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에서 이뤄지는 미-북 실무협상에서는 2차 정상회담에 담을 핵 목록 제출 합의 등 구체적인 북한의 비핵화 조치들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본질적인 핵무기 처리 문제는 제대로 다뤄지지 않은 만큼 분명한 진전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평양으로 들어가 벌이는 실무협상은 2차 미-북 정상회담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워싱턴 DC에 있는 우드로 윌슨센터에서 5일 열린 토론회에 참석한 진 리 윌슨센터 한국 국장은 미북 실무협상에서 구체적인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합의돼야 2차 미-북 정상회담의 성공으로 연결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진 리 국장] “He’s really got to nail them down on what those steps are going to be. We don’t want us to going into the summit from this top down level and the two leaders deciding what they’re going to do without anything prepared in advance. Because that will be KJU’s advantage.”
비건 특별대표는 실무협상에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들이 무엇인지 못을 박아야 하며, 사전 준비 없이 두 정상이 만나 결정을 내리는 일은 없어야 하고 만일 그럴 경우 김정은에게만 이득이 될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진 리 국장은 이어 북한이 원하고 있는 것은 제재 해제와 경제 지원, 평화조약이라면서 미국은 항상 이런 카드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비건 대표를 평양으로 초청한 것은 좋은 신호라고 분석했습니다.
미 국방장관실 한반도 선임자문관을 역임했던 밴 잭슨 뉴질랜드 빅토리아대학 교수는 북한의 근본적인 위협 요인들은 2년전 전쟁 위기가 고조됐을 때와 비교해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현재도 북한의 핵 미사일은 여전히 실질적 위협이라면서 구체적인 사항들이 합의돼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밴 잭슨 교수] “The number, disposition, operationality, location of N K nuclear warheads and missiles. That’s what US policy community is concerned about, that’s what actually threatens the US potentially. What’s happening with that? Answer is nothing.”
북한의 핵탄두와 미사일의 숫자, 배치, 운용 여부, 위치 등이 다뤄져야 하고, 이런 사안들이 미국 정책 입안자들이 우려하고 있는 미국에 대한 실질적 위협인데 이 부분에 전혀 진전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잭슨 교수는 그러면서 지금 미-북 간 논의되고 있는 영변 핵시설 해체와 국제 사찰은 미국에 대한 직접적 위협 요소가 아니라면서 핵 미사일 해체를 위한 실질적 진전을 강조했습니다.
반면 미-북 정상이 ‘탑다운’ 형식으로 협상을 끌고 가기 때문에 실무진의 역할에는 한계가 있어 이번 실무회담은 정상회담 준비에 집중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습니다.
[녹취:덴마크 국장] “Biegun is going to Pyongyang not to figure out the technical details but rather to set up the summit in which the real negotiations can then take place.”
윌슨센터의 아브라함 덴마크 아시아 국장은 비건 특별대표가 평양으로 들어가는 것은 기술적인 세부사항 파악 보다는 본격적인 협상이 진행될 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해서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과 북한은 오랫동안 비핵화 협상을 벌여왔기 때문에 서로가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고 있으며 단지 누가 먼저 움직이느냐는 ‘순서의 문제’라고 지적하고, 2차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북한 보다 더 큰 양보를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밴 잭슨 빅토리아대 교수는 이날 토론회에서 자신의 새로운 저서 “트럼프, 김, 핵전쟁 위협”을 소개하면서 2017년 당시 미국과 북한 사이에 전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았고 미국의 예방적 북한 핵 제거, 또는 의도치 않은 갈등 고조와 오판으로 전쟁이 일어날 수 있었다고 분석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