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반정부 시위 주요 지도자들이 전격 체포됐습니다.
홍콩 경찰은 오늘(30일) 조슈아 웡 ‘데모시스토’당 비서장과 당 여성 상임위원 아그네스 초우 씨를 지난 6월 21일 열린 ‘무허가 집회’ 조직 혐의로 체포해 완차이에 있는 경찰본부 산하 시설로 연행했습니다.
당시 집회 참가자들은 경찰본부 주변을 15시간 동안 봉쇄했고, 홍콩 정부는 이를 근거로 시위대를 ‘폭도’로 규정한 바 있습니다.
경찰은 또 어제(29일) 일본으로 출국하려던 반정부 활동가 앤디 챈 씨를 공항에서 체포해 모처로 연행했습니다.
‘폭동 모의’와 ‘경찰관 공격’ 혐의를 받은 챈 씨는 홍콩을 중국에서 독립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다 지난해 강제해산된 ‘홍콩민족당’ 창립자입니다.
홍콩 경찰은 오늘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하면서 “선량한 시민들은 이들 ‘폭력 시위자들’과 관계를 끊어야 한다”고 밝히고 “내일(31일) 예고된 행진은 허가 받지 않았으므로 참가하지 말라”고 덧붙였습니다.
오늘 체포된 조슈아 웡 데모시스토당 비서장은 지난 2014년 홍콩의 대규모 민주화 시위인 ‘우산혁명’을 주도했던 인물입니다.
최근 계속된 반 정부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관여하면서, 외신 인터뷰를 통해 민주화 요구 등을 주장해왔습니다.
데모시스토당 측은 인터넷 사회연결망(SNS) 공식 계정들에 글을 올려 “웡 비서장이 오늘 아침 7시 30분쯤 길 거리에서 미니밴(승합차)에 강제로 밀어 넣어졌고, 우리 변호사가 상황을 알아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웡 비서장과 초우 상임위원은 완차이 경찰본부에서 조사받은 뒤 보석으로 풀려났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시민·사회단체 연합기구 ‘민간인권진선(민진)’ 측은 대규모 집회와 행진 일정을 취소했습니다.
당초 민진은 주말인 내일(31일) 홍콩 도심 센트럴 차터가든 공원에서 집회를 연 뒤 중앙인민정부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 청사 앞까지 행진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시위 참가자 보호가 최우선”이라며 오늘(30일) 계획 철회를 발표했습니다.
보니 릉 민진 부의장은 이와 관련, “경찰이 사람들을 잡아들이기 위해 갖가지 구실을 들이대고 있는 것 같다”는 입장을 언론에 밝혔습니다.
홍콩 주요 지역에서는 지난 6월 이래 12주 넘게 대규모 반정부 집회가 이어진 가운데, 이와 관련해 체포된 사람이 900여 명에 이릅니다.
시위대는 당초 요구 사항인 ‘범죄인 인도조례’ 개정안(일명 송환법) 완전 철회와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외에 체포자 석방과 불기소,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시위 강경진압 진상 조사 등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