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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석탄 항구 움직임 활발…선박 압류 이후에도 화물선 드나들어


지난 12일 북한 남포항을 촬영한 위성사진에 화물선들의 움직임이 포착됐다. 이 중 한척의 길이는 170~175m로 최근 미국 정부가 압류한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네스트 호와 비슷한 크기다. 사진 제공: 플래닛 랩스(Planet Labs).
지난 12일 북한 남포항을 촬영한 위성사진에 화물선들의 움직임이 포착됐다. 이 중 한척의 길이는 170~175m로 최근 미국 정부가 압류한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네스트 호와 비슷한 크기다. 사진 제공: 플래닛 랩스(Planet Labs).

북한 석탄을 운반한 와이즈 어네스트호가 미국 정부에 의해 압류됐지만, 북한의 석탄을 취급하는 항구들에선 여전히 활발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지난 한 달간 10척이 넘는 화물선이 드나들었는데, 일부는 와이즈 어네스트호와 비슷한 크기의 대형 선박이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일일 단위로 위성사진을 보여주는 플래닛 랩스(Planet Labs)가 지난 12일 북한 남포항을 촬영한 위성사진에 대형 선박 2척이 확인됩니다.

이들 선박이 정박한 지점은 석탄을 취급하는 남포의 대표 석탄 항구로, 선박들 주변에는 석탄으로 보이는 검정색 물체가 가득합니다.

이 중 한 척의 선박은 길이가 170~175m로, 최근 미국 정부가 압류한 와이즈 어네스트호(177m)와 비슷합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와이즈 어네스트호가 북한이 보유한 선박 중 두 번째로 크다고 밝힌 바 있는데, 비슷한 크기의 선박이 석탄 취급 항구에서 발견된 겁니다.

이들 선박들은 각각 지난 9일과 12일 사이 해당 지점에서 발견되기 시작했습니다.

이중 한 척이 해당 지점을 떠나는 장면이 12일 촬영된 또 다른 위성사진에 포착됐고, 14일 촬영된 위성 사진에선 2척 모두 사라져 있었습니다. 이들이 최소 하루에서 최대 닷새간 머물다 떠났다는 사실을 추정해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관측 시점을 더 넓혀 보면 북한의 석탄 취급 항구의 움직임이 지난 한 달간 꽤 활발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지난달 16일 이 항구에는 약 165m 길이의 화물선이 덮개를 덮은 상태로 정박해 있었는데, 다음날 이 선박은 덮개를 개방한 모습이 관측됐습니다.

아울러 이날 또 다른 선박이 항구에 나타나 지난달 17일에만 2척의 선박이 남포 석탄 항구에서 포착됐습니다.

이어 21일 위성사진에선 이들 선박들이 떠난 듯 항구 전체가 비어 있었지만, 24일엔 또 다른 대형 선박 2척이 이 자리를 채웠습니다. 이들 선박 중 1척은 이달 3일 자취를 감췄습니다.

이런 식으로 남포 항에는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최소 7척의 선박이 드나드는 모습이 확인됐습니다.

지난 8일부터 12일 사이 북한 남포항을 촬영한 위성사진. 미국 정부가 북한 석탄을 불법 운반한 선박을 후에도, 남포항에서는 여전히 화물선들의 활발한 움직임이 포착됐다. 사진 제공: 사진 제공: 플래닛 랩스(Planet Labs).
지난 8일부터 12일 사이 북한 남포항을 촬영한 위성사진. 미국 정부가 북한 석탄을 불법 운반한 선박을 후에도, 남포항에서는 여전히 화물선들의 활발한 움직임이 포착됐다. 사진 제공: 사진 제공: 플래닛 랩스(Planet Labs).

북한 석탄은 지난 2017년 유엔 안보리 결의에 의해 거래가 전면 금지됐지만, 여전히 대형 선박들은 석탄을 취급하는 북한의 대표 항구에 계속해서 포착되고 있는 겁니다.

남포 항은 지난해 3월 와이즈 어네스트호가 최초 석탄을 실었던 곳입니다.

북한 선박의 움직임은 또 다른 항구에서도 확인됐습니다.

남포 인근에 위치한 송림 항을 촬영한 6일자 위성사진에는 선박이 단 한 척도 정박하지 않은 상태로 나타나 있지만, 이틀 뒤인 8일자 위성사진에선 선박 2척이 발견됐습니다.

이어 11일 위성사진에는 이들 2척이 떠나고, 이들보다 작은 선박이 다른 지점에 자리해 있었습니다.

약 5일 동안 송림 항을 드나든 선박이 최소 3척에 이른다는 추정을 해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이 안보리 결의 채택 이후에도 석탄 거래를 하고 있는 정황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지속적으로 지적해 온 사항입니다.

미 재무부는 지난 3월 국무부와 해안경비대와 함께 갱신해 발표한 대북제재 주의보에서 “북한이 미국과 유엔의 강력한 제재에도 불구하고, 정제유와 석탄에 대한 불법적인 선박 간 환적 방식을 이용해 제재를 계속해서 회피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주의보는 북한을 원산지로 한 석탄을 수출했다고 여겨지는 북한 선박 49척의 이름과 국제해사기구(IMO) 번호 등을 공개했습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패널 역시 지난 3월 공개한 연례보고서에서 “북한이 정제유와 석탄에 대한 불법 선박간 환적을 크게 늘리면서 계속해서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특히 북한산 석탄이 공해상에서 환적된 사실도 공개하면서 “이 같은 불법 (석탄) 운송은 정기적이고, 체계적으로 자리잡았다”고 명시했습니다.

전문가패널은 베트남 인근 해역인 통킹 만에서 파나마와 토고, 코모로스 등의 깃발을 달았던 선박들이 북한 남포에서 실린 석탄을 공해상에서 옮겨 싣는 장면이 담긴 위성사진을 소개하는 한편, 북한 선박이 다른 나라 깃발을 단 상태로 직접 석탄을 운반한 사례도 보고서에 담았습니다.

와이즈 어네스트호 역시 이 보고서가 최초 지적한 부분이었는데, 당시 전문가패널은 북한산 석탄이 러시아산으로 둔갑돼 한국의 한 회사로 수출되려 했었다고 밝혔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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