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전 세계 주요 지도자들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일본 오사카로 속속 집결하고 있습니다. 27일로 이란이 설정한 일부 핵 합의 파기 마감 시한을 맞은 가운데 유럽연합(EU)이 '이란 핵 합의'에 대한 공식 지지를 선언했습니다. 인도네시아 헌법재판소가 27일 대통령 선거 무효 소송을 기각하고 조코 위도도 대통령의 재선을 확정했는데요. 이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28일부터 일본 오사카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립니다. 주요 지도자들이 속속 도착하면서 지금 전 세계의 눈과 귀는 일본으로 향하고 있군요.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전 세계 주요 지도자들이 하나 둘씩 일본 오사카에 도착했습니다. 28일과 29일 이틀간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인데요. 이번 정상회의에는 G20 지도자들 외에 유엔과 세계은행, 세계무역기구 등 국제기구 수장들도 대거 참석합니다.
진행자)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 다룰 주요 현안들,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기자) 최근 미국과 이란 간 갈등으로 급속히 불안정해지고 있는 중동 정세와 무역 문제, 지구 온난화, 북한 핵 문제 등에 주로 초점이 맞춰질 전망입니다. 주요 정상들은 전체 회의와는 별도로 단독, 또는 확대 정상회담을 진행하며 각국의 주요 쟁점과 역내 주요 현안을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도 다른 정상들과 회담 일정이 많이 잡혀있습니까?
기자) 네, 적어도 8개국 이상의 세계 지도자들과 정상회담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27일)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오사카 공항에 도착했는데요. 도착하자마자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실무만찬을 하는 것으로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모리슨 호주 총리와는 어떤 이야기를 나눴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호주와 공정하고 균형잡힌 무역과 투자를 통해 최대한 경제 협력을 하기로 약속했다고 호건 기들리 백악관 수석 부대변인이 전했습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 기자로부터, 미국만의 접근 방식이 아시아·태평양 지역내 동맹국들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인식에 대한 질문을 받았는데요.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막대한 무역적자를 주고 있는 동맹국들도 군사적으로 도와주고 있다며 동맹국과의 협력을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만날 또 다른 주요 국가 지도자들, 누구인지 궁금하군요.
기자) 이번 G20 정상회의 주최국인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와 28일 개별 정상회담이 마련돼 있고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모하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입니다.
진행자) 하나같이 주목할 만한 회담들인데요. 이 가운데서도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개별 회담에 대해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은 G20 정상회의가 끝나는 29일로 잡혀있는데요. 세계 제1위와 2위의 경제대국들인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으로 전 세계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현재 답보상태에 빠져 있는 양국의 무역 협상이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 어떤 해결책을 제시할지 주목됩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이번 회의에서 어떤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을까요?
기자) 주요 언론과 양국 정부 관리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현재로서는 지난달 결렬된 양국의 무역 협상을 재개하는 선에서 그칠 전망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정부가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사에 대한 제재 해제와 미국의 관세 철회 등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미국 경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협상이 제대로 안 되면 미국은 3천25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의 신규 관세를 매기겠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이를 유예하는 조치를 발표할 것 같다고 전망하는 등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 끝까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진행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만남도 주목되고 있죠?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만남은 로버트 뮬러 특검의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 조사가 마무리된 후 처음 대면하는 겁니다. 뮬러 특검 측은 지난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러시아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수사해왔는데요. 2년 가까운 수사 끝에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의 공모를 찾지 못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백악관을 출발하면서 "푸틴 대통령과 매우 좋은 대화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의 만남도 기대한다, 이렇게 말했네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으로 향하면서 인터넷 트위터에 국내외 현안들과 관련해 여러 가지 글들을 올렸는데요. 인도와 관련해 "나는 인도가 수년간 미국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고 최근 관세율을 더욱 올린 사실과 관련해 모디 총리와 논의하길 바란다"며 공세의 포문을 열었습니다. 미국과 인도는 현재 관세와 무역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 두 정상 회동에서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주목됩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를 끝내고 나면 곧바로 한국으로 이동하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직후 한국으로 이동해 1박 2일간의 일정을 소화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방문 중,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 비핵화 문제를 논의할 예정입니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27일로 이란이 설정한 일부 핵 합의 파기 마감시한이 됐군요.
기자) 네, 이란 원자력청이 지난 17일, 앞으로 열흘 안에 이란 핵 합의(JCPOAㆍ포괄적공동행동계획)의 일부 조항을 파기하겠다고 선언했는데요. 27일로 마감시한을 맞았습니다. 아직 이란의 움직임은 감지되고 있지 않습니다.
진행자) 이란이 일부 조항을 파기하겠다고 한 내용은 어떤 것들입니까?
기자) 이란 핵 합의에 따르면 이란은 오는 2030년까지 농축 우라늄을 300㎏만 보유할 수 있습니다. 또 우라늄 농축의 비율도 3.67%로 설정돼 있는데요. 하지만 이란 측은 열흘 전, 남부 부셰르항에 있는 핵발전소는 5%의 농축 우라늄이 필요하고 테헤란의 연구로 가동을 위해서는 20%의 농축 우라늄이 필요하다며 우라늄 농축의 농도를 올릴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란은 또 지난달에는 저농축 우라늄의 생산속도도 4배로 올렸다고 밝혔는데요. 전문가들은 저농축 우라늄 보유량이 규정을 넘긴다 해도, 이란이 즉시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핵무기 제조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란은 지금 유럽 국가들의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과 영국 등 5개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과 독일, 그리고 이란은 지난 2015년 이란 핵 합의를 체결했는데요. 이 합의에 따라 이란은 핵무기 개발을 하지 않고, 합의 당사국들은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 해제 등을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이 핵 합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핵무기를 추구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지난 2017년 전격 핵 합의에서 탈퇴했고요. 이란은 나머지 나라들에 대해 핵 합의를 이행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란은 유럽 국가들에게도 일정 시간을 제시하고 있죠?
기자) 네, 이란은 이란 핵 합의를 혼자 지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7월 7일까지 유럽이 더 좋은 방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추가 조처를 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유럽 국가들은 이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유엔 안보리에 속한 유럽 국가들과 안보리 이사국들이 26일 긴급회의를 열고 핵 합의 이행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마지드 타크트라반치 유엔 주재 이란 대사도 참석했는데요. 타크트라반치 대사는 이사국들에게 "미국의 탈퇴와 제재 재개로 핵 합의가 사실상 실효를 거두지 못하게 됐다"며 미국을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의 경제 전쟁과 압박으로 큰 피해를 당했다면서 이란은 더 이상 혼자 짐을 떠안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유럽 쪽에서 어떤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습니까?
기자) 별다른 해결책은 없는 모양새입니다. 이날 유럽 국가들은 이란 핵 합의를 공식 지지하는 성명을 채택했는데요. 미국의 탈퇴에 유감을 표명하고 이란에 핵 합의 준수를 촉구하는 선에서 그쳤습니다. 현재 유럽 국가들은 이란 핵 합의를 지키기 위해서, 미국의 제재를 우회해 이란의 금융 결제를 돕는 '특수법인(SPV)' 설치를 마련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적극적으로 나서는 나라가 없어 구체적인 해결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편 조너선 코언 유엔 주재 미국 대사 대행은 이날 긴급 회의 후, 이란의 행동은 큰 역효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인도네시아 헌법재판소가 '대선 무효 소송'에 대한 판결을 내렸군요.
기자) 네, 인도네시아 헌법재판소가 27일, 야권이 제기한 소송을 기각하고 조코 위도도 대통령의 재선을 확정했습니다. 인도네시아 제1 야당인 '그린드라당'의 프라보워 수비안토 후보는 지난달 대통령 선거 무효 소송을 제기했는데요. 이에 인도네시아 헌재는 이달 중순부터 증인 출석과 심리 등의 재판 절차를 진행해왔습니다.
진행자) 수비안토 후보는 왜 대선 무효 소송을 낸 겁니까?
기자) 지난 4월에 있었던 인도네시아 대통령 선거가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불법 행위와 권력 남용 속에 치러졌다는 겁니다. 하지만 헌재는 수비안토 후보 측이 제기한 모든 쟁점에 대해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이를 기각하고 위도도 대통령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진행자) 인도네시아가 대선 후유증을 심하게 앓고 있군요.
기자) 네, 인도네시아는 지난 4월 17일 대통령 선거를 치렀는데요. 인도네시아 선거는 유권자만도 1억9천만 명에 달해 하루 동안 치러지는 단일 선거로는 세계 최대 민주주의 선거라는 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이번 대선은 현직 대통령인 위도도 대통령과 그린드라당의 총재인 수비안토 후보 간 대결 구도였는데요. 인도네시아 선관위는 지난달 21일, 위도도 대통령이 55.5%를 득표해, 44.5%를 얻은 수비안토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야권은 선거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무력 충돌까지 벌어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야권 주도의 선거 불복 시위가 자카르타 전역에서 벌어졌는데요. 선거 결과가 나온 후 지금까지 시위자와 경찰 간 충돌로 적어도 9명이 숨지고 수백 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제 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부적절하게 무력을 사용했으며 인권 위반 행동을 했다고 비난하고 있는데요. 판결이 나온 이 날도 헌법재판소 건물 주변으로 수비안토 후보 지지자들이 대거 몰려들었고요. 이에 경찰 당국은 또다시 소요사태가 재발할 것에 대비해 수천 명의 군인과 경찰을 자카르타 전역에 배치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최종 판결이 나오기까지도 적지 않은 진통이 있었나 봅니다.
기자) 네, 이날 헌재의 판결은 당초 예정보다 하루 앞당겨진 건데요. 그래서 일각에서는 재판관들 사이에 이견이 없기 때문이라며 기각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이날 재판을 시작해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 꼬박 9시간이 걸렸는데요. 헌재는 최종 주문을 낭독하며 이번 결정이 모든 정당을 만족시킬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결과를 수용하고 존중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수비안토 후보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수비안토 후보는 판결이 나오자마자 헌재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습니다. 수비안토 후보는 "헌재 판결은 우리와 지지자들에게 매우 실망스러운 판결이지만, 우리는 헌법을 준수하고 헌법 재판소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수비안토 후보가 헌재 결과를 전격 수용함에 따라,폭력사태 재발 위험은 줄어들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진행자) 수비안토 후보, 그런데 전에도 위도도 대통령과 맞붙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 2014년 대선에서도 위도도 대통령과 겨뤘지만 졌습니다. 수비안토 후보와 위도도 대통령은 여러모로 대조적인데요. 명문가 출신의 수비안토 후보는 인도네시아를 30여 년간 철권통치했던 수하르토 전 대통령의 사위기도 합니다. 반면, 위도도 대통령은 빈민가 출신의 평범한 사람임을 자처하며 친서민 정책을 공약으로 내걸어 유권자들의 큰 지지 속에 대통령에 당선됐었습니다.
진행자) 여러 우여곡절끝에 위도도 대통령, 집권 2기를 맞게 되는데요. 두 번째 임기는 언제부터 시작됩니까?
기자) 오는 10월부터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합니다. 위도도 대통령은 첫 번째 임기 동안 철도와 항만 등 사회 기반시설 건설에 집중하며 인도네시아 경제 개발에 힘을 쏟았는데요. 두 번째 임기도 관련 사업을 이어가면서, 사회 기반 시설 건설과 인적 자원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