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문가들은 약 열흘 뒤 워싱턴에서 개최될 미-한 정상회담에서 북한 문제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다만 남북관계 개선과 대북 제재에 대한 두 나라 사이의 간극이 여전해 조율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미 전직 관리들은 오는 11일 열리는 미-한 정상회담에서 ‘대북 제재’가 핵심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 핵 특사는 29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하노이 회담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했음에도, 문 대통령은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제재 완화에 동의해 주기 바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갈루치 전 특사] “President Moon would like to have President Trump agrees with that so the Republic of Korea could go on with relationship with the North, notwithstanding the inability of Chairman Kim and the President Trump made a deal in Hanoi.”
갈루치 전 특사는 문 대통령이 미국과 북한을 잇는 ‘브로커’ 역할에 성공하기 위해 적극적이었지만 미-북 대화는 관계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했고, 북한이 미국, 한국과 각각 갖는 대조적인 관계는 더욱 극명해졌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차이는 미-한 동맹을 점점 더 압박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갈루치 전 특사] “However, as time goes on, the US and the North’s direct talks failed to improve their relationship. Then the contrast between North Korean relationship with the US and it’s relationship with South Korea becomes more and more stark. And it puts more and more pressure on the alliance.”
북 핵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는 워싱턴을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과의 협상을 포기하지 말 것을 당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힐 전 차관보는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진전을 이루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하면서 제재 이행의 중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힐 전 차관보] “President Moon, he will encourage the President not to give up on negotiation. And I am sure the President will say something like, well, sometimes, it’s not possible to move forward, we have to be serious about sanctions.”
대북 제재의 이행을 놓고 두 정상이 이견을 드러낼 수 있음을 시사한 겁니다.
갈루치 전 특사도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이 제재 문제로 불만족스럽게 회담장을 나올 수 있다고 관측했습니다.
[녹취: 갈루치 전 특사] “If President Trump shows no sympathy for the situation the South is put in, and not to take anything is not interested in the Pressure on President Moon domestically, to move ahead with a grouping of relations with the North, then it can be a pretty rocky meeting and they can go away unhappy.”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이 처한 상황에 대해 일절 공감하지 않고, 한국 내에서 문 대통령에게 가해지는 남북관계 개선 압박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을 경우 이번 정상회담은 매우 험난하고 불만족스러운 자리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스티븐 노퍼 코리아 소사이어티 부회장은 북한이 신고와 검증의 진전과 관련해 뭔가 거래를 할 경우 일부 제재를 완화할 여지가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따라서 두 나라는 동맹으로서 어떤 제재를 완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공통분모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노퍼 부회장] “There may be room for some sanctions release based on certain tradeoffs by the North Koreans in terms of declarations or verification progress. So what they will do is try to strike at some common ground as allies on what sanctions might be permissible.”
특히 미국은 남북관계 개선 명목의 제재 완화에 대해서는 수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에 대한 한국의 조언을 청취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대형 제재들은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확고한 지지를 얻고 있는 만큼, 제재 완화는 제한된 부문에 국한될 것이라며 비핵화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대규모 제재 완화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한 두 정상이 중국에 대한 압박 방안을 조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이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 핵 협상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 아니면 난관에 봉착한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면서 중국 역할론을 거론했습니다.
[녹취: 와일더 선임보좌관] “It’s terribly important to get the Chinese to agree with us. They have far more influence on the North and the South Korea. And I am very curious to know what Mr. Biegun’s meeting has resulted in Beijing”
와일더 전 보좌관은 북한 문제에 있어 남북한 모두에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는 중국이 동의하도록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지난 주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중 결과가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미-한 정상은 중국이 어느 정도 대북 압박을 가하고 있는지 깊게 논의할 것이라며, 중국을 압박할 방안을 모색하는 데 있어 양국이 공조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