만5천t 사이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를 토대로 본다면 10월까지 보고된 정제유 3만3천623t은 허용치의 약 52~56%로 추정됩니다.
아직 11월과 12월 통계를 지켜봐야 하지만, 과거 공급 규모 등을 감안할 때 올해 안보리의 상한선은 넘기지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러나 이는 공식 보고된 정제유만을 근거로 했기 때문에 실제 북한에 반입된 양과는 차이를 보인다는 게 미국 정부의 판단입니다.
실제로 북한이 공해상에서 제 3국 선박으로부터 유류를 전달받는 모습이 수 차례 포착됐지만, 이런 방식으로 확보한 유류는 이번 공식 집계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도 지난 9월 안보리에서 열린 대북제재 관련 회의에서 올해 1월부터 8월 사이 북한이 선박간 환적 방식으로 80만 배럴의 정제유를 확보했을 것으로 추정한다며, 이는 상한선의 160%에 해당한다고 지적했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