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올해 중간 보고서에서 북한 선박 6척을 안보리 제재 대상으로 지정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대부분 AIS 신호를 끄고 운행한 것으로 드러났고, 항로는 중국이 대다수를 차지했습니다. 오택성 기자입니다.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이 이번에 공개한 보고서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룬 부분 중 하나는 북한의 불법 환적 활동입니다.
전문가패널은 특히 선박 간 구체적인 불법 환적 사례를 제시하며, 북한 선박 6척을 안보리 제재 대상에 올릴 것을 권고했습니다.
여섯 척 가운데 2척은 정유 제품을, 나머지 4척은 석탄 등을 불법 환적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정유 제품을 불법 환적한 혐의를 받는 북한 선박은 ‘은파2’호와 ‘무봉 1’호로, 전문가패널은 이 선박들이 지난 3월과 4월 각각 불법 환적에 나섰다고 밝혔습니다.
이 가운데 ‘은파2’호는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OFAC)에도 ‘금강3’호라는 이름으로 이미 특별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전문가패널은 또 북한 선박 ‘백양산’호와 ‘가림천’호, ‘포평’호, ‘태양’호가 안보리가 대북 결의 2371호에서 수출입을 전면 금지한 석탄 등을 불법 환적한 혐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패널은 이들 선박의 불법 환적 활동이 지난해 9월과 10월 사이에 이뤄졌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중 ‘백양산’호는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의 특별지정 제재 대상에 올라 있습니다.
한편 선박 추적 웹사이트 ‘마린트래픽’을 통해 이들 선박의 항로를 추적한 결과 대다수가 선박자동식별장치인 AIS를 끄고 운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특히 ‘은파 2’호와 ‘백양산’호를 제외한 4척은 지난 2017년을 마지막으로 2년 넘게 AIS를 끄고 운행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중국을 주요 거점으로 운행한 것도 공통점입니다.
올해 4월까지 AIS를 켜고 운행한 것으로 나타난 ‘은파2’호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와 중국 칭다오 사이를 오간 것으로 확인됐고, ‘백양산’ 호는 타이완 남쪽 해역에서 올해 1월 마지막 AIS 신호가 잡혔습니다.
2017년 이후 AIS를 끄고 있는 선박 4척의 최종 위치를 확인한 결과 3척이 중국 옌타이 앞 바다, 1척은 북한 남포항에서 신호가 확인됐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같은 행동의 문제점을 일찌감치 지적한 바 있습니다. AIS를 끄고 먼 바다로 나가 몰래 불법 환적에 나서는 게 북한의 주요 제재 회피 수단이라는 겁니다.
휴 그피리스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전 조정관입니다.
[녹취: 그리피스 전 조정관(지난 3월)] “The main area is the sea, international waters where nothing is really being monitored except when there are surveillance aircraft or satellites or other aerial assets in place.”
그리피스 전 조정관은 정찰함이나 위성과 같은 장치가 있는 때를 제외하고는 감시가 없기 때문에 북한의 제재 회피 주요 지역은 공해상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오택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