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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선언 1주년] 3. 미 전문가들 “간극 줄이는 실무 접촉 절실...북한의 결단 필요해”


지난해 6월 첫 미북정상회담이 열린 싱가포르 카펠라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했다.
지난해 6월 첫 미북정상회담이 열린 싱가포르 카펠라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했다.

미국과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역사적인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열고 6.12 공동성명을 발표한 지 1년이 됐습니다. 양측은 공동성명에서 새로운 관계 수립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완전한 비핵화, 한국전쟁 미군 유해 발굴과 송환 등 4개 항에 합의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 어느 한 분야에서도 뚜렷한 진전을 이루지 못한 채, 대화 마저 중단된 상태입니다. VOA가 보내 드리는 싱가포르 정상회담 1주년 기획보도, 오늘은 세 번째 순서로 미-북 대화 재개 방안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를 살펴봅니다. 함지하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스티븐 노퍼 코리아 소사이어티 선임국장은 미-북 대화가 재개되기 위해선 양측의 간극부터 줄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노퍼 선임국장] “But I’m sure on both sides...”

노퍼 선임국장은 12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하노이 2차 정상회담 때보다 더 나은 결의나, 더 긍정적인 시사점이 없인 대화 테이블로 나오는 데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대화가 재개되기 위해선 최소한 어느 정도의 ‘신고’와 ‘검증’을 대가로 제재를 일부 완화하는 합의를 필요로 하는 상황이라는 겁니다.

따라서 이를 위해 고위급 실무 차원에서 더 많은 활동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만약 두 정상이 만나기로 합의한다면 비핵화의 정의와 제재 완화에 상응한 북한의 진정한 조치, 남북 경제협력의 시작과 관련한 더 나은 이해를 위한 기초작업이 있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노퍼 선임국장은 두 정상의 ‘의지’를 대화 재개에 중요한 요소로 꼽으면서, 최근 이와 관련한 긍정적인 신호가 포착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녹취: 노퍼 선임국장] “Trump has reiterated several times...”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몇 주 동안 김정은 위원장과의 대화 재개를 기대한다고 거듭 확인했고,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지난 며칠 사이 비슷한 발언을 했다는 겁니다.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차석대표는 “대화는 실무 차원에서의 협상을 통해 재개될 것”이라면서도 단계적인 조치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시설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방식으로 폐기하면, 미국은 이 과정에서 제재를 완화함과 동시에 관계를 정상화하고, 경제협력 지원을 하는 명확한 길에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그 시점에 합의된 로드맵과 시간표를 기념하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3차 정상회담이 뒤따라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이 과정을 위해선 하노이 정상회담 당시에는 없던 많은 실무 차원의 만남이 요구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3차 정상회담의 성공을 확신할 수 있다고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말했습니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특히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현 시점, 미국이 의미하는 핵 폐기가 일부가 아니라 모든 핵무기와 관련 시설에 대한 것임을 알고 있을 것이라면서, 하노이에선 이 부분이 장애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미국은 ‘행동 대 행동’ 원칙이 적용될 때만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폐기가 가능하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대화 재개와 관련해 미-북 정상의 ‘의지’나 ‘조치’보단 북한의 ‘결단’에 더 무게를 뒀습니다.

녹취: 클링너 선임연구원] “The obvious one is North Korea...”

북한이 미국과 한국의 반복적인 대화 요청에 응답하는 게 대화를 재개하는 분명한 방안이라는 지적입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북측 대화 상대에게 여러 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미국은 `뉴욕채널’을 통해서도 북측의 답변을 받으려 노력했고, 한국 역시 인도주의 지원을 제안하면서까지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이끌어내려 했지만 북한이 이를 묵살했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과거에도 그런 아름다운 서한을 주고 받았지만, 그 어떤 것도 협상의 진전으로 이어지거나 돌파구를 만들어내지 못 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과의 협상은 미국이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클링너 선임연구원] “I would say it’s we don’t repeat...”

과거처럼 단순하고 모호하며, 형편 없게 만들어진 합의문에 동의하는 건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옛 소련과의 군축 협정을 예로 들며, 당시 합의문은 매우 자세히 기술된 문구를 사용했고, 모두가 의무 사항을 알았으며, 매우 구체적인 용어로 정의했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북한과의 합의는 이처럼 구체적인 검증 방안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며, 다음 만남에선 이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은 “대화가 재개되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은 한 쪽이 제안을 하고, 다른 쪽이 이를 수용하는 것”이라면서 “이후 남아 있는 양측의 간극을 어떻게 줄일지를 놓고 만남과 논의들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스나이더 선임연구원은 또 실무회담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실무 차원에서) 미리 준비하지 않는다면 (하노이 때와) 같은 장애물에 부딪힐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 문제 해결까지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패트리샤 김 미국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연구소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정한 대미 외교의 시한이 6개월 밖에 남지 않았고, 문재인 대통령은 국내에서 포용정책에 대한 비판에 직면에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선거에 몰두하게 되고, 중국 역시 비교적 상황이 안정된 현 시점에 (북한과의) 협상을 밀어 부칠 동기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각국이 북한 문제 해결을 서둘러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프랭크 엄 미국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이달 말 회담은 두 동맹이 앞으로 전진할 수 있는 길을 조율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나 핵실험이 중단된 현 상황에 만족하고 있다고 밝힌 사실에 주목하면서, 미국 입장에선 시간이 촉박하지 않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미-북 싱가포르 정상회담 1주년을 맞아 보내 드리는 기획보도, 내일은 네 번째 마지막 순서로 미국의 전직 관리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전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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