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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대북 인도 지원, 미-북 협상 교착 해소에 역부족…실무협상 재개는 가능”


지난 2007년 6월 한국 군산항에서 북한에 지원할 쌀을 배에 싣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2007년 6월 한국 군산항에서 북한에 지원할 쌀을 배에 싣고 있다. (자료사진)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 미-북 비핵화 협상 교착 상태를 해소하진 못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실무 협상 재개로 이어질 가능성은 있지만, 미-북 양측의 입장 차를 좁힐 수 있는 실질적 대안은 아니라는 지적입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허용한 미국의 조치가 하노이 회담 이후 미-북 비핵화 협상 교착 상태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엔 역부족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미-북 협상 교착은 대북 인도 지원과 같은 신뢰 구축 조치 때문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와일더 전 선임보좌관] “But my view is that the reason the North Korean leader does not want to come back to the table right now is that he's hoping to get another summit, rather than negotiate with lower level people. To me that's the key problem in this moment. It has nothing to do with confidence building measures. It has everything to do with the North Korean leader who thinks that his way to get his way is to have summits with the American President. That’s a problem.”

와일더 전 보좌관은 3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길 원치 않는 이유는 실무급 협상보다 미국과 또 한 번의 정상회담을 바라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자신이 바라는 것을 얻는 길은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인도 지원과 같은 신뢰 구축 조치는 협상 재개와 사실상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겁니다.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도 대북 인도 지원이 미-북 협상 교착 상태를 해소하기엔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녹취:뱁슨 전 고문] “I don't think humanitarian aid is going to be enough because on the nuclear discussion they're really looking for a security, what kind of security assurance is they going to be given if they're going to proceed with the denuclearization process, and the security assurance has to be much more substantial in long term and sustainable than just a response to a short term humanitarian situation…”

북한이 협상에서 원하는 것은 비핵화 절차에 들어갈 경우 그 대가로 어떤 종류의 체제보장을 얻게 될 것인지가 관심사이기 때문에, 단기적인 인도적 상황에 대한 조치보다는 장기적이고 더 실질적인 체제보장 조치를 원한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나 현재로선 미국이 북한에 체제보장에 관해 어떤 것을 줄 준비가 됐는지 명확하지 않고, 이에 관한 러시아와 중국의 역할도 불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대북 인도 지원이 실무협상 재개로 이어질 가능성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입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한국이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해 북한에 식량을 지원하는 대가로 미국과의 실무 협상 재개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도 여기에 반대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또 북한은 식량난에 시달리고 있고, 김 위원장도 어느 시점에선 실무 협상을 재개할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에 대북 인도 지원은 “그럴듯한 제안”이라는 겁니다.

[녹취:세이모어 전 조정관] “That's a possible deal. I don't think the resumption of the talks in and of itself doesn't mean that we're going to make very much progress because the two sides are very far apart in terms of their approach toward denuclearization…”

그러나 비핵화 접근법에 대한 미-북 양측의 입장 차가 너무 크기 때문에 실무 협상이 재개된다 해도 큰 진전이 있을 것이란 의미는 아니라고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밝혔습니다.

벱슨 전 고문은 다만 대북 인도 지원이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정체된 남북관계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벱슨 전 고문] “I think from South Korea's point of view and given the nature of the desire to strengthen the inner Korean relationship that providing humanitarian aid when there's a real need would be a positive thing for the South Korean relationship with North Korea…”

한편 미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달의 투명성이 보장될 경우 대북 인도 지원에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인도 지원 전 미국과 한국이 이에 관한 양측 입장을 명확히 이해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그동안 대북 인도 지원에 관한 미국의 시각은 비핵화 협상과 같은 정치적인 사안과 분리한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은 대북 인도 지원에 있어서 미국보다 더 포괄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며, “서로의 입장을 명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힐 전 차관보] “South Korea has had a somewhat more expansive view of humanitarian assistance in the US has, that's a matter of I think having some good dialogue and making sure that it's understood…”

와일더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도 한국이 대북 인도 지원을 원할 경우 반대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미국 측은 인도 지원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복귀시킬지에 대해 좀 더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고, 한국은 이 점에서 미국보다 더 희망적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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