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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북 실무 협상서 “핵 물질 동결, 로드맵 우선적으로 다뤄야”


지난 2008년 6월 냉각탑 폭파를 앞두고 촬영한 북한 영변 핵시설.
지난 2008년 6월 냉각탑 폭파를 앞두고 촬영한 북한 영변 핵시설.

이달 중 개최될 예정인 미-북 비핵화 실무 협상에서 양측이 다루게 될 의제들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 물질 생산 동결과 비핵화 로드맵 등이 우선적으로 다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카니 기자가 보도합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판문점 합의에 따라 미-북 양측 실무자들의 비핵화 협상이 이달 중순 재개될 전망입니다.

협상이 재개되면 지난 2월 하노이 정상회담의 결렬을 초래한 쟁점들이 핵심적으로 다뤄질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합니다.

당시 양측은 미국의 ‘영변 외 다른 핵 시설 폐기’ 요구와, 북한의 ‘영변 시설 폐기 대가로 전면적 제재 해제’ 주장이 부딪히면서 아무런 합의 없이 회담을 마쳤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 회담에서 북한의 핵뿐 아니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생화학무기 등 모든 대량살상무기의 폐기를 포함하는 `빅 딜’을 요구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북한에는 핵 시설 5곳이 있는데 김정은 위원장이 1-2곳만 없애려 해 회담이 결렬됐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반면, 북한은 영변 핵 물질 생산시설의 완전한 폐기만을 제안하면서, 사실상 모든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의 해제를 요구했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양측의 실무 협상이 재개되면 북한의 핵 물질 생산 동결 문제가 가장 우선적으로 다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녹취:세이모어 전 조정관] “Has to focus on ending production of fissile material as a first step towards denuclearization. And that of course would have to include both Yongbyon and the undeclared facilities outside Yongbyon-secret enrichment facilities.”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조정관은 3일 VOA에, 비핵화 협상의 초점은 영변 핵 시설뿐 아니라 아직 신고되지 않은 비밀 농축우라늄 시설에서의 핵 물질 생산 동결 문제에 맞춰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또 동결 합의 단계에서 북한의 핵 분열 물질 생산 시설들의 신고와 검증이 합의되고, 아울러 포괄적인 비핵화 로드맵에 대한 합의도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따른 미국의 상응 조치도 실무 협상에서 중요하게 논의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습니다.

[녹취:맥스웰 연구원] “The big discussions are now how flexible the U.S. will be, what concessions might be lifted. My opinion, there should be no lifting of sanctions until North Korea complies with the requirements of the sanctions.”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얼마나 유연한 입장을 보일지, 그리고 미국이 어떤 양보들을 할지가 실무 협상의 큰 쟁점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미국의 요구사항들을 준수할 때까지 제재를 해제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유연한 접근을 강조하고 있어 주목됩니다.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지난달 공개연설에서 실무 협상 재개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미국과 북한 모두 유연한 접근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비건 대표는 또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합의를 동시적, 병행적으로 진전시키기 위해 건설적인 논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이달 중순에 열리는 실무 협상에서 지금까지의 교착 상태가 해소될 가능성을 조심스레 점치고 있습니다.

한편, 북한이 판문점 회동에서 미국 측에 새로운 실무 협상 대표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리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제1부상 등 외무성 인사들이 협상을 주도한다는 것 외에, 비건 특별대표의 상대가 누가 될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동 직후 기자들에게, 미국은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이 주도하는 가운데 비건 특별대표가 실무 협상을 이끌 것이라고 밝힌 상태입니다.

이런 가운데 일부에서는 다음달 초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 지역안보 포럼 ARF 외교장관 회의에서 폼페오 장관과 리용호 외무상의 고위급 회담 개최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김카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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