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북한이 비핵화 협상의 진전을 위한 새로운 협상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국의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밝혔습니다. 김 장관은 북-중 정상회담 등 이달 말까지 잇따라 열리는 모든 정상회담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3차 미-북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이연철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김연철 장관은 19일,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미국과 북한이 새로운 협상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연철 장관] “북한과 미국 모두 나름대로의 하노이 회담에 대한 평가에 바탕을 두고 새로운 협상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 장관은 이날 통일부가 주최하고 세종연구소가 주관한 ‘2019 한반도 국제평화포럼’ 기조연설 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기술적 쟁점에 대한 이견을 좁혀나가기 위해서 일정 시간이 필요하지만, 중요한 것은 대화를 조속히 재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 장관은 20일부터 이달 말까지 잇따라 열리는 북-중, 미-중, 미-한 정상회담이 3차 미-북 정상회담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녹취: 김연철 장관] “모든 정상회담들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 장관은 국제사회는 미국과 북한 간에 다시 협상이 재개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북 간 협상 방식과 관련해선, 2018년부터 새롭게 경험하고 있는 정상 간의 협상, 이른바 `톱 다운' 방식이 갖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장점을 살려나가면서 구체적인 차이를 좁히기 위한 다양한 수준의 실무회담을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김 장관은 앞서 기조연설에서는 적대정책을 유지하면서 신뢰를 쌓기가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시간은 누구의 편도 아니라며, 언제나 해결하려는 사람의 편이라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미국과 북한 모두에 대화 재개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녹취: 김연철 장관] “대화의 공백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의지를 보여줘야 합니다. 미국도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과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약속을 반드시 지킬 것이라는데 대해 북한의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야 합니다.”
김 장관은 지난 2월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미-북 정상회담의 결과가 새로운 도전을 안겨주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김 장관은 협상이 단 한 번에 끝나는 ‘원 샷(One-shot) 게임’이 아니라 ‘반복게임’이라며, 따라서 합의를 채택하지 못한 협상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노이 정상회담도 북 핵 문제 해결의 과정으로 평가돼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김 장관은 하노이에서 미국과 북한이 확인한 서로의 입장은 이후 협상에서 보다 빠르게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할 수 있는 중요한 실마리이자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과 북한 모두 외교와 협상을 지속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있고, 정상 간 신뢰도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지금은 3차 미-북 정상회담이 실질적인 비핵 평화 프로세스의 가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남북관계와 관련해서는 이산가족 문제가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연철 장관] “더 많은 이산가족들이 우리 곁을 떠나기 전에 그 분들의 눈물을 닦아드려야 합니다.”
김 장관은 남북이 평양 공동선언에서 합의한 화상 상봉과 영상편지 교환, 면회소 개보수와 상시 상봉을 최우선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비무장지대 종합 구상안을 마련하고 있으며, 접경 지역에서의 산림과 보건, 의료 분야 협력 등도 추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는 여건이 마련되는대로 다시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 장관은 남북 간 인도적 협력에 대해서는 정치 상황과 관계 없이 일관되게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