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과 한국 군의 연합군사훈련이 오늘(5일)부터 시작됐습니다. 북한의 강도 높은 반발이 예상됩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5일부터 약 보름 간 실시되는 이번 미-한 연합훈련은 지휘소연습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병력과 장비의 실제 기동이 아닌, 컴퓨터 모의실험입니다.
미-한 군 당국은 이번 연습을 통해 한반도 유사시 위기관리훈련과 함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한 한국군의 기본운용능력을 집중 검증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이번 연습은 공식적으로 ‘미-한 연합연습’이라 부르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연습의 명칭은 애초 ‘19-2 동맹’이 유력했지만 북한의 반발 등을 고려해 ‘동맹’이란 단어를 제외할 가능성도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한 군 당국은 앞서 지난 3월 기존 ‘키 리졸브’를 대체한 새 연합훈련인 ‘19-1 동맹’ 연습을 실시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군 당국은 아직까지 북한의 별다른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 김준락 공보실장의 5일 기자설명회 내용입니다.
[녹취: 김준락 공보실장] “저희가 늘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특별한 동향은 없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전문가들은 이번 미-한 연합연습에 대한 북한의 더 큰 반발이 예상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미-북 간 비핵화를 위한 실무 협상이 재개되면 도발의 명분이 사라지는 만큼 그 전에 미리 활용할 수 있는 군사적 카드를 보여주는 압력 행사 차원이 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청와대 국가안보실 선임행정관을 지낸 부형욱 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입니다.
[녹취: 부형욱 연구위원] “실무 협상 전까지 약간의 압력을 높이는 조치를 할 것 같고요. 그게 레드 라인을 넘어서는 것은 아니고 이 때껏 발사하는 게 9.19 군사 합의에 의해 적대행위로 보이지 않을 만큼, 이번에 미사일을 동해에서 북쪽으로 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죠. 궤적들이 KADIZ 가 아닌 북쪽으로 쏜 것은 그럴 정도의 도발적 행위를 하진 않겠다, 그런 의사 표시로 봐야 하고…”
부형욱 연구위원은 이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은 국가적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만큼 훈련을 안 할 수는 없다며, 북한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미 미-북 간 비핵화 진전에 대한 대략적 합의가 이뤄진 만큼 대화 기조에는 변함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탈북자 출신인 최경희 샌드연구소 대표는 북한이 미-한 연합군사훈련을 빌미로 자신들의 대미 협상력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과거에도 반발 수위를 높여 협상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전략을 활용해온 만큼 이번 역시 연합훈련에 대한 강도 높은 반발이 예상되지만 사실상 북한에게도 연합훈련이 필요하다는 게 최 대표의 설명입니다.
[녹취: 최경희 대표] “지금 현재도 미-북 실무회담도 진행되지 않고 이런 상황에서는 한 가을부터는 대화가 시작되지 않을까 기대하는 상황인데 지금 아무 것도 안하고 있다가 가을에 돌입하면 북한은 가치가 떨어진다고 생각할 거예요. 그 전까지는 어떤 빌미가 있으면 최대한 협상력을 높였다가 높은 자세에서 이제 대화에 돌입할 수 있도록…”
때문에 북한이 8월 한 달 간 비난 수위를 한껏 높인 뒤 가을 즈음부터는 대화에 돌입할 수 있는 어떤 동력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있다고 최경희 대표는 덧붙였습니다.
한편 김태영 전 국방부 장관은 이번 미-한 연합훈련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검토하는 첫 시험장이 될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다만 북한이 비핵화를 약속했지만 한국에 대한 위협은 오히려 더 심화됐다며, 향후 북한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행보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고 김 전 장관은 전망했습니다.
[녹취: 김태영 전 장관] “중국과 북한이 손을 잡고 대규모 전쟁은 아니지만 어떤 도발을 일으켜서 미국이 중국이나 북한에 대해서 보다 좀 완화된 대응을 하지 않으면 안되게끔 할 수 있다는 거죠. 그래서 북-중이 가까워졌다는 게 굉장히 걱정스러운 부분이에요. 특히 한국 입장에선 바로 코 앞에 있으니까. 이번 연습이 그런 것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두고 봐야겠죠.”
앞서 북한의 대외용 라디오 방송인 `평양방송’은 지난 2일 “북침전쟁훈련의 전면적인 중단은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보장의 선행조건”이라며 미-한 연합훈련을 비난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한상미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