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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재부무 “대북 제재 변동 없어”…KDI “제재 지속 시 북 경제에 전면적 위기”


미국 워싱턴의 재무부 건물.
미국 워싱턴의 재무부 건물.

중국이 지난주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대북 제재 완화를 미국에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 재무부는 제재 유지 방침을 거듭 확인한 가운데, 제재가 계속되면 북한 경제가 전면적인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오택성 기자입니다.

중국이 미국에 대북 제재를 완화해 달라고 요구한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2일 기자회견에서 지난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당시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같이 요구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왕이 중국 외교부장] “President Xi Jinping pushed for the US to show flexibility and meet the DPRK [North Korea] halfway, including the timely easing of sanctions against the DPRK and finding a solution to each other's concerns through dialogue."

적절한 시점에 대북 제재를 완화하고 대화를 통해 상호 우려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등 유연한 자세로 북한과 대화에 임할 것을 요구했다는 설명입니다.

왕이 부장의 이같은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주 판문점에서 전격적으로 만난 데 대해 평가하는 가운데 나왔습니다.

이에 대해 대북 독자 제재를 관장하는 미 재무부는 단호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재무부 관계자는 VOA에, “현재로서 대북 제재 정책에 변화는 없다”며 제재가 계속 유지될 것임을 확인했습니다.

앞서 지난주, 재무부는 기존 대북 제재에 ‘세컨더리 제재’ 문구를 추가한 개정안을 공개하며 규정을 더 공고히 한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대북 제재가 지속될 경우 북한 경제가 전면적인 위기에 봉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한국 정부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이석 선임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북한의 새 경제와 대북 제재' 보고서에서 이같이 전망했습니다.

이석 선임연구원은 위기론을 설명하며 ‘달러라이제이션’이라는 현상을 언급했습니다.

즉, 현재의 북한 경제에서는 달러화가 사실상 통화의 모든 기능을 전면적으로, 그리고 중심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석 선임연구원은 달러가 북한 경제의 중심으로 작용하면서 북한이 세계 경제와 더 빠르게 통합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때문에 제재를 통해 북한에 달러 유입이 차단돼 대외 부문이 악화하는 것은 물론, 달러로 움직이는 북한의 모든 경제 부문이 부정적 영향을 입을 수밖에 없는 구조로 전환됐다는 분석입니다.

보고서는 특히 핵과 미사일 개발 등 군사 목적으로 전용될 수 있는 각종 물품의 수입을 제한하는 제재로 인해 북한은 2017∼2018년 사이 기존 대외교역이 붕괴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현재와 같은 제재가 앞으로도 변함없이 유지되거나, 북한 경제가 이를 회피할 수 있는 추가 수단을 마련하지 못하는 경우 심각한 경제활동 위축에 따른 추가 소득하락과 그에 따른 전면적 경제 위기를 경험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제재 전문가인 미 조지타운대학교의 윌리엄 브라운 교수는 제재가 지속될 경우 결국 북한 경제의 수입에 문제가 생겨 정권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미 조지타운대 교수] “Probably what will happen if nothing changes on the sanctions, they will gradually reduce importing. And that will hurt their industry because a lot of their imports are industrial materials that that's a, it's a need, and also consumer goods, go into the market.

산업 자재와 필수품, 소비재 등에 대한 수입이 감소해 산업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브라운 교수는 또, 최근 북한이 대중 무역 시 제재에 저촉되지 않는 시계와 가발 등을 대체 수출품목으로 늘리고 있지만, 이를 통해 정권을 유지할 정도의 돈은 벌어들이지 못한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오택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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