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북한 비핵화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이번 주 러시아를 방문합니다. '북-러 정상회담 임박설' 등 최근 북한과 러시아의 왕래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이뤄져 주목됩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북한 비핵화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이번 주 러시아를 방문할 계획입니다.
국무부는 16일 보도자료에서 "비건 특별대표가 러시아 당국자들과 만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 가능한 북한의 비핵화(FFVD) 증진을 위한 노력을 논의하기 위해 17~18일 모스크바를 방문한다"고 밝혔습니다.
비건 대표가 러시아를 방문하는 것은 지난해 10월 대북정책 특별대표로서 처음 모스크바를 찾은 이후 6개월 만입니다.
비건 대표는 이번 방문을 통해 러시아 측에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결렬 이후 미-북 상황을 설명하고, 비핵화를 위한 대북 제재 이행을 당부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해 "러시아가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도움을 줬다"면서 러시아에 감사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은 그동안 러시아가 선박 간 환적 방식으로 북한과의 석유 거래에 관여하고 있다고 지적해왔습니다.
또 러시아는 중국 다음으로 가장 많은 북한 노동자가 일하고 있습니다.
최근 북한은 평양을 방문한 러시아 하원 대표단에 러시아에서 일하는 자국 노동자들이 계속 잔류하기를 바란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지난해 12월 러시아 노동·사회안전부의 맥심 토피린 장관은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에 따라 올해 말까지 북한 노동자를 모두 송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러시아는 지난해 1차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이후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를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그런 만큼 비건 특별대표는 이번 모스크바 방문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유엔 안보리 결의 이행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이후 비건 대표는 유엔 안보리 회원국 대표들을 만나고, 영국 런던을 찾아 영국, 프랑스 독일 등 3개국과 북한의 FFVD 진전을 위한 공조 방안을 논의한 바 있습니다. 이어 지난달 24∼27일에는 중국을 방문했습니다.
한편 비건 대표의 이번 모스크바 방문이 최근 김정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가능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이뤄지는 점도 주목됩니다.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15일 '북-러 정상회담 가능성'과 관련해 "회담이 준비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북-러 정상회담 가능성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제기돼왔지만, 의전 책임자인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러시아를 방문하면서 김 위원장의 방러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그런 만큼 비건 대표가 러시아 측과 '북-러 정상회담'과 관련해서도 논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러시아 외무부는 비건 특별대표의 방문 계획과 관련해 아직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