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가 최근 발표한 35개의 '납치·인질 위험국'에 북한이 포함되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는데요, 국무부는 북한이 "정부에 의한 임의 구금"에 대한 우려가 있는 지역으로 분류돼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국무부가 최근 발표한 '납치·인질 위험국(K)'에 포함되지 않은 이유는 '정부에 의한 임의 구금 위험 지역'으로 이미 분류돼 있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국무부 관계자는 11일 북한이 국무부 여행주의보 'K' 그룹에 포함되지 않는 이유를 묻는 VOA에 질문에, "국무부는 외국 정부에 의한 임의 구금 행태를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런 위험성을 여행주의보에서 'O' 위험 지표를 통해 분명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무부는 그러면서 반복적이고 공개적으로 "이런 개탄스러운 행태를 멈출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해 12월 19일이 최종 갱신일로 표시된 북한 여행주의보에는 'O' 지표와 함께 "미국민에 대한 장기 구금과 체포 위험이 심각하다"며 "여행하지 말 것"이라는 설명이 포함돼 있습니다.
그러나 국무부가 지난 9일 납치와 인질 위험성을 나타내는 새로운 'K 지표'를 도입하면서 35개 국가를 지목했지만, 북한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특히 여행금지 지역인 4등급으로 분류된 13개 국가 가운데 북한만 'K 국가'에 포함되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국무부 관계자는 최근 새롭게 발표한 'K 지표'와 북한에 해당하는 'O' 지표와의 차이점을 명확히 설명했습니다.
[국무부 관계자] "The Department assigns a “K” indicator for countries in which criminal or terrorist individuals or groups have threatened to and/or have seized or detained and threatened to kill, injure or continue to detain individuals in order to compel a third party (including a governmental organization) to do or abstain from doing something as a condition of release. "
K 지표는 범죄·테러분자나 조직이 개인을 붙잡아 살해나 상해 등을 위협하면서 정부 기관을 포함한 제3자에게 석방 조건으로 특정 행위를 강요하는 행태가 일어나는 나라에 부여된다는 겁니다.
미 정부가 미국인의 북한 여행과 관련해 '납치와 인질' 문제보다 "정부에 의한 임의 구금'을 더욱 심각하게 여기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또 VOA가 국무부 여행주의보를 확인한 결과, 북한과 함께 당국에 의한 임의 구금과 관련해 미국 등 서방 국가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는 중국도 'K' 지표 없이 'O' 지표만 표시됐습니다. 더불어 "미-중 이중 국적자에 대한 당국의 임의 법 집행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한편 국무부 관계자는 'K 그룹에 북한이 배제된 것이 최근 미-북 외교와 관련이 있느냐'는 질문에, 여행주의보 작성을 위한 분석은 상대국과의 정치적, 경제적 고려 없이 진행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여행주의보 작성을 위해 일련의 요건과 기준을 따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위해 범죄 통계, 공개 자료, 정부 소식통을 통해 취합되는 정보, 해외 주재 미국 대사관과 영사관의 평가, 외국 정부의 보고서 등 다양한 자료를 활용하고 있다고 국무부는 설명했습니다.
국무부는 그동안 테러(Terrorism) 가능성이 있는 국가에는 'T', 범죄(Crime) 위험성이 있는 국가에는 'C', 자연재해(Natural disaster) 우려에는 'N' 지표를 별도로 표기해 위험성을 알려왔습니다.
미국 정부는 오토 웜비어 사망 이후 2017년 9월부터 북한을 여행금지 국가로 지정해왔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