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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중국산 제품 관세 인상...EU, 이란에 핵합의 이행 촉구


미국 버지니아주 노퍽의 국제 게이트웨이 터미널에 컨테이너선이 정박해 있다.
미국 버지니아주 노퍽의 국제 게이트웨이 터미널에 컨테이너선이 정박해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9일 워싱턴에서 미국과 중국 양국 간 고위급 무역협상이 재개된 가운데 미국은 예고한 대로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인상했습니다. 유럽연합(EU)은 핵 합의 이행을 일부 중단한다고 선언한 이란에 대해 어떠한 최후통첩도 거부한다며 이란의 핵 합의 이행을 촉구했습니다. 중국에 해충이 확산하면서 곡물 생산이 차질을 빚게 될 거로 보인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이 재개된 가운데 미국 정부가 중국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를 단행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이 예고했던 대로 10일 오전 0시 1분을 기해 2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인상했습니다. 관세율을 인상한 대상은 지난해 9월 10% 관세 부과가 시작된 중국산 제품 5천700여 개 품목인데요. 미국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컴퓨터와 휴대전화, 가구와 장난감 등 광범위한 품목이 포함됩니다. 이로써 관세율 25%이 적용되는 중국산 제품의 규모는 모두 2천500억 달러어치가 됐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고요?

기자) 네, 중국 상무부는 10일 이런 미국 조처에 ‘깊은 유감’을 표시하고 보복조처를 할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식으로 보복 조처를 한다는 겁니까?

기자)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습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관련 상황을 주시하기 바란다고 말하며 즉답을 피했습니다. 또 미국과 중국이 협력과 안정을 기초로 한 양국관계를 건설하기 바란다고만 말하는 등 다소 신중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10일부터 관세가 인상되면 미국 소비자나 기업들이 바로 영향을 받게 되는 게 아닌가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미 연방정부 관보에 따르면 10일 0시 1분 이전에 중국을 떠난 제품은 관세 인상의 적용을 받지 않는데요. 그러니까 10일 이후로 중국을 떠나는 제품부터 높은 관세가 적용되는 겁니다. 보통 중국산 화물이 선박을 통해 미국에 들어오기까지 여러 주가 걸리는 걸 고려하면, 미국 기업들로는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좀 있는 거고요. 미국과 중국의 협상단 역시 그만큼 시간을 번 셈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 결정이 양국의 고위급 회담이 재개된 상황에서 나온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류허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대표단이 9일 저녁 미국 무역대표부(USTR) 청사에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이끄는 미국 대표단과 고위급 무역 협상을 시작했습니다.

진행자) 고위급 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류 부총리의 방문이 취소될 거라는 전망도 있었는데 결국 회담이 열렸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류 부총리는 협상에 앞서 양국이 맞닥뜨린 이견을 성의껏 그리고 이성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워싱턴을 찾았다고 밝혔는데요. 그러면서 중국 입장에선 관세 인상이 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애초 양국은 중국 협상단의 이번 미국 방문으로 합의문에 서명하고 1년 가까이 끌어온 양국 간의 무역 전쟁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지 않았었나요?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막바지에 여러 변수가 있었습니다. 중국이 최종 합의문에 기술 이전 강요 금지 등을 법제화하겠다는 문구를 빼고, 대신 규제나 행정 조치를 하는 것을 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이 너무 늦어지고 있다는 이유로 지난 5일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을 예고하면서 무역 협상이 결렬될 수 있다는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이 열린 9일엔 협상과 관련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고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협상이 곧 타결될 것으로 내다봤는데요. 미국은 협상 타결에 아주 근접하고 있다며 중국이 협상장으로 왔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에 대한 부정적인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미중 무역협상 타결은 "가능하다"라고 밝혔고요. 또 중국 시진핑 주석으로부터 매우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다면서 아마 시 주석과 통화하게 될 것이라고도 밝혔습니다. 하지만 관세야말로 훌륭한 대안이고 자신은 지난 수년간 이 대안에 대해 이야기 해왔다며 중국과의 협상에 있어 관세가 강력한 수단이 될 것임을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첫날 협상이 마무리된 이후 미국은 예고대로 관세 인상을 했는데, 협상 결과에 대해 알려진 게 있습니까?

기자) 이튿날인 10일 협상이 재개된다는 것 외에 협상 경과에 대해선 아무런 언급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관세 인상 소식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국가들의 주요 증권시장은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중국과의 회담이 적절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서두를 필요가 전혀 없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번 세율 인상에 이어 추가로 3천250억 달러어치에 달하는 중국 제품에도 25% 관세를 물리겠다며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에서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관세가 미국을 더 강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지난해 5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미국의 핵 합의 탈퇴에 대한 회담을 위해 페데리카 모게리니(왼쪽부터) EU 외교·안보 고위대표,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교장관, 하이코 마스 독일 외교장관, 보리스 존슨 영국 외교장관이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해 5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미국의 핵 합의 탈퇴에 대한 회담을 위해 페데리카 모게리니(왼쪽부터) EU 외교·안보 고위대표,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교장관, 하이코 마스 독일 외교장관, 보리스 존슨 영국 외교장관이 한자리에 모였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란이 핵 합의 이행의 일부 중단을 선언한 데 대해 유럽이 반응을 보였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럽연합(EU)은 이란이 2015년 국제사회와 체결한 핵 합의 내용의 일부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데 대해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EU와 영국, 프랑스, 독일의 외교부 장관들이 9일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이란의 어떠한 최후통첩도 거부한다며 이란의 핵 합의 이행을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란에 대한 제재 같은 조처를 하는 겁니까?

기자) 그건 아닙니다. 유럽은 이란이 핵 합의를 이행하고 상황을 악화하는 조처를 삼간다면, 유럽 역시 이란과 핵 합의를 보전하고 이행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또 EU는 ‘인스텍스(INSTEX)’ 가동을 포함해서 이란과 합법적인 교역이 가능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유럽은 앞서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 맞서 유럽 기업들이 이란과 거래할 수 있도록 특수목적법인(SPV)인 인스텍스를 출범시킨 바 있습니다.

진행자) 앞서 미국이 이란 핵 합의에서 탈퇴한 지 1년 만인 8일, 이란도 이란 핵 합의 탈퇴를 시사했었죠?

기자) 맞습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지난 1년 동안 최대한의 인내를 발휘했다면서 앞으로 60일 안에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핵 합의 당사국들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 이란도 합의했던 의무사항을 일부 이행하지 않겠다고 전격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이에 대해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를 단행했던 거고요?

기자) 맞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 철강 등 이란의 광물 산업 분야에 제재를 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핵무기 프로그램 자금으로 쓰일 수 있는 수입원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동시에 이란산 철강과 다른 금속을 수입하는 나라들도 더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려는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앞서 지난달에는 미국이 이란 혁명수비대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이란과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군요.

기자) 네, 이런 가운데 중동을 관할하는 미군 중부사령부는 B-52 전략 폭격기들이 9일 밤 카타르의 미 공군기지에 착륙했다고 밝혔습니다. 알우데이드 공군기지에는 미군 1만 명이 주둔하고 있는데요. 미군이 B-52의 카타르 도착 사실을 공개한 것은 이란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이렇게 긴장이 높아지는 가운데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은 유럽 순방 일정을 단축하고 미국 워싱턴 D.C.로 돌아왔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이란에 대한 압박을 계속 강화하는 것 같네요?

기자) 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대화 가능성도 열어놓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세계 최강의 군함이 항해하고 있지만 군사적인 대립은 원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는데요. 현재 미 해군 소속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전단이 수에즈운하를 통과해 페르시아만으로 가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란 측이 자신에게 전화해야 한다며, 미국은 이란과의 대화에 열려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란 혁명수비대 야돌라 자바니 정치국 대표는 10일 이란은 미국과 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중국 남서부 구이저우성 첸난의 논. (자료사진)
중국 남서부 구이저우성 첸난의 논.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중국 농가에서 해충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작물을 빠른 속도로 갉아먹는 밤나방 애벌레가 약 5개월 전 처음 보고된 이후 빠르게 확산하고 있습니다. 미국 농무부는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추세라면 1년 안에 중국 전역으로 애벌레가 확산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중국의 주요 곡물 생산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진행자) 밤나방 애벌레가 구체적으로 어떤 작물에 피해를 주는 겁니까?

기자) 옥수수와 대두, 면화, 쌀 등 수십 가지 농작물에 피해를 준다고 합니다. 특히 대두의 경우 중국에서 수요가 아주 많은 작물로 중국은 매년 1천600만t의 콩을 생산하지만, 외국에서 수입하는 양도 매년 8천만t에 달합니다. 또 세계에서 가장 콩을 많은 수입하는 나라가 바로 중국인데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벌어지기 전까지, 중국은 미국 콩 수출의 60% 정도를 차지할 정도였습니다.

진행자) 이런 상황에서 해충이 퍼져 중국 당국의 고민이 크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현재 중국 내 6개 성에서 밤나방 애벌레가 발견됐는데요. 확산속도가 매우 빨라서 당국이 긴장하고 있습니다. 농무부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민간, 정부 기관 농업 전문가들이 분석한 결과 밤나방 애벌레의 확산 속도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진행자) 해충이 이렇게 빠르게 확산하는 이유가 있습니까?

기자) 보고서는 중국 대부분 지역에서 해충을 방지하기 위한 대비가 되어있지 않고, 밤나방 해충을 퇴치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도 쉽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미국 텍사스 A&M 대학의 곤충학자 앨런 넛츤 박사는 해충을 통제하는 프로그램이 자리 잡기 전까지 초기 피해가 심각할 것이라고 CNBC 방송에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중국은 현재 축산 농가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지 않나요?

기자) 맞습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돌면서 중국에서 많게는 2억 마리의 돼지가 열병에 걸릴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그럴 경우 돼지고기 생산이 30% 급감하게 되는데요. 중국은 돼지고기의 수입량을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 겁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밤나방 애벌레로 인해 곡물 수급에도 차질을 빚게 된 거죠.

진행자) 거기다 앞서 얘기했지만, 현재 중국은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죠?

기자) 네, 중국은 미국에 대한 보복관세로 미국산 콩에 25%의 관세를 매긴 바 있는데요. 수입을 줄이고 국내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중국 당국이 노력하고 있는 시기에 해충 피해가 덮친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밤나방 애벌레가 중국에서만 기승을 부리는 건가요?

기자) 아닙니다. 넛츤 박사는 밤나방 애벌레가 북아메리카를 비롯해 아프리카에도 널리 퍼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 농무부는 지난 2016년 밤나방 애벌레가 확산한 이후 아프리카 전역이 경제적 손실을 봤다고 분석했습니다. 농무부 보고서는 또 이번에 중국에서 기승을 부리는 밤나방 애벌레는 지난해 인도에서 방글라데시, 미얀마로 번진 종으로 보고 있는데요. 인접국인 미얀마를 통해 넘어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밤나방 애벌레 피해가 없나요?

기자) 미국을 비롯한 멕시코의 경우 살충제로 웬만한 해충 확산을 막아 오고 있습니다. 또 미국에선 옥수수와 면화의 경우 유전자조작(GMO) 작물을 통해서도 확산을 막고 있습니다. 미 농무부는 중국 당국이 해충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대응 계획이 이미 실행에 들어갔지만, 중국에는 천적이 없기 때문에 옥수수나 쌀, 밀, 콩 등의 생산이 줄고 품질도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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