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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주변국들,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배치에 셈법 다를 것"


지난해 9월 필리핀해에서 실시한 미 해군 실사격 훈련에서 슈프 유도미사일 구축함이 토마호크 함대지 순항 미사일을 발사했다. (자료사진)
지난해 9월 필리핀해에서 실시한 미 해군 실사격 훈련에서 슈프 유도미사일 구축함이 토마호크 함대지 순항 미사일을 발사했다. (자료사진)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의 역내 배치 문제를 두고 중국과 러시아에 이어 북한 매체까지 경고하고 나선 가운데, 전문가들은 한국과 일본 등 역내 동맹국들의 셈법이 미묘하게 다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김동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량살상 무기조정관은 14일 VOA에, “아시아 동맹들은 미국의 역내 중거리 미사일 배치 문제와 관련해 안보와 경제 분야에 미치는 파장을 고려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게리 세이모어 전 조정관] “All of the East Asia allies are going to be careful to on one hand take steps to strengthen the security relationship with United States on the other hand, to try to avoid you know tensions with China that would lead to a break down in economic trade or political relations “

역내 국가들은 미국과의 안보관계 강화를 추구하지만, 중거리 미사일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 보복 역시 회피하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한국 정부는 단거리 미사일 전력 등으로도 북한의 주요 거점 타격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중거리 미사일 배치 계획에 부정적일 것으로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내다봤습니다.

한국은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이 “군사적으로 가치가 적고, 중국의 무역 보복을 초래하는 등 외교적 손실이 크다고 판단해 반대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북한이 한국의 중거리 미사일 배치를 비판하고 나선 것도 중국-러시아와의 전통적 혈맹 연대 강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지정학적 위치에 따라 일본과 타이완은 셈법이 다를 수 있다고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말했습니다.

한국과 달리 일본, 타이완은 중국을 잠재적 위협으로 보기 때문에 중국과의 긴장이 고조되면 억지력을 증진할 수 있는 재래식 중거리 미사일 배치에 찬성할 수 있다는 겁니다.

[녹취: 게리 세이모어 전 조정관] “The big difference between Japan and Taiwan on one hand, and South Korea on the other hand, is that South Korea doesn’t really see China as a military threat but Both Taiwan and Japan see China as a potential military threat for a variety of reasons so as a consequence I think both Taipei and Tokyo to accept the deployment of these new intermediate range systems with conventional warheads… So I do think it is possible that as the systems are developed as these missiles are developed Taiwan and Japan may decide to accept”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는 VOA에, 실제 미사일 개발과 배치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참전권을 갖춘 `보통국가’를 추구하는 일본 아베 정권은 평화헌법 개정 뒤 중거리 미사일 배치를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마크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 대행] “He(Abe) doesn’t necessarily have to make that choice now because the missile system is not ready for deployment so it could be a sequential he could try to change the constitution first and then if he is still around accept the missile capability”

실제로 일본의 안보 전문가들은 미-일 미사일 방어체계 통합에 이어 중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작전조정권 논의’가 이뤄질 때라고 주장합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허드슨연구소의 무라노 마사시 연구원은 VOA에, “현재 헌법상 제약 때문에 주일미군의 전력이 공격형 작전에 나설 경우, 일본 자위대는 관여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무라노 마사시 연구원] “Because the US-Japan alliance does not have a single integrated command and control structure, as is the case with NATO and the US-ROK alliance, there is a limit to the extent to which Japan can be involved in U.S. military operations. The US-ROK alliance is not necessarily an appropriate command and control system for us, but if Japan accepts U.S. ground-based missiles, when and how the U.S. will use them could directly affect Japan's security. Then, instead of taking on the military risks of deploying these missiles, US-Japan should re-design the alliance structure that would involve more specific coordination of combined operational plans and command and control over their target selections.”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등 공격형 무기가 배치될 경우 일본 자위대의 무기체계와 유기적으로 연계할 수 있는 ‘조정 공격 능력과 단일 통합명령 통제구조 재편’ 논의가 필요하다는 설명입니다.

미국의 타이완 내 비공식 외교창구인 아메리칸 인스티튜트 대표를 지낸 더글라스 팔 카네기국제평화재단 특별연구원은 VOA에, “중국으로부터의 독립 요구가 커질수록 미사일 배치 논의는 현실화 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녹취: 더글라스 팔 특별연구원] “There might be different views in the ruling party of Taiwan, some would say that would be a welcome opportunity to knit Taiwan more closely into an American security relationship that could help ensure Taiwan’s economy from the mainland for a longer period of time and so there will be some views to support that. Others might be more cautious because it was it would invite Chinese attack”

팔 특별연구원은 타이완 집권여당인 민주진보당이 미국의 미사일 배치가 장기적으로 미국과의 안보관계를 강화하고 대중국 경제 의존도를 줄일 기회로 보는 계파와, 경제 보복뿐 아니라 중국으로부터 직접적인 침공을 받을 가능성을 우려하는 계파로 나뉘어져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분열이 향후 치열한 권력투쟁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한편, 한국의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VOA에, 미국이 주도하는 역내 전략에 대해 어떤 대응을 하느냐에 따라 향후 미-한 동맹의 위상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신범철 센터장] “한-미 동맹에 3가지 영역이 있는데 한반도, 동아시아, 글로벌. 동아시아 내 글로벌 분야에 있어서의 한-미 동맹의 협력 부분이 눈에 띄지 않게 되는 것이죠. 그렇게 됨으로써 동맹 내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왜소하게 되는 그런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봐요”

신범철 센터장은 중거리 미사일 배치에 따른 선택에 따라 미국의 동맹국 간 입지가 변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동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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