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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적 의심 선박 선주·관련기관 해명 나서...한국 “추가 선박 1척 조사 중”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가 12일 공개한 연례보고서는 북한과의 환적에 연루된 것으로 보이는 선박들의 해상 불법활동을 보여주는 사진을 첨부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가 12일 공개한 연례보고서는 북한과의 환적에 연루된 것으로 보이는 선박들의 해상 불법활동을 보여주는 사진을 첨부했다.

공해상에서 북한 선박들과 환적을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선주와 관련 기관들이 해명에 나섰습니다. 한국 정부는 기존에 알려진 억류 선박 외에 추가로 1척에 대한 조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불법 해상 환적 혐의를 받고 있는 한국 선박 2척을 관리 중인 ‘한국선급’은 해당 선박에 대한 당국의 조치를 기다리고 있으며, 이에 따라 규정된 절차를 통해 선급 등록 취소 여부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선급’은 5일 최근 논란이 된 ‘피파이어니어’ 호와 ‘루니스’ 호에 대한 처리 여부를 묻는 VOA의 질문에 “한국선급은 유엔 대북제재와 관련한 사항을 충실히 수행하고 이행하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습니다.

다만 “한국선급을 포함한 모든 선급단체들은 선박의 안전과 해양환경 보호 등을 위한 선박의 검사를 행하는 단체”라며 “선주가 수행하는 선박의 운항이나 화물선적 등을 관리, 감독하는 국가기관은 아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해상에서 벌어지는 각종 위법사항에 대해 선급이 자체적인 수사나 첩보 수집을 통해 사실 여부를 알 수 없으며, 따라서 관련국 정부로부터 통보나 지침을 받는 경우에 한해 선급 등록 취소 등을 결정한다는 설명입니다.

선급단체는 선박의 등급을 정하고, 안전 검사를 실시하는 역할을 하는 기구로, 선박들은 이를 토대로 해상보험에 가입하고 화주로부터 신용을 얻을 수 있게 됩니다. 통상 한국 선박들은 한국선급에 등록돼 운항하고 있습니다.

앞서 미 재무부는 지난달 21일 국무부와 해안경비대와 합동으로 대북 해상거래 주의보를 갱신하면서 한국 선박 루니스 호를 포함한 18척을 불법 환적 가능성이 있는 선박으로 지목한 바 있습니다.

또 다른 한국선박 피파이어니어 호는 북한 선박에게 정제유를 건넸다는 미국 측 첩보에 따라 지난해 10월부터 한국 정부에 억류된 상태입니다.

VOA는 피 파이어니어 호의 선주가 루니스 호를 빌려 운항했던 한국의 D사와 동일하다는 사실을 확인해 지난 3일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D사 관계자는 5일 VOA에 이들 두 선박들의 영업 행위는 선박을 용선, 즉 빌려간 용선주의 책임과 권한 하에 이뤄진 것”이라며, 자신들은 용선주로부터 일당으로 용선료를 받았을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이들 선박들이 동중국해에서 오랜 기간 머무른 데 대해 “해당 지역은 다른 많은 선박들이 해상에서 어선이나 바지선들에게 정상적으로 화물을 판매하고 있는 지역으로 알고 있다”며 “이미 미국과 일본, 호주 등 많은 국가의 감시선들이 감시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영업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워낙 많은 선박들이 화물을 받으러 오는 상황에서 북한 선박들이 그 틈에 숨어 접근을 시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용선주 역시 (북한) 선박들을 걸러내기 위해 이전보다 더 심혈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고 있고 자신들 역시 선원들을 교육시켜 문제가 되는 선박이 접근시 접선 거부와 신고를 하도록 조치해 왔다고 덧붙였습니다.

해당 선박들이 한국 당국에 목적지로 신고한 항구에 기항 흔적을 남기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해명했습니다.

“바다 위에서 화물을 푸는 작업을 하는 특성상 항구를 정할 수 없어 해당 해상 지역에서 가깝고 잘 알려진 항구 중 하나를 목적지로 신고해 왔지만, 이번 경우처럼 오해가 발생해 어느 시점부터 ‘해상 구역(Ocean District)’ 변경 기재하고 있다는 내용을 (용선주로부터) 전달받았다”는 주장입니다.

앞서 이들 선박들은 한국 항구를 출발하면서 싱가포르와 베트남 등을 기항지로 신고했지만, 대부분 실제 기항하지 않은 채 공해상에 머물다 되돌아 온 항적을 남긴 바 있습니다.

한국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냈던 유기준 의원은 지난 2일 VOA에 이런 허점에 대한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유 의원은 “루니스 호가 2017년 이후 한국에서 총 27차례에 걸쳐 정유제품 16만5천400t을 싣고 나갔다”면서 “이 중 울산에서 출항한 5차례 중 4차례는 출항 시 차항지를 해상구역(Ocean District)으로 신고해 항만운영시스템상으로 과연 이 제품들이 어디로 흘러갔는지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었습니다.

VOA는 한국 해양수산부에 선박들의 목적지 허위기재가 관행처럼 이뤄지는 게 아니냐는 질문을 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습니다.

D사 관계자는 피 파이어니어 호의 경우 수백 건의 화물판매 중 단 한 번의 거래가 의심된다는 설명을 관계 당국으로부터 들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피 파이어니어 호의 문제가 불거진 직후 루니스 호의 용선주를 변경했다고 덧붙였습니다.

VOA는 D사 측에 피 파이어니어 호를 용선한 업체와 루니스 호의 새로운 용선주를 문의한 상태로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국 외교부는 5일 이번 사안에 대해 “한국 정부는 루니스 호를 계속 예의주시해 오고 있다”며 “관계기관에서 (루니스 호가) 입항시마다 검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한국 선박들의 환적에 대한 방지 대책에 대해 “안보리 결의의 충실한 이행을 위해 관계부처에서 관련 업계를 통해 대북제재 관련 사안을 지속 안내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한국 정부는 대북제재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라이트하우스 윈모어 호와 코티 호, 탤런트 에이스 호, 피 파이어니어 호, 캐트린 호 등 5척을 억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외교부는 공식적으로 출항보류 중인 선박은 4척이라면서 나머지 1척은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토대로 볼 때 추가 억류 선박으로 알려졌던 캐트린 호는 2개월째 부산항에 발이 묶여 있지만, 공식적으론 조사를 받고 있는 상태로 추정됩니다.

이런 가운데 외교부는 별도로 또 다른 선박 1척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한국 정부에 억류된 선박은 최대 6척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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