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정부가 지난 1일 발생한 입법회 점거 관련 인물을 재판에 넘겼습니다.
홍콩 사법당국은 지난 3일 체포해 ‘경찰 공격’, ‘기물 파손’ 등 행위를 조사해온 31세 남성 푼호츄 씨를 동구 법원에 기소했다고 오늘(5일) 현지 언론이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푼 씨는 입법회 점거 외에, 지난달 21일 경찰본부를 포위한 집회에도 깊이 관여한 것으로 나타나, ‘질서 교란’ 등 혐의를 적용했다고 당국은 밝혔습니다.
현지 신문 ‘명보’는 푼 씨 기소와 관련, “홍콩 역사상 최초로 입법기관을 점거한 것으로 ‘우산혁명’ 때의 도로 농성과는 차원이 다르다”며, “유죄가 인정될 경우 중형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범죄인인도조례’ 개정에 반대하는 학생과 시민들은, 홍콩 반환 22주년 기념일이었던 지난 1일 홍콩의 의회격인 입법회를 점거했습니다.
이후, 경내의 중국 국기를 내리고 ‘홍콩은 중국이 아니다’라는 구호를 본회의장 내벽에 적는 한편, 홍콩 특별행정자치구 상징 문장을 훼손하고 민주화 구호 등을 새겼습니다.
행위예술가로 활동해온 푼 씨는 이 사건과 관련해 처음 붙잡힌 인물로, 홍콩 경찰은 대대적인 후속 검거를 예고했습니다.
입법회 경내 CCTV(폐쇄회로 텔레비전) 화면, 현장에서 수집한 지문과 DNA 정보 등 증거물을 바탕으로 최소 수백 명이 검거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홍콩 정부 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은 점거 사태 직후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시위대의 폭력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법률 파괴 행위를 끝까지 추적해 처벌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람 장관은 ‘범죄인인도조례’ 개정 반대 시위를 주도하는 주요 학생단체들에 대화도 제의했습니다.
람 장관 대변인은 어제(4일) 성명을 통해 "최근 시위에 참가한 대학생들을 포함해 다양한 청년층을 행정장관이 초대하기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당국은 람 장관이 이들과의 비공개 면담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려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주요 대학 학생회는 "대화는 시위에 참여한 모든 홍콩 시민에게 열려있어야 하고 (공개적인) 발언권이 주어져야 한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