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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산림 재건 속도 더뎌… “한국의 경험과 기술 필요”


지난 3월 평양에서 식수절을 맞아 주민들이 나무를 심고 있다.
지난 3월 평양에서 식수절을 맞아 주민들이 나무를 심고 있다.

지난 10년 간 북한의 산림 황폐지 면적이 줄긴 했지만 황폐화는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를 재건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경험과 기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산림청 산하 국립산림과학원이 28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 간 북한의 황폐지 면적은 약 22만ha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전체 산림의 28%가 황폐지로 분류되는 등 북한의 산림 복구 노력에 비춰볼 때 회복 속도는 다소 느리다고 산림과학원은 지적했습니다.

한국 정부의 조사가 시작된 1999년 북한의 산림 황폐화 면적은 163만ha, 지난 2008년에는 284만ha로 크게 증가한 뒤 지난해에는 262만ha를 기록했습니다.

국립산림과학원 김명길 과장입니다.

[녹취: 김명길 과장] “북한이 산림 복구 전투 계획을 세워서 본인들이 목표를 세워서 계속 전투를 하고 있다는 거, 그리고 2019년 신년사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이야기했지만 제2차 산림 복구계획을 투쟁해서 나가고 원리마를 하자고, 원리마가 도시에 숲을 조성하는 거, 도시 숲을 만드는 것이거든요. 근데 원리마의 증거들이 위성을 통해 보여요. 그리고 본인들이 조림을 한 흔적도 보이고 그래서 22만ha 정도 줄었다…”

산림과학원은 지난 1999년부터 10년 단위로 위성영상을 활용해 북한의 산림을 모니터링 해오고 있습니다.

북한 산림 황폐화의 가장 큰 피해는 홍수와 산 사태 등 자연재해입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북한 주민들에게 갈 수밖에 없습니다.

김성일 서울대학교 산림과학부 교수입니다.

[녹취: 김성일 교수] “숲이 없어지면 비가 안 오고, 비가 안 오니까 농사가 안 되고, 게다가 숲이 없으면 비가 올 때 흙이 흘러내려가면서 강바닥을 높여요. 그러니까 비가 조금만 와도 홍수가 일어나니까 농사를 못하는 거죠.”

매년 자연재해로 인한 북한의 사회-경제적 손실도 상당합니다. 황폐지 대부분이 마을과 공장, 도로, 철도 등 핵심 시설 밀집 지역이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산림 황폐화는 지난 1980년대 후반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나무를 에너지, 즉 땔감으로 사용하고 산을 개간하고 밭을 일궈 식량을 조달했습니다.

김성일 서울대 교수입니다.

[녹취: 김성일 교수] “1980년대 후반부터 훼손이 일어나기 시작했는데 고난의 행군 당시 다락밭 만들기 작업은 국가적인 사업으로 시작했어요. 식량이 어려우니까. 그리고 김정은 정권 들어 그것을 문제시 삼고 조림을 해야 한다, 산을 보물산으로 만들자 했지만 이미 늦은 시기였고요.”

실제 2012년 유엔환경계획 자료에 따르면 북한 가정에서는 주로 나무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도시 지역은 28%, 농촌의 경우 77%가 나무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때문에 후진국의 산림 재건은 쉽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습니다.

아프리카와 남미 지역의 많은 나라들이 산림 복구를 원하지만 접근조차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외교-법률적 차원의 접근이 더해져야 산림 재건을 위한 남북협력이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김성일 서울대 교수입니다.

[녹취: 김성일 교수] “32조원이 향후 20년 간 투입돼야 된다는 보고가 있는데 국제기구나 NGO나 이렇게 해서 돈을 충당하지 않으면 불가능해요. 다 기준이 있어요. 투명해야 되고 거기에 합당하는 것을 북한이 할 수가 없어요. 북한이 원한다면 월드뱅크나 아시아개발은행인데 거기 대주주는 미국과 일본인데 돈을 받으려면 그만큼 투명하고 그게 가능한 플랫폼을 만들어줘야 하는데 그게 안되니까…”

한편 김필주 평양과학기술대학 농업생명과학대학 학장은 최근 서울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서 북한에서 가장 심각한 산림 황폐화 지역은 함경남북도와 황해북도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북한 당국이 양묘장의 현대화, 과학화를 강조하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효율적으로 양묘장을 운영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김필주 학장] “양묘장을 어떤 방법으로 이용하고 또 어떤 방법으로 심을 것인지, 그냥 산에다 심는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앞으로 그것을 유지하고 산림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지속가능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산림을 언급한 것은 물론 122호 양묘장을 3번이나 방문했습니다.

2017년 3월에는 김일성종합대학에 산림과학대학을 신설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한상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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