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판문점 회동을 ‘정치적 쇼’에 불과하다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반면, 공화당 소속 의원들은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에게 판문점 회동을 제안한 직후부터, 민주당 의원들은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상원 외교위 소속 에드워드 마키 의원은 지난달 28일 트위터를 통해 “비무장지대(DMZ)에서의 악수와 사진촬영은 불필요하다”며,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은 북한을 비핵화 하고 평화를 이루기 위한 경험 많은 보좌관과 전문가들의 외교”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좋은 시간을 보내며 언론인들을 처치하는 것에 대해 농담했는데, DMZ에서 김정은에게는 무슨 말을 속삭일지 의문이 든다”며 “인권 유린 문제는 신경 쓰지 말라고 전하거나, 반대자에 대한 숙청 문제를 속삭일 것인가”라고 반문했습니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도 판문점 회동을 ‘쇼’에 불과하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지난 30일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판문점 회동 직후 트위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 만나는데, 북한은 핵무기를 계속 개발하고 있다”며 이번 회동은 “또 한 번의 전형적인 트럼프 ‘쇼’”라고 비난했습니다.
내년 대선 민주당 경선 후보자들도 일제히 판문점 회동을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지지율 2위를 달리고 있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지난 30일 ‘ABC’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의 적국들과 마주 앉아 협상하는 것은 반대하지 않지만, 이것이 사진촬영용이 되는 것은 원치 않는다”며 “진정한 외교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지지율 3위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판문점 회동을 “미 국가 영향력의 낭비”라고 비판했습니다.
워런 의원은 트위터에서 “미국 대통령이 무자비한 독재자와의 사진촬영과 ‘러브 레터’ 교환에 국가 영향력을 낭비해선 안 된다”며, “대신 미국은 국가안보를 증진하고 동맹국들을 방위하며 인권을 지키기 위해, 원칙에 입각한 외교를 통해 북한을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에이미 클로부처 상원의원도 이날 ‘CNN’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하고 실제 결과는 없는 모습을 여러 차례 봐왔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관여를 지지했던 털시 개바드 하원의원도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회동은 “실수였다”며, “김정은과 잘 지내는 것이 미국의 목표를 달성할 합의를 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습니다.
반면, 공화당 의원들은 대체로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폭스 뉴스’에 출연해 판문점 회동과 관련해 “계속 시도한다고 해서 불리할 건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은 (핵) 폭탄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을 꽤 오랫동안 하지 않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계속 대화하도록 장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목표는 돌이킬 수 없고 검증 가능한 한반도 비핵화”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 계속 관여함으로써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일단 한 번 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그레이엄 의원은 또 1일 트위터에서,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트럼프 행정부 내 북 핵 동결론을 제기한 `뉴욕타임스’ 신문의 보도를 반박하고 나선 것을 높게 평가하며, 미-북 양측이 수용 가능한 합의의 목표를 거듭 강조했습니다.
“불가역적이고 검증 가능한 한반도 비핵화를 대가로 북한에 경제, 안보 보장을 제공하는 것만이 한반도와 미국, 전 세계가 ‘윈윈’할 수 있는 상황”이며 “불안정하고 변덕스러운 폭군의 손에 핵무기를 합법화하는 것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결과일 것”이라는 겁니다.
공화당의 릭 스캇 상원의원은 트위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협상 노력은 높게 평가하지만, 우리는 행동을 볼 필요가 있다”면서 “역내 비핵화에 진전을 이뤄야 하는데, 이를 조속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합의를 도출할 수 있다는 자신이 없는 이상 독재자들과 협상 시간을 낭비해서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