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중동의 오만해에서 발생한 유조선 피격 사건의 책임이 이란에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이 밝혔습니다. 미군 당국은 이란의 소행임을 입증하는 동영상을 공개했습니다. 홍콩 행정당국이 ‘범죄인인도조례’ 개정을 강행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의회가 홍콩에 대한 특별대우를 매년 재평가 하는 법안을 제출했습니다.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으로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베트남이 중국산 제품에 반덤핑관세를 부과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13일 중동의 오만해에서 유조선 2척이 공격받은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미국이 이번 공격의 책임이 이란에 있다고 밝혔군요?
기자) 네,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이 이날(13일) 오후 국무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조선 피격 사건에 대한 책임이 이란에 있다는 것이 미국 정부의 평가라고 말했습니다. 폼페오 장관은 첩보와 사용된 무기, 공격의 전문성 등을 근거로 이번 사건이 이란의 책임이라는 평가를 내리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폼페오 장관은 근래에도 이란은 유사한 공격을 한 바 있다며, 이 지역에서 이 정도로 정교하게 공격할 수 있는 세력은 이란밖에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란의 이런 공격은 국제평화와 안보에 대한 명백한 위협이자 항행의 자유에 대한 공격이며, 국제 사회에 긴장을 고조시키는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폼페오 장관이 어떤 근거로 이렇게 말하는 겁니까?
기자) 미 중부사령부가 13일 이란의 소행임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동영상을 공개했습니다. 동영상은 승조원 10여명을 태운 소형 보트가 대형 유조선에 접근해 뭔가 들어 나르는 모습을 담은 흑백 영상인데요. 빌 어번 중부사령부 대변인은 이 영상에 대해 이란혁명수비대(IRG)가 피격 선박인 ‘코쿠카 코레이저스’ 호에 접근해, 터지지 않은 선체부착 기뢰를 회수하는 현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이란 군이 불발탄을 스스로 제거했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군 당국은 해당 영상을 미군 항공기가 촬영했다고 밝혔는데요. 중부사령부는 현장 주변을 항해하던 미 해군 구축함 ‘베인브리지’함이 ‘코쿠카 코레이져스’ 선원 21명 전원을 구조했다며 관련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유조선 피격 사건이 때 때마침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중동 지역의 긴장 완화를 위해 이란을 방문하고 있던 중에 일어나서 논란이 더 컸는데요. 공격을 받은 유조선이 일본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피격된 유조선들은 '코쿠카 코레이져스'호와 '프론트 알타이르'호인데요. 일본 통상산업상은 두 선박이 일본과 관계 있는 수송을 진행 중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코쿠카 코레이져스호의 선주는 일본 회사인 고쿠카산업이고, 프론트 알타이르호는 노르웨이 '프론트라인' 소속 선박입니다. 앞서 말씀 드렸듯이 코쿠카 코레이져스호에 타고 있던 승조원들은 인근 해역에 있던 미 해군 5함대가 긴급 출동해 구조활동을 벌였고요. 프론트 알타이르호 승조원들은 인근에 있던 화물선인 현대 두바이호에 의해 구조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승조원 구조와 관련해서 이란에선 다른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네, 이란 관영 ‘IRNA’ 통신은 이날(13일) 이란 선박이 두 유조선 선원 44명 전원을 구조했다고 보도했고요. 또 선원들을 이란 남부 자스크 항으로 이송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사건이 이란의 책임이란 미국 정부 발표에 대해 이란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네,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사건이 발생한 시점에 아베 신조 일보 총리가 테헤란에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와 만나고 있었다며, 이란을 배후로 의심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14일에는 유엔대표부 성명을 내고 미국이 근거 없는 음해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이런 주장에 어떻게 대응 했을까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이 14일 ‘폭스뉴스’ 방송과 전화 인터뷰를 했는데요. 미군이 공개한 동영상이 보여주듯 이번 사건은 이란의 소행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란은 증거를 남기고 싶지 않았겠지만, 결국 정황이 포착됐다는 건데요. 이란은 ‘테러 국가’라며 자신이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많은 변화가 있었고 이란은 큰 곤경에 처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이란이 대화의 자리로 나오길 바라지만 서두르지는 않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이번 사건에 대해 국제 사회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UN) 사무총장은 13일 ‘아랍연맹과 유엔의 협력’을 주제로 열린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사실 여부와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해야 한다며 진상 규명과 함께 중동 지역의 안정을 촉구했습니다. 또 조너선 코언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민간 유조선에 대한 어떤 공격도 용납할 수 없다 이번 유조선 공격은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는 상황을 계속 파악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아랍권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아흐메드 아불 게이트 아랍연맹 사무총장은 이번 사건은 아랍연맹이 국제 평화와 중동지역 안보를 위해 더욱 탄탄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갖게 한다고 말하는 등 지역의 안보가 위협받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들이 나왔습니다. 한편, 제러미 헌트 영국 외무장관은 동맹국인 미국을 믿는 것이 출발점 이라며 만일 이란이 이 사건에 관여했다면 심각하게 어리석은 긴장 고조 행위라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홍콩 행정당국이 시민들의 대규모 반대시위에도 불구하고 ‘범죄인인도조례’ 개정을 강행하고 있는데요. 이 문제를 두고 미국 의회가 나섰군요?
기자) 네, 미 의회가 홍콩에 대한 미국의 특별대우를 매년 재평가하도록 하는 법안을 제출했습니다. 홍콩 당국을 압박하는 조처를 내놓은 건데요. 상원과 하원에서 공화, 민주 양당이 초당적으로 마련한 이 법안은 ‘1992년 홍콩정책법’에 따라 홍콩특별행정구가 받는 특별대우가 정당한지를 평가하기 위해 매년 국무장관이 확인하고 재인증 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홍콩정책법’이 뭡니까?
기자) 1997년이 영국이 홍콩을 중국으로 반환하기 앞서 미국이 제정한 법인데요. 이 법은 미국이 비자나 투자 등 국내법을 적용할 때 홍콩을 중국과 다르게 특별대우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홍콩의 자치권과 민주주의를 보호하기 위한 법인데요. 의원들은 성명을 통해 이번에 내놓은 법안은 홍콩의 자치권이 중국 정부와 공산당으로부터 공격받는 상황에서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재확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법안은 또 어떤 내용을 담고 있습니까?
기자) 중국을 반대하는 서적을 판매한 홍콩출판업자들을 납치한 사건에 대한 책임자를 밝히고 이들을 제제할 것을 대통령에게 요청하는 내용도 담고 있습니다. 지난 2015년 10월 이후 홍콩에서 중국 정부를 비판하는 서적을 유통한 출판업들이 잇따라 실종되면서 중국 공안이 납치했다는 소문이 퍼졌는데요. 한참이 지난 후 중국 당국이 이들을 중국 본토에서 조사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됐습니다. 법안은 또 홍콩 시민이 시위와 관련돼 체포나 구금되더라도 미국 비자를 거부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분명히 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에선 미 의회에 이런 움직임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번 법안이 무책임한 트집이자 간섭이라며 큰 불만을 나타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홍콩에 혼란을 가져오는 망상을 접고 중국 내정 간섭도 중단하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의회는 이렇게 강경하게 나오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홍콩 사태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이번 홍콩 시위가 자신이 본 가장 큰 규모의 시위라고 평가했습니다. 또 시위가 발생한 이유를 이해한다고도 말했는데요. 하지만 “그들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중국과 잘 해결할 수 있기를 바란다” 라고만 말하면서 적극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는 않았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홍콩에서 추가 시위가 예정돼 있다고요?
기자) 네, 일요일인 16일 또다른 대규모 시위가 열릴 예정입니다. 지난 9일 100만여 명이 참가한 ‘백의시위’를 주도한 ‘민간인권진선’은 13일 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16일 ‘흑색 대행진’을 진행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면서 홍콩의 민주주의와 ‘일국양제’가 죽었음을 상징하는 검은색 상복을 입고 시민들이 동참해 주기를 요청했는데요. 이어, 빅토리아 공원에서 정부청사까지 행진하며 폭력 경찰 규탄, 중국 송환조례 철폐, 캐리 람 행정장관 하야를 요구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과 중국이 고율의 관세를 주고받으며 무역전쟁을 치르고 있는데요. 이번엔 베트남이 중국에 추가 관세를 부과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베트남이 최근 중국산 알루미늄 제품에 반덤핑관세를 부과했습니다. 베트남 산업통상부가 지난 5일부터 일부 중국산 알루미늄 제품에 약 2.5%에서 36%에 달하는 반덤핑관세를 부과하고 있는데요. 베트남 당국은 5개월간 조사를 진행한 끝에 나온 결과라며, 120일간의 임시적인 조처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베트남이 왜 이런 조처를 하는 걸까요?
기자) 미국과 중국이 높은 세율의 관세를 주고받게 되면서 수출업자들은 중국을 대체할 나라를 찾아야 했는데요. 바로 관세가 낮은 베트남이 대안으로 떠올랐습니다. 문제는 중국의 수출업자들이 미국의 관세를 피하기 위해 자국 제품을 베트남산으로 둔갑하는 사례가 늘어난 건데요. 베트남의 금융분석회사인 ‘SSI 리서치’는 베트남의 이번 반덤핑관세 부과 조처는 베트남산 알루미늄에 반우회덤핑관세를 부과할 미국 상무부의 조처에 부합하는 조처로, 베트남이 효율적으로 대처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반덤핑관세는 뭐고 반우회덤핑관세는 또 뭡니까?
기자) 우선 반덤핑관세는 덤핑방지관세라고도 하는데요. 외국의 물품이 정상가격 이하로 수입돼 국내산업이 피해를 보거나 그럴 우려가 있다고 인정될 때, 정상가격과 덤핑 가격과의 차액에 준하는 금액을 관세로 추가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이런 반덤핑관세 적용을 피하기 위해 반덤핑관세가 부과된 제품의 생산이나 선적 방법을 변경하는 행위를 우회덤핑이라고 하는데요. 이런 행위를 금지하기 위해 매기는 관세를 반우회덤핑관세라고 하는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베트남에서 실제로 이런 식으로 관세를 피하려는 시도가 많이 있다는 거군요?
기자) 네, SSI 리서치는 미·중 무역전쟁이 시작된 작년에 중국산 알루미늄 부품 수출이 예년보다 2배 증가한 6만2천t에 달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이 가운데 상당수가 미국의 고율 관세나 반덤핑관세를 우회하기 위해 수출된 것으로 파악됐는데요. 미국에 들어간 일부 베트남 제품이 실제로 중국산 제품인 것으로 드러났다는 겁니다.
진행자) 베트남 외에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기자)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도 중국산 철강 제품에 대한 관세를 부과했습니다. 중국 수출업자들은 막대한 공급량과 생산 규모로 국내 시장보다 싼 가격으로 이들 나라에 수출했는데요. 그러니까 일종의 덤핑 처리를 한 겁니다. 그런데 베트남의 경우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고 또 제조 비용도 상대적으로 더 낮다 보니 더 피해가 크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럼 베트남은 이번 관세 조처로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기자) 무엇보다 베트남 국내 경제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베트남 산업통상부는 지난 5개월간 중국산 알루미늄 수입과 국내 제조업체에 대한 손실 내역을 조사한 결과 중국산 제품이 국내 시장에서 덤핑 판매되면서 심각한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앞서 이번 조처가 미국 정부의 뜻에도 부합한다고 했는데, 미국과의 관계에는 어떤 도움이 될까요?
기자) 전문가들은 베트남이 중국의 불법 환적 행위를 막음으로써 미국 행정부와 더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베트남 산업통상부는 올해 말 전에 관세 연장 여부를 결정할 계획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김현숙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