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잃은 ‘동탄호’…북한산 석탄 실은 채 또 다시 북상 중

북한산 석탄을 싣고 최초 출발지인 인도네시아로 돌아가던 선박 ‘동탄호’가 입항을 앞두고 또 다시 방향을 틀었습니다. 출발지로 돌아가는 길 역시 막힌 것으로 보입니다. 오택성 기자입니다.

북한산 석탄을 실고 운항 중인 선박 ‘동탄호’가 또다시 뱃머리를 틀었습니다.

선박 추척시스템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3일 현재 동탄호는 최초 입항하려고 했던 말레이시아 케마만 항구로부터 동쪽으로 370km가량 떨어진 곳을 지나 북상 중입니다.

동탄호는 케마만 항구로부터 입항 허가를 받지 못한 뒤 싱가포르 해협으로 내려와서 약 3주 간 표류하다가 지난달 24일 출발지인 인도네시아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마룬다 항구를 향해 이틀 간 운행하던 동탄호는 지난달 26일, 목적지를 240여 km 앞두고 멈춰섰습니다.

한 소식통은 당시, “인도네시아가 휴일인 관계로 석탄 하역 작업은 그 뒤에 이뤄질 것”이라고 관측했었습니다.

실제 오는 7일까지 인도네시아 최대 명절인 르바란 연휴가 이어지는만큼, 동탄호는 휴일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31일, 동탄호는 돌연 뱃머리를 틀었습니다. 선하증권과 마린트래픽 등에 나와있는 목적지인 인도네시아와는 정반대 방향으로 경로를 바꾼 겁니다.

마린트래픽 상에 나타난 동탄호의 위치를 보면, 운항 행로가 베트남 혹은 중국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이로 미뤄볼 때, 최초 출발지였던 인도네시아에서도 입항이 거부된 것으로 관측됩니다.

VOA는 선하증권에 나와있는 목적지인 인도네시아 마룬다 항에 동탄호의 입항 일정과 하역 일정 등을 문의했지만 아직 답변을 듣지 못했습니다.

애초 동탄호가 표류를 끝내고 출발지인 인도네시아로 돌아가려 할 때도 과연 정상적인 하역이 가능할지는 의문이었습니다.

유엔 안보리가 이 석탄을 압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미국 역시 끝까지 압박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동탄호는 지난 4월 13일부터 50일 넘게 목적지가 확실하지 않은 항해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 선박에는 미국 정부가 압류한 북한 선박 와이즈 어네스트호에서 하역된 북한산 석탄이 실려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VOA 뉴스 오택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