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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외무역, 교역 대상국과 규모 줄고 중국 의존 심화


북한 라선항에 선적을 앞둔 석탄이 쌓여있다.
북한 라선항에 선적을 앞둔 석탄이 쌓여있다.

국제사회 대북 제재의 영향으로 북한의 교역 대상국과 교역 규모가 크게 줄어든 반면, 중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는 더욱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입이 압도적으로 많은 대중 무역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적자도 커지고 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지난해 무역 규모는 전년도 보다 48.8%포인트 줄어든 28억 4천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한국 정부 산하 무역진흥기구인 코트라가 발표한 ‘2018년도 북한 대외무역 동향’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무역 규모는 2년 연속 줄었고, 무역적자는 23억 6천만 달러로 전년 대비 17.5% 늘어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최악을 기록했습니다.

북한 교역량 급감의 원인으로는 국제사회의 제재가 지목됐는데, 유엔의 제재 품목인 석탄과 철광석, 수산물을 비롯해 직물과 의류 완제품 수출이 전면 금지되면서 총 교역 규모가 반토막이 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지난해 북한산 물품을 사들인 상위 10개 나라를 대상으로 한 북한의 수출 총액도 크게 줄었습니다.

국제무역센터(ITC)가 지난 3월 공개한 북한 수출입 현황 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지난해 상위 10개국 수출 총액은 약 2억 7천만 달러로, 전년도인 2017년의 18억 5천만 달러와 2016년 27억 5천만 달러에 비해 큰 폭으로 줄었습니다.

북한의 10대 교역국으로 이름을 올린 나라들도 북한과의 무역을 크게 줄이거나 중단했습니다.

제재가 본격화 되기 전인 2016년 북한의 수출국 상위 10개 나라는 중국과 인도, 필리핀, 파키스탄 등의 순이었습니다.

하지만, 2017년 들어 2위와 3위였던 인도와 파키스탄이 무역량을 줄이면서 5위권 밖으로 밀려났고, 3위였던 필리핀은 2017년부터 북한산 물품에 대한 수입을 전면 중단하면서 순위에서 아예 빠졌습니다.

북한의 수입 총액도 급감해 지난해 수입액은 23억1천11만 달러로, 2017년의 34억 4천만 달러보다 약 32% 줄었고, 10대 수입 대상국가 순위에서도 북한의 주요 교역 상대였던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대거 빠졌습니다.

북한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무역 총액도 큰 폭으로 줄었습니다.

2018년 북-중 무역 총액은 24억3천79만 달러로, 전년 대비 51.9% 줄었고, 그 중 북한의 대중 수출액은 2억 1천314만 달러로 전년 대비 약 88%, 수입 또한 전년 대비 33% 이상 줄었습니다.

중국 외 주요 무역 대상국인 러시아와의 교역도 전체적으로 크게 줄었습니다.

러시아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2018년 한 해 북-러 양국의 총 교역 규모는 약 3천4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56% 이상 줄었습니다.

이처럼 대북 제재로 인해 북한의 교역 상대국과 규모가 크게 줄어든 반면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무역 의존도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한국무역협회가 8일 발표한 ‘2019년 상반기 북한-중국 무역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북한의 대중국 수출은 1억500만 달러, 수입은 11억 4천 500만 달러로 각각 14%와 15.5% 늘었습니다.

특히 1월과 2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북-중 무역이 베트남 하노이에서의 2차 미-북 정상회담 결렬 이후인 3월부터 소폭 증가세로 돌아섰습니다.

브래들리 벱슨 전 세계은행 고문은 북-중 교류 확대는 북한에 방대한 경제 제재를 가하지 않겠다는 중국의 신호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 뱁슨 전 고문] “Those are all ways that China is signing you know that it’s no trying to put enormous economic pressure on North Korea at this stage.”

한국무역협회도 중국과 북한의 전략적 이해관계가 반영돼 비제재 품목과 필수재를 중심으로 대북 무역이 증가했다고 보고서에서 밝혔습니다.

하지만 보고서는 북한이 비제재 품목의 수출을 늘려도 제재 품목을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대북 제재로 외화 수급이 어려워진 북한은 중국과 무역이 증가할수록 적자가 심화되는 구조라고 분석했습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 교수는 북한의 대중 무역적자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 브라운 교수] “North Korea’s deficit with China is all-time peak. Deficit means North Korea money rises more and more dependent on somehow getting china lend the money or somehow getting the money to financial deficit.”

무역적자 증대는 북한 경제의 중국 의존도를 더욱 키우는 악순환이 될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실제 중국은 북한의 대외무역에서 약 92%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데, 수입에 비해 수출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북한의 대중 무역적자는 지난해 20억 달러를 기록했고, 올해도 상반기에만 10억 4천만 달러로, 중국 일변도의 무역구조를 벗어나지 않으면 무역적자는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이 대중 무역 의존도를 낮추고 무역수지 적자와 외화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제재 해제에 대한 움직임을 보다 가시화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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