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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북 석탄 반입 한국 업체에 의문 제기...”정찰총국 요원, 해외 아파트 임대사업”


유엔 전문가패널의 대북제재보고서에 실린 북한 선박 '외이즈 어네스트' 호의 위성사진. 지난해 3월 11일(왼쪽) 북한 남포항에서 석탄을 적재한 후 4월 4일 인도네시아 부근 해역에서 인도네시아 해군에 억류됐으며, 9일(오른쪽) 발리크판판 항구 주변에 정박한 모습이다.
유엔 전문가패널의 대북제재보고서에 실린 북한 선박 '외이즈 어네스트' 호의 위성사진. 지난해 3월 11일(왼쪽) 북한 남포항에서 석탄을 적재한 후 4월 4일 인도네시아 부근 해역에서 인도네시아 해군에 억류됐으며, 9일(오른쪽) 발리크판판 항구 주변에 정박한 모습이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가 최근 공개한 전문가패널 보고서에는 북한산 석탄 반입과 관련해 논란이 된 한국 업체에 대한 내용이 비중 있게 담겨있습니다. 이 업체의 행적이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지적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전문가패널은 5일 공개한 중간보고서에서 한국의 석탄 수입업체 A모 사의 주장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증거를 제출하지 못하고, 일반적이지 않은 거래를 진행했다는 겁니다.

전문가패널은 보고서에서 A사가 패널 측에 북한산 석탄이 아닌 ‘인도네시아의 현지 브로커’로부터 ‘인도네시아 석탄’을 구입하기로 합의했다는 내용을 통보했다며, 모든 관련 이메일이 삭제돼 이런 주장은 입증할 수 없는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여기에 석탄이 아닌 전혀 다른 분야의 홍콩 소재 회사를 통해 석탄 조달에 필요한 모든 계약과 서류, 자금 등을 거래하면서도 문제의 ‘인도네시아 브로커’에 대해 의심스런 점을 찾아내지 못했다는 A사의 해명을 보고서에 담았습니다.

앞서 전문가패널은 올해 초 공개한 연례보고서에서 북한 선박 ‘와이즈 어네스트’ 호에 실려 있던 299만 달러어치 북한 석탄의 최종 구매자가 A사라고 지목한 바 있습니다.

이와 함께 A사가 ‘석탄을 구매하고 돈을 지불했다’고 밝힌 인도네시아 브로커의 주장도 공개했었습니다.

A사의 대표 L모 씨는 당시 VOA에 “인도네시아에 북한 석탄이 있을 것이라곤 생각도 못했다”면서 자금 지불도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었습니다.

보고서는 A사의 추가 석탄 반입 의혹에 대해서도 문제점을 제기했습니다.

A사가 ‘불과 7개월 만에’ 러시아 나홋카 항에서 한국 포항으로 가는 석탄 2천588t의 화주로 이름을 올렸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이 석탄을 적재한 선박 DN5505 호는 북한으로 2대의 메르세데스 벤츠 차량을 운반하고 돌아가는 길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A사는 지난해 11월과 올해 초 두 차례에 걸쳐 DN5505호가 싣고 온 석탄을 반입했습니다.

그러나 한국 수사 당국은 DN5505호가 포항에 입항한 직후인 올해 2월 북한산 석탄 반입 등 대북 제재 위반을 이유로 출항 보류를 명령했습니다.

전문가패널은 추가로 드러난 북한산 석탄 반입 문제에 대한 문의에 대해 A사로부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는 A사의 1차 석탄 반입 논란에 대해선 무혐의 처리를 했지만, 2차 석탄 반입에 대해선 현재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계속해서 함지하 기자와 함께 전문가패널의 중간 보고서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140여 쪽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어떤 내용들이 있나요?

기자) 네, 보고서는 142쪽으로 구성돼 있지만, 주요 내용은 34쪽에 걸쳐 담겨 있습니다. 나머지는 부록으로, 주요 지적 사항에 대한 근거자료 등이 담겨 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북한의 제재 위반 행위들, 이를 테면 선박 간 환적이나 석탄 거래, 군사 협력, 해킹 등이 망라돼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얘기한 내용들은 과거 보고서에서도 꾸준히 지적돼 왔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미 미국 등 여러 나라들이 문제를 삼았던 내용들인데요. 이번 보고서에서 두드러진 특징은 제제 회피를 위한 북한의 ‘새로운 기법’이 상세하게 소개됐다는 점입니다.

진행자) 특별히 소형 선박 등을 이용해 석탄을 거래하고, 선박 간 환적을 하는 내용이 일부 소개됐죠?

기자) 네, 전문가패널은 북한산 석탄이 다른 나라로 유입되는 위성사진을 공개했는데요. 중국의 항구 인근 바다에 머무는 북한의 화물선에 부선, 즉 바지선이 접근한 장면이 담겼습니다. 이 바지선이 석탄을 옮겨 실어 인근 항구로 직접 옮긴다는 게 전문가패널의 설명입니다. 선박 간 환적의 경우 중소형 선박이 이용됐는데요, 전문가패널은 항공 추적을 피하는 목적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해킹을 통해 외화벌이를 한다는 내용도 관심을 모았는데요.

기자) 네, 특히 한국에 대한 해킹 공격이 주목을 받았습니다. 북한은 모두 17개 나라에 대해 해킹 공격을 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한국은 그 중에서도 피해 건수가 가장 많았습니다. 한국의 암호화폐 교환소 등이 주로 공격 대상이었는데, 총 피해 금액만 7천200만 달러에 달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해킹은 외화벌이가 목적이라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북한의 외화벌이와 관련해선 또 다른 흥미로운 내용도 있는데요. 북한의 정찰총국 요원으로 소개된 김수광과 김수경, 김영남과 그들의 가족들이 임대 수익을 거두고 있다는 겁니다. 이들이 임대 수익을 거두는 건 김수광의 파리와 로마의 아파트 건물을 통해서인데요. 이 중 이탈리아의 아파트는 월 임대료가 850유로입니다. 관련국들은 이 자금들에 대한 추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지적된 내용들에 대해 전문가패널은 어떤 해법을 내놓고 있습니까?

기자) 전문가패널은 통상 보고서에서 북한의 위법 행위에 대응한 ‘권고사항’들을 제안합니다. 올해는 각 나라들이 상품 거래인과 선박 운영주 등과의 정보 거래를 좀 더 활성화하라는 내용이 담겼고요. 불법 행위가 적발된 북한 선박 6척을 제재하라는 권고도 있었습니다. 아울러 앞서 설명 드린 바지선 등을 통한 제재 회피에도 각국이 대응을 철저히 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또 암호화폐 교환소 등도 북한의 해킹 공격에 대비해야 한다고 전문가패널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전문가패널이 어떻게 구성되고, 또 무슨 역할을 하는지 궁금합니다.

기자) 전문가패널은 미국과 한국, 일본, 중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싱가포르 출신 등 총 8명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들은 안보리의 대북 결의가 잘 이행되는지, 또 위반 사항은 없는지를 감시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동시에 제재 위반이나 회피를 줄이기 위해 안보리에 제안을 하기도 합니다.

진행자) 패널의 전문가들이 혹시 자국의 이익을 대변하진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을 텐데요. 특히 중국과 러시아 출신 전문가는 자국의 위반 사례를 보고서에 넣는 걸 달가워하지 않을 것 같은데요.

기자) 전문가패널의 미국 측 대표를 지낸 윌리엄 뉴콤 전 재무부 분석관은 ‘VOA’에, 전문가패널이 출신국가가 아닌 개인 자격으로 임명돼 활동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각 나라들이 자국 출신 전문가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일이 없지는 않다고 합니다. 그래서 뉴콤 전 분석관은 혹시라도 전문가패널 보고서에 이의가 있는 경우 ‘각주’를 이용해 추가 의견을 넣곤 했다고 말했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함지하 기자와 함께 최근 공개된 전문가패널의 중간보고서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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