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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주요 언론 “김정은-푸틴 만남, 미국에 ‘북한 다른 옵션 있다’는 신호 보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5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회담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5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회담했다.

미국 주요 언론들은 북-러 정상회담에 대해, 미-북 비핵화 협상에서 북한이 다른 옵션도 있다는 메시지를 미국에 던졌다고 분석했습니다. 언론들은 특히 푸틴 대통령의 북한 체제보장과 6자회담 재개 발언에 주목했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행정부가 반대하는 제재 완화와 점진적인 비핵화 접근법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넓히려는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과 만났다는 데 주목했습니다.

또 김 위원장이 실패로 끝난 하노이 2차 미-북 정상회담 이후 처음으로 찾은 곳이 러시아였다는 점에도 의미를 뒀습니다.

신문은 “러시아와 중국은 이미 김정은이 바라는 단계적 핵 군축과 제재 완화에 대해 지지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며 “이번 북-러 정상회담이 강조하려고 의도했던 부분으로 보인다”고 풀이했습니다.

또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과 만남으로써 하노이 회담 이후에도 ‘글로벌 플레이어’로서의 자신의 이미지를 북한 내부에 재확인하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직접 외교가 비틀거린 이후에도 외교적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는 신호를 미국에 보내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6자회담 재개 가능성을 거론한 점에도 주목했습니다.

신문은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양자 외교에 결실이 없을 것으로 결론 지을 경우, 역내 영향력을 높이고자 하는 푸틴 대통령의 야망을 이용할 수도 있다”며 “러시아는 이번 회담에서 6자회담 재개 환영 의사를 시사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전임 행정부들의 대북 접근법 실패를 거듭 강조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6자회담 재개 시도는 어떤 식으로든지 안 좋은 소식”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워싱턴 포스트’ 신문은 정상회담 직후 나온 푸틴 대통령의 ‘북한 체제보장’ 발언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신문은 “푸틴 대통령의 주장은 북한 지도자와 일대일 대화를 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과 극명하게 대조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서 안보와 제재 완화를 연계해 양방향으로 요구하려 시도하고 있다는 점을 재확인하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아울러 푸틴 대통령의 6자회담 발언을 거론하며 “김 위원장이 안보 문제에 관한 미국의 입장에 만족하지 못할 경우 다자간 대화 재개 옵션이 있다는 점을 푸틴 대통령이 대신 제기해준 것”이라고 풀이했습니다.

신문은 또 “북 핵 대화에 참여하고자 하는 러시아 입장에서 이번 정상회담은 전 세계에 러시아의 정치적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북한 입장에서는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김정은의 체면을 살려준 기회가 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의회 전문지 ‘더 힐’도 북한이 비핵화와 관련해 여러 나라들로부터 체제보장을 받아야 한다는 푸틴 대통령의 발언에 주목했습니다.

`NBC’ 방송은 “김정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은 ‘미국만 이 게임에 있는 게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는 것”이라고 보도했고, `CNBC’ 방송은 김 위원장에게 이번 회담은 “자신에게 다른 옵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데 도움이 됐다”고 분석했습니다.

반면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은 러시아가 제재 압박을 약화시키는 경제적 원조를 약속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신문은 “이번 회담은 알맹이가 약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양측은 긴밀한 관계를 약속했을 뿐, 러시아는 사실상 제재 부담을 겪고 있는 북한에 경제적 원조를 공개적으로 제안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폭스 뉴스’는 이번 회담에서 러시아는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적 노력을 약화시키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는 푸틴 대통령의 더 포괄적인 ‘파워 플랜’의 일환일 뿐이라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견해라고 보도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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