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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두로, 미 군사개입 가능성에 "백악관 피로 물들 것"...교황, 사상 첫 아라비아반도 방문


지난 2일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린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지지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얼굴이 그려진 배너를 들고 있다.
지난 2일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린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지지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얼굴이 그려진 배너를 들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국내외에서 퇴진 압박을 받고 있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백악관이 피로 물들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정국 혼란을 타개하기 위해 군사력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로마 가톨릭교의 프란치스코 교황이 역대 교황 중 최초로 아랍에미리트를 방문 중입니다. “미국이 군비통제 체계를 파괴하고 있다”고 러시아 외무장관이 주장했는데요. 자세한 사정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 보겠습니다. 정당성 논란이 일고 있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미국을 향해 강력한 발언을 했군요.

기자) 네, 국내외에서 강한 퇴진 압박을 받고 있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백악관이 피로 물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3일 현지 스페인어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한 발언인데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실수한 것이라면서, "더러운 제국주의 음모를 고집한다면 당신은 피로 물든 백악관을 나서게 될 것"이라며 매우 위협적인 발언을 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무슨 실수를 했다는 것입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같은 날(3일) 미국 CBS 방송과 한 인터뷰 내용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에 군사력을 사용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답변하고 싶지는 않지만, 확실한 것은 그것은 하나의 옵션, 선택 사항"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트럼프 대통령은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이 물러나야 한다는 입장인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날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 대통령과 개인적으로 만나 퇴진을 설득할 생각은 없느냐는 질문을 받았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몇 달 전에 마두로로부터 만나자는 요청이 있었지만 이제는 너무 멀리 왔기 때문에 거절했다"고 말했는데요.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잘살던 나라 베네수엘라가 지금은 빈곤과 범죄가 자행되는 끔찍한 나라로 바뀌었으며, 이런 베네수엘라 사태는 국제사회에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다시 마두로 대통령 얘기로 돌아가서, 인터뷰에서 또 무슨 얘기를 했는지요?

기자) 내전 가능성도 시사했습니다. 베네수엘라 사태가 내전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는 질문에, 지금은 아무도 그 질문에 확실히 대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모든 것은 미국과 서방 동맹국들의 광기와 공격성의 정도에 달렸다고 주장했습니다. 마두로 대통령은 또, "서로를 존중하자, 라틴아메리카에서 베트남 사태를 되풀이하길 원하느냐"면서 종전에 했던 주장을 되풀이했습니다.

진행자) 유럽 국가들이 제시한 베네수엘라의 재선 일정 제출 시한이 지금 이미 지난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마두로 대통령이 인터뷰한 3일이 마감 시한이었는데요. "우리는 어느 누구의 최후통첩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서 유럽 국가들의 대선 재실시 요구도 일축했습니다. 그러면서 다음 대통령 선거는 2024년에 있을 것이라고 못박았습니다. 앞서 프랑스와 독일을 비롯한 유럽연합 국가들은 마두로 대통령에게 조기 대선 계획을 발표하지 않으면,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을 베네수엘라의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마감 시한이 지났는데, 유럽 국가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2일로 마감 시한을 넘기면서 영국에서 가장 먼저 후안 과이도 의장을 베네수엘라의 임시 대통령으로 공식 인정한다는 발표가 나왔고요. 이어서 스페인과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덴마크, 네덜란드 등 유럽의 주요 국가들이 과이도 의장을 베네수엘라의 임시 대통령으로 공식 인정했습니다. 한편 중남미 13개국과 캐나다로 구성된 '리마' 그룹은 4일, 오타와에서 베네수엘라 재선거 방안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국제사회가 이렇게 마두로 정권을 인정하지 않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해 5월에 실시된 대통령 선거에서 약 68%의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는데요. 하지만 주요 야당 후보들이 선거에 불참하고, 정부가 선심성 공략으로 표를 매수했다는 부정 선거 논란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특히 마두로 대통령은 2015년 치러진 총선에서 야권 연합이 승리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인정하지 않고 친정부 인사들로 구성된 '제헌의회'를 만들고 국회를 무력화해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아왔습니다.

진행자) 현재 마두로 정권을 인정하는 나라들은 어떤 나라들입니까?

기자) 미주 대륙에서는 쿠바와 니카라과, 볼리비아 등이고요. 러시아와 중국, 이란, 시리아, 터키 등이 마두로 정권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앞서 유럽국가들은 대선 재실시를 요구했지만 마두로 정권이 마감 시한을 넘기자, 과이도 의장을 인정하기로 한 겁니다.

진행자) 주말에는 베네수엘라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도 있었다고요.

기자) 네, 주말인 2일에도 수도 카라카스 등 베네수엘라 곳곳에서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는데요. 약 10만 명이 운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왼쪽)이 3일 아랍에미리트 수도 아부다비 국제공항에 도착해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알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자의 영접을 받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왼쪽)이 3일 아랍에미리트 수도 아부다비 국제공항에 도착해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알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자의 영접을 받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프란치스코 로마 가톨릭 교황이 아랍에미리트를 방문 중이군요.

기자) 네, 프란치스코 교황이 사흘간의 일정으로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3일 저녁 아부다비 공항에 도착했는데요. 전 세계 12억 신자를 가진 로마 가톨릭교를 이끌고 있는 교황이 이슬람교의 발상지인 아라비아반도를 방문한 것은 로마 가톨릭 역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진행자) 아랍에미리트 정부도 그에 걸맞게 교황을 성대하게 맞이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교황은 4일 대통령 궁에서 열린 환영식을 시작으로 공식 일정에 들어갔는데요. 아랍에미리트 정부는 붉은 카펫을 깔고, 의장대 도열과 군악대 연주로 교황을 맞았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아랍에미리트 7개 토후국 군주와 귀족들이 대부분 참여했습니다. 아랍에미리트 정부는 또 4일 하루 동안 각급 학교에 휴교령을 내려 교황의 방문을 경축하고 있습니다. 앞서 교황이 도착한 공항에는 아랍에미리트의 국가원수라고 할 수 있는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자를 비롯한 여러 UAE 장관들과 종교 지도자들이 직접 나가 교황을 환영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프란치스코 교황이 왜 아랍에미리트를 방문한 겁니까?

기자) 종교 간의 화해와 협력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4일 아랍에미리트에서 이슬람과 가톨릭, 기독교 등 종교 간 교류 촉진을 위한 국제회의가 열리는데요. 교황은 이 회의에서 연설할 예정입니다. 교황은 5일까지 아랍에미리트에서 머물면서, 아랍에미리트 정치 지도자들과 이슬람교의 원로 지도자들을 만나고, 대규모 미사도 집전할 예정입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번 아랍에미리트 방문 중 예멘 사태를 비롯한 민감한 국제 현안에 대해 언급할 지도 주목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랍에미리트도 예멘 내전에 깊이 관여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아랍에미리트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끄는 아랍동맹국의 주축으로 활동하면서, 예멘 반군과 싸우고 있는데요.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부다비로 출발하기에 앞서 예멘 사태를 언급하면서, 당사국과 국제사회가 휴전협정을 시급히 준수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예멘 정부군과 반군은 지난해 12월 스웨덴에서 휴전 협정에 전격 합의했는데요. 하지만 휴전 합의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교황이 이번 방문 중 대규모 미사를 집전할 예정이라고 했는데요. 그런데 아랍에미리트에 가톨릭 신자들이 있습니까?

기자) 아랍에미리트는 7개의 토후국으로 구성돼 있는데요. 이슬람교가 국교이긴 하지만, 이주민을 중심으로 힌두교나 기독교 등이 들어와 있고요. 카타르, 오만과 함께 기독교 설립이 허용된 나라 중의 하나입니다. 현재 가톨릭 인구는 필리핀 이민자들을 포함해 약 100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는데요. 교황이 집전하는 미사에는 인근 국가 가톨릭 신자들까지 약 13만5천 명이 참석할 전망입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아랍에미리트 방문을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역사적인 사건이라며 환영하고 있습니다.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은 트위터에 "교황의 UAE 방문은 종교의 자유를 위한 역사적인 순간"이라면서 아라비아반도에서 교황이 처음으로 집전하는 미사는 두 종교 사이의 평화와 이해를 증진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프란치스코 교황, 지난 2013년 즉위한 이래 국제 문제에 깊은 관심을 보이면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올해도 해외 순방 일정이 잡혀 있겠죠?

기자) 교황청에 따르면 교황은 한 해 보통 3~4차례 해외 순방을 하는데요. 지난달 열린 '세계 청년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파나마를 방문했고요. 이번 아랍에미리트 방문에 이어 3월에는 모로코를 방문할 예정입니다. 교황은 또 지난해 일본 방문을 희망한다고 말했는데요. 지난달 세계 청년대회 참석차 파나마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오는 11월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피유쉬 고얄 인도 재무장관 직무대행이 지난 1일 인도 뉴델리의 의회에 2019-2020회계연도 예산안이 든 서류가방을 들고 도착했다.
피유쉬 고얄 인도 재무장관 직무대행이 지난 1일 인도 뉴델리의 의회에 2019-2020회계연도 예산안이 든 서류가방을 들고 도착했다.

진행자) 인도 정부가 새해 예산안을 공개했군요?

기자) 네. 피유쉬 고얄 인도 재무장관 직무대행이 지난 1일, 연방 하원에서 2019-2020 회계연도 예산안을 발표했습니다. 인도 정부 회계연도는 매년 4월에 바뀌는데요. 올해는 4~5월에 총선이 예정돼 있어서, 새로 돈을 쓰게되는 분야에 특히 관심이 쏠렸습니다.

진행자) 어디에 새로 돈을 쓰겠다고 했습니까?

기자) 두 가지 중점 분야를 제시했습니다. 먼저, 철도와 도로를 비롯한 사회간접자본(SOC) 확충에 자금 투입을 늘리는데요. 경기 부양 목적입니다. 두 번째, 주민 생활 지원 자금을 대규모 편성했는데요. 농민과 도시 하층민에서부터 중산층까지, 골고루 혜택을 예고했습니다. “모든 국민의 삶의 질이 향상되는 토대를 마련"하는 게 새 예산안의 목표라고, 고얄 장관은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저소득층 지원 예산,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농업지원대책이 핵심입니다. 경작 면적이 2hr 미만인 영세 농민들에게 연간 6천 루피(미화 약 85달러)를 ‘기본 소득’ 개념으로 지급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인도에선 최근 몇 년 동안 농산품 가격이 많이 내려가서, 농민 소득 감소에 대한 불만이 높았습니다.

진행자) 그 다음으로 주목되는 내용은 뭡니까?

기자) 다음은 저소득 근로자 지원 계획입니다. 1억 명에 달하는 하층 노동인구가 국민연금을 성실히 납입했을 경우, 60세가 되면, 매달 3천 루피(40달러) 연금을 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고얄 장관은 말했는데요. 인력거 끄는 사람이나 가사 도우미, 구두 수선업자, 폐품 수집인 같이, 노조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혜택을 볼 것으로 인도 정부는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중산층에 대한 혜택도 제시했다고 하셨죠?

기자) 네. 중산층은 세금을 많이 줄여주기로 했습니다. 약 3천만 명 대상으로 알려졌는데요. 연 소득이 50만 루피(7천 달러) 미만인 사람은 세금을 돌려주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런 예산안이 논란을 빚고 있다고요?

기자) 네. 선거를 앞둔 시점에 정부가 선심성 정책을 남발하고 있다고 야권에서 비난하고 있습니다. 야당 중진 샤시 타루르 의원이 유력영자지 ‘인디아 타임스’에 기고했는데요. 농업지원 대책의 두 가지를 문제점을 짚었습니다. 먼저, 연 6천 루피(85달러)를 ‘기본 소득’으로 주겠다면, 매달 500 루피(7달러)꼴인데, 이걸로 농민들이 존중 받고 사는데 얼마나 도움이 되겠냐고 비판했고요. 또 하나 문제는 인도 정부가 이 정도 예산을 집행하기에 버겁다는 부분입니다.

진행자) 인도 정부가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한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1인당 연 6천 루피(85달러)가 얼마 안 되는 돈 같지만, 인도 인구가 워낙 많은 만큼, 대상 농민들도 막대한 규모입니다. 1억2천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는데요. 줄잡아 7천500억 루피(105억 달러)를 집행해야 됩니다. 인도 경기가 아무리 좋다 해도, 이렇게 큰돈은 정부 재정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타루르 의원은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정부는 이런 지적에 대해 뭐라고 합니까?

기자) 부담이 된다는 점은 인도 정부도 인정합니다. 이번에 공개한 예산안을 실제 집행하면, 재정 적자가 현재 목표치인 3.3%에서, 앞으로 3.4%로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인도 정부가 이번에 공개한 예산안을 실제 집행 안 할 수도 있는 건가요?

기자) 네. 이번에 공개한 것은 말 그대로 예산 ‘안’입니다. 앞으로 의회의 예산 심사를 거쳐야 하는데요. 예산이 확정되는 시점은 총선 이후입니다.

진행자) 외부에서는 이런 논란을 어떻게 봅니까?

기자) 총선 승리가 급한 나렌드라 모디 정부가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예산'을 내놨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평가했습니다. 인도 야당의 비판과 같은 맥락인데요. 국제 경제에 미칠 악영향도 일각에서 우려합니다. 인도는 2000년대 이후 고속 경제 성장을 지속한 ‘브릭스(BRICS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의 일원이기 때문에, 재정 적자가 늘어나면 많은 나라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러시아 외무장관이 군비통제에 관해 미국을 비난했다고요?

기자) 네. “미국이 군비통제 체계 전체를 파괴하기로 결정했다. 매우 유감스럽다”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4일 기자들에게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 국제 안보 질서에 “새로운 시대(new era)가 시작됐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새로운 시대’가 시작됐다는 게 무슨 뜻인가요?

기자)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이 사실상 효력을 잃은 것을 그렇게 말한 겁니다. 미국은 지난 2일부로 INF 이행을 중단한다고,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이 전날(1일) 발표했고요. 다음 날(2일) 러시아에서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같은 조치를 국방부와 외무부에 명령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러시아가 잇따라 이행을 중단한 INF, 어떤 조약입니까?

기자) 30여 년 전에 미국과 소련이 맺은 조약입니다. 1987년 로널드 레이건 당시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워싱턴에서 공동 서명하고, 이듬해 발효됐는데요. 사거리 500km부터 5천500km까지 중거리 지상발사 순항(크루즈) 미사일을 개발하지도, 시험하지도, 배치· 운용하지도 않기로 한 약속입니다.

진행자) 중거리 미사일을 통제하는 이 조약이 어떤 의미가 있나요?

기자) 핵탄두를 실어 나를 수 있는 수단을 억제하는 조치입니다. 체재 경쟁과 함께 군비 경쟁을 벌이던 동· 서 진영이 서로를 핵 공격 하지 않겠다는, ‘냉전 해체’의 핵심으로 평가됐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러 두 나라가 이제 와서 이행을 중단한 이유는 뭐죠?

기자) 러시아가 근래 개발해 실전 배치한 ‘9M729’ 미사일 때문입니다. ‘SSC-8’이라고도 부르는 최신 기종인데요. 이전 러시아 주력 미사일을 개량했습니다. 핵탄두를 탑재하고 중장거리를 비행할 능력을 갖춘 것으로 미군과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가 파악하고 있는데요. 유럽 주요국가 사정권에 대대급 운용부대를 둔 지가 6년 정도 됐다고, 미 국방부와 국무부는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9M729 미사일을 개발해서 INF를 위반했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정부는 이 미사일을 개발, 배치하고 운용하는 게 INF 위반이라고 러시아 측에 30차례 이상 통보했는데요. 러시아는 관련 사실에 부인으로 일관해왔다고 폼페오 장관이 1일 설명했습니다. 이 때문에 수많은 유럽 주민들은 물론이고, 미국인들도 위험에 처해있어서, 조약을 유지할 수 없는 형편이라고 폼페오 장관은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러시아에 책임을 물으며 중단을 선언했는데, 러시아가 INF를 중단한 근거는 뭔가요?

기자) 같은 행동으로 응수한 겁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이 INF를 깰 경우 상응 조치를 하겠다고 앞서 여러 차례 말했는데요. 결국 미국이 INF를 허물기 때문에, 러시아도 맞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2일 크렘린궁이 현지 매체들에 밝혔습니다. 이날 푸틴 대통령은 즉각 새로운 미사일 시스템을 개발하라고 러시아 국방부에 명령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미국의 책임이라고 보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 외무부는 오히려, 미국과 나토 동맹들이 INF를 위반하고 있다고 4일 주장했는데요. “나토 회원국들이 ‘MK-41’ 미사일을 잇따라 실전 배치하고 있다”고 이날 성명을 내서, 지적했습니다. MK-41은 미국의 미사일방어(MD) 구상 주력 무기 중 하나인데요. 앞서 루마니아에 설치했고, 폴란드에도 곧 전개할 예정입니다. 나토의 이 같은 움직임이 “INF 파괴의 직접 책임”이라고, 러시아 외무부는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되면, 냉전 시대로 돌아가서 미-러 양측이 군비 경쟁하게 되는 게 아닌가요?

기자) 그런 우려가 국제사회 일각에서 있었는데요. “새로운 냉전을 이야기할 때는 아닌 것 같다”고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4일 말했습니다. 러시아는 군비 경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는데요. 하지만, 미국이 INF를 허문 결과로 생긴 안보 위협에는 군사적, 기술적 수단을 동원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INF 두 당사국이 이행 중단을 선언했는데, 앞으로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앞으로 반년에 INF의 운명이 걸려있습니다. 폼페오 장관은 INF 파기 절차를 규정한, 이 조약 ‘15조’를 6개월간 진행한다고 1일 말했는데요. 그 동안 러시아가 INF 위반 미사일과 발사대, 관련 장비들 전량 폐기하고, 검증 받으라고 촉구했습니다. 그러지 않으면 INF는 최종 파기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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