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를 잘 이행하고 있다는 국제기구의 평가 보고서가 공개됐습니다. 대북제재 이행에만 몰두하느라 이란 제재 문제에는 경각심이 부족한 상태라는 지적까지 나왔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국제기구인 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중국 정부의 대북제재 이행 노력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는 17일 발표한 중국 정부에 대한 ‘상호 평가 보고서(Mutual Evaluation Report)’에서 “중국 당국이 확산 금융과 관련된 ‘정밀(targeted) 금융 제재’에 대한 포괄적인 법적 체계를 갖추겠다는 높은 수준의 정치적 약속을 표명했다”며 “이는 긍정적인 조치”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의 기준엔 적용되지 않지만, 중국은 북한과 관련된 유엔안보리 결의의 다른 측면들에 대한 조치들을 취했다고 명시했습니다.
특히 이러한 조치들은 중국이 확산 금융에 대응하는 데 있어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확산 금융(PF)은 핵과 미사일, 화학무기 등의 제조, 획득, 소유, 개발, 수출, 이전, 비축 등에 이용되는 자금 제공이나 금융 서비스 일체를 가리킵니다.
전 세계 자금세탁과 테러자금 문제 등을 관장하는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는 각 국가에 대한 상호 평가 보고서의 항목 중 하나로 확산 금융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평가 보고서는 중국인민은행이 대량살상무기의 확산 금융과 관련된 유엔 안보리의 정밀 금융 제재 이행을 위한 일반적인 법률과 운영 체계가 없는 상황에서도, 금융 부문에 대한 북한 관련 요건을 이행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2017년 자금 동결 조건이 포함된 중국인민은행의 공고문이 발표된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아울러 중국인민은행은 중국 내 은행들의 관련 법규 이행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며, 여기에는 은행들에 대한 교육과 선별된 은행들이 유엔 안보리 결의와 관련된 전체 데이터베이스를 검토하도록 하는 것 등이 포함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이런 검토 작업이 이뤄진 2017년 5월과 2018년 5월, 은행들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가 지목한 제재 대상과 연결됐을 수 있는 미공개 계좌와 거래 등을 밝혀냈다고 강조했습니다.
중국 정부의 확산 금융과 관련한 조치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만 내려진 건 아닙니다. 특히 북한 문제에 치중하느라 이란 문제가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는 “이란과 관련된 (정밀 금융) 제재에 대한 인식부족이 있는 상황에서 중국 당국과 개별 기관들이 사실상 북한에만 집중을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중국은 정밀 금융 제재와 관련해 북한에 맞춰진 초점을 좀 더 넓힐 필요가 있다고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는 조언했습니다.
북한의 최대 무역국인 중국은 2017년부터 대북제재 이행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 관측돼 왔습니다.
중국 상무부는 북한의 석탄 등 광물과 섬유제품에 대한 전면 수입금지를 명령한 공고문을 잇따라 발표했으며, 중국 국가외국전가국과 교통부도 각각 공고문을 통해 북한 노동자의 허가를 금지하고, 제재 대상인 북한 선박의 입항을 금지했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북한의 대중국 수출액은 2억1천320만 달러로 2016년 25억3천만 달러의 10분의 1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대중 수입액 역시 22억1천814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도의 32억 달러보다 약 10억달러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앞서 전문가들도 2017년부터 본격화된 대북제재의 영향으로 북한과 중국의 무역액이 크게 감소했다고 분석했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