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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경제 글로벌화 앞장"...스리랑카 자폭테러 주범 사망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26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2회 일대일로 정상포럼'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26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2회 일대일로 정상포럼'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일대일로’ 추진 과정에 투명성을 높이고, 중국 경제를 더욱 개방하겠다고 시진핑 주석이 연설했습니다. 250여 명을 희생시킨 부활절 연쇄 폭탄테러 주범이 사망했다고 스리랑카 대통령이 밝혔고요. 타이완이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배제되면서, 이른바 ‘뒷문(backdoor)’으로 의학 정보들을 수집하고 있다는 소식, 이어서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일대일로’ 정상포럼에서 연설했군요?

기자) 네. “중국이 앞장서서 경제 글로벌(세계)화를 추진해 개방과 포용, 호혜, 균형, 상생 발전을 이루겠다”고 시진핑 주석이 26일 강조했습니다. 37개국 정상급을 비롯한 세계 지도자 5천여 명이 모인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 개막 연설에서 한 말인데요. ‘일대일로’ 세부 절차 진행 과정에 투명성을 담보하겠다고도 말했습니다. 시 주석의 이 같은 발언은, ‘일대일로’ 구상에 쏠린 비판을 털어내고, 관련 사업을 더 확장해나가겠다는 의미로 중국 관영 매체들이 해설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일대일로’에 쏠린 비판, 어떤 것이었죠?

기자) ‘일대일로’는 중국 주도로, 아시아에서 아프리카, 유럽까지 묶는 경제공동체를 만들겠다는 구상인데요. 참가국들의 부채가 급증하는 문제가 지난해부터 떠올랐습니다. 중국이 자금과 기술지원을 하지만, 그냥 주는 게 아니라 언젠가 갚아야 할 차관 형식이기 때문인데요. 상환 능력이 안 돼서, 완성시킨 시설물의 운영권을 중국에 빼앗기는 나라도 있었습니다. 또한 말레이시아의 경우, 철도 공사를 취소했다가, 공사비를 줄이자는 중국의 설득을 받아들인 뒤 재개 합의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일대일로’ 참가국에, 이익이 아니라 부담이 되는 경우가 있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이 자금과 기술 제공을 도구로, 저개발국가들을 ‘빚의 덫에 가둬둔다’고 CNBC를 비롯한 일부 매체들이 지적했는데요. 그래서 ‘일대일로’는 경제 공동체가 아니라, 중국의 패권 전략일 뿐이라는 전문가 평가도 잇따릅니다. 이 같은 비판을 의식한 시 주석이, 이날(26일) 연설에서 ‘투명성’과 ‘포용’, ‘호혜’, ‘균형’, ‘상생발전’ 같은 말들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되는데요. '공동 이익을 바탕으로 일대일로를 더욱 키워나가겠다'는 의지 표현을 여러 차례 반복했습니다.

진행자) 시 주석 연설에서, 그 밖에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위안화 가치를 안정시키겠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비판하는데요. 이 때문에 시장경제 국가로 인정받을 준비가 안 됐다고 지적하는 데 대한 대응으로 풀이됩니다. 환율 문제를 시스템(체계)적으로 관리해, 장기적으로 위안화가 들썩이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시 주석은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의 ‘무역전쟁’은 언급 안 했나요?

기자) 미국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습니다. ‘무역전쟁’이란 말도 없었고요. 미국과 통상마찰 중이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위급 협상 중인 상황도 일절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중국어권 매체들은, 미-중 무역전쟁에 신경 쓰지 않고, ‘일대일로’를 중심으로 경제 글로벌(세계)화를 주도하겠다는 뜻을 이날(26일) 연설 주제로 꼽았는데요. 하지만, 미국과 서방 매체들의 평가는 완전히 다른 방향입니다.

진행자) 미국과 서방 매체들의 평가는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미국의 통상 협상 요구 사항들을 사실상 모두 받아들인 연설이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해설했습니다. 그래서 현지 청중이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한 메시지가 이날 주제였다고 평가하기도 했는데요. 중국 경제 전반의 개혁작업을 설명하는데, 시 주석이 연설 상당 부분을 할애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시 주석이 밝힌 중국 경제 개혁작업,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외자 지분 소유와 독자 경영을 더 많이 허용하겠다"고 우선 강조했습니다. 외국인이 중국에서 독자법인을 세울 수 있도록 하고, 자본시장을 개방하겠다는 말인데요. 미국이 요구해온 ‘합작법인을 통한 기술이전 강요 중단’ 요구에 부합되는 내용입니다.

진행자) 또 어떤 부분의 개혁을 시 주석이 약속했나요?

기자) "시장을 왜곡하는 비합리적 규정과 보조금 등을 없애고, 시장화와 법치화를 통해 경영 환경을 보완하겠다"고도 말했습니다. 중국 국영기업들에 대한 보조금 지급 중단 역시, 미국이 꾸준히 요구해왔던 사항인데요. 또한 “외국인의 지식재산권 관련 권익 보호를 강화하고, 권리 침해 행위를 엄단하는 동시에 관세를 낮추고 비관세 장벽을 없애 중국 시장의 대문을 끊임없이 열겠다”고도 했습니다. 지재권 보호 장치도 미-중 통상협상 주요 쟁점입니다.

진행자) 미-중 통상 협상은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기자) 다음 주 미국 대표단이 베이징에 가고요, 다음 달 8일에는 중국 대표단이 워싱턴으로 오는 일정이 잡혀있습니다. 여기서 합의 사항을 다듬는 막바지 작업을 하고, 6월 말께 두 나라 정상이 만나 무역협상 타결 문서에 서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조만간 또 한 차례 미-중 정상회담이 열리겠군요?

기자) 협상이 기대대로 된다면, 그렇습니다. 정상들이 어디서 만날지는 이런저런 이야기가 많았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이 조만간 백악관을 방문할 것이라고 25일 말했습니다. 하지만, 백악관 관계자들은 시 주석 방미 일정에 대해 확인해줄 내용이 없다고 언론에 설명했습니다.

'부활절 연쇄 폭탄 테러'가 발생한 스리랑카 콜롬보 소재 성 안토니 가톨릭 교회 주변을 22일 무장한 군인이 통제하고 있다.
'부활절 연쇄 폭탄 테러'가 발생한 스리랑카 콜롬보 소재 성 안토니 가톨릭 교회 주변을 22일 무장한 군인이 통제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스리랑카에서 일어난 ‘부활절 자폭 테러’ 주범이 사망했다고요?

기자) 네. 기독교 축일인 부활주일, 지난 21일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 일대 교회와 호텔 등지에서 8차례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했습니다. 250여 명이 숨졌는데요. 사건 현장 중 한 곳에서 주범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대통령이 26일 밝혔습니다.

진행자) 사망 확인된 자폭테러 주범, 누굽니까?

기자) ‘자흐란 하심’이라는 인물인데요. “콜롬보 샹그릴라 호텔 공격 직후 숨진 사실을 군 당국으로부터 보고받았다”고 시리세나 대통령은 설명했습니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가 이번 사건 배후를 자처하고 나섰는데요. 하심은 IS가 최근 공개한 영상에도 나옵니다.

진행자) IS가 공개한 영상은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조직원 8명이, IS 지도자 아부 바르크 알바그다디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장면인데요. 모두 복면으로 얼굴을 가렸지만, 자흐란 하심만 얼굴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하심은 일행의 한 가운데 서서, 자신이 중심 인물임을 나타내고 있는데요. 다른 극단주의 단체와도 관련된 인물이라, 수사당국이 주목해왔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진행자) 하심이 IS 이외 단체에도 몸담았던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스리랑카 현지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 ‘내셔널 타우히트 자마트(NTJ)’이라는 단체인데요. 이번 사건 발생 직후, NTJ가 배후로 지목됐습니다. 하지만 “하심은 NTJ를 창설한 인물이긴 하지만, 2년 전에 제명당했다”고, 이 단체는 언론에 설명했습니다. 사건 연관성을 부인한 겁니다.

진행자) 그 밖의 용의자들은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IS와 연계된 용의자 140명을 추적 중이라고 시리세나 대통령이 밝혔습니다. 또한 현지 사법당국은 시리아와 이집트 국적 등 외국인을 포함한 76명을 구속 수사 중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대통령이 직접 수사 상황을 설명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당국의 미숙한 대응에 대한 비판 때문에, 대통령이 직접 기자회견을 열게됐다고 영국신문 가디언 등이 설명했는데요. 사건 발생 뒤 배후 조직을 잘못 짚어내고, 사망자 수도 300명 선까지 올렸다가 250여 명으로 수정하는 등 혼선이 계속됐습니다. 이 때문에 경찰청장과 국방부 차관 등 책임자들이 줄줄이 사표를 냈습니다.

진행자) 스리랑카 당국이 사건 수습을 제대로 못했다는 이야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게다가 사건 이전에, 정보 당국에 경고 신호가 접수됐다는 보도도 잇따랐는데요. 테러 모의자들을 검거했다가 풀어줬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예방할 수 있는 사건을 못 막았다는 말인데요. 하지만, 시리세나 대통령은 “관련 정보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듣지 못했다”고 부인했습니다.

진행자) 지금은 현지가 안전한가요?

기자)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추가 테러 발생 가능성을 미국과 영국 정부가 경고했는데요. 콜롬보 주재 미국 대사관은 25일 “예배당 등이 표적이 될 수 있다”고, 현지에 머무는 미국인들에게 주의를 당부했고요. 영국 외무부는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스리랑카 여행을 자제하라”고 요청했습니다.

23일 타이완의 젊은 과학자들이 WHO 총회에 타이완의 참석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23일 타이완의 젊은 과학자들이 WHO 총회에 타이완의 참석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타이완이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배제된 문제가 커지고 있다고요?

기자) 중국의 압력 때문에, 타이완이 WHO 행사에 참가하지 못하면서, 최신 보건 정보들을 이른바 ‘뒷문(backdoors)’으로 수집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들이 VOA 취재진에 밝힌 내용인데요. 양안 갈등이 타이완 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또 다른 문제를 낳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우선, WHO가 어떤 조직인가요?

기자) 보건과 위생에 관한 국제협력을 관장하는 조직입니다. 유엔 산하 전문기구 중의 하나인데요. 193개 회원국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세계보건총회(WHA)라는 국제행사를 매년 여는데요. 인류가 직면한 건강 문제 전반을 논의합니다.

진행자) 세계보건총회에서 논의하는 건강 문제, 예를 들면 어떤 것들인가요?

기자) 최근에는 각국에서 유행한 ‘슈퍼 바이러스’나, 홍역, 독감 등에 대한 대처 협력을 추구했는데요. 광우병이나 구제역 등 동물 질병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도 다룹니다. 이를 위해, 나라마다 최신 의학 정보를 가져와 공유하기도 하고요. 국제 연대가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나라별 역할 분담을 모색하기도 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타이완은 총회에 가고 싶어도 못 가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작년과 재작년에 총회에서 배제됐고, 올해도 그럴 가능성이 큽니다. 지난 2009년부터 2016년까지는 타이완도 꾸준히 참가했습니다. ‘옵서버(참관국)’ 자격으로 총회에 나갔는데요. 그 때는 국민당 마잉주 총통 시절이라, 중국과의 관계가 좋았습니다. 하지만, 타이완 독립을 추구하는 민진당 차이잉원 총통이 2016년 5월 집권하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참가를 막은 건가요?

기자) 공식적으로는, WHO 측이 타이완에 초청장을 보내지 않은 건데요. 이게, 중국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파악됩니다. 지난해 총회 직전, 리빈 중국 보건장관은 “차이잉원 총통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거부해 타이완의 참가가 무산된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중국의 뜻에 따라 타이완이 총회에서 빠지게 된 것을 확인해 준 겁니다.

진행자) 타이완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요?

기자) 타이완은 직접 참가가 막혔기 때문에, ‘뒷문’, 혹은 우회적인 경로로 최신 보건 정보를 받아보고 있습니다. 올해 총회는 다음 달 20일부터 28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진행하는데요. 여기서도 다양한 우회 경로를 모색하기로 하고, 준비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진행자) 어떤 우회경로가 있나요?

기자) 두 가지가 있는데요. 외교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다른 WHO 회원국의 협조를 얻는 게 그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최근에 타이완 수교국이 계속 줄면서, 이마저도 어려운 형편인데요. 다른 한 가지 방법은, 총회 참관 자격을 가진 민간 의료·보건 단체들의 도움을 받는 겁니다.

진행자) 타이완 소속을 내세우지 않는, 민간인들이 회원국 역할을 대신하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의료보건 관계자 5만 명이 모인 ‘타이완의학협회’, 그리고 ‘타이완여성의사연맹’ 등이 대표적인데요. 의학협회 브라이언 창 사무 부총장은 “중국으로부터 타이완이 압박 받은 게 굉장히 오래된 일”이라며, 다양한 인맥을 동원해 총회 주변에서 정보를 수집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민간단체가 제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기자) 보건 당국이 맡아야 될 임무를 민간단체가 부담하는 게 쉽지는 않다고 합니다. 민간단체들은 정식 회원국이나 참관국이 들어가는 회의장 입장이 제한되고, 자료 배포에서도 제외되기 때문인데요. 중요한 정보를 제때 받아보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관계자들은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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