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우라늄을 농축하는 고성능 원심분리기를 설치하는 등 핵 활동 확대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어제(9일) 성명을 통해, 사찰단이 이란 현지에서 지난 7일 현재 IR-6형 30기, IR-6s형 3기 등 고성능 원심분리기를 설치 중인 사실을 검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다만 아직 실험에 들어간 단계는 아니라고 IAEA는 밝혔습니다.
하지만, 고성능 원심분리기 설치 자체만으로 지난 2015년 체결된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위반이라고 주요 언론은 해설했습니다.
최근 이란 당국은 핵 합의 이행 수준을 낮추는 추가 절차에 들어간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지난 4일, 핵 합의로 제한됐던 신형 원심분리기 등 우라늄 농축에 필요한 기술을 모두 개발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다음날(5일)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핵기술) 연구개발 활동에 필요한 모든 제한을 해제한다”고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 대표에게 통보했습니다.
앞서 이란 당국은 1단계 조치로 핵 합의에서 규정한 우라늄 저장량 한도 300kg을 파기했고, 이어 2단계로 우라늄 농축 비율 제한 3.67%도 넘겼습니다.
따라서 이란 핵 합의의 주요 규제들이 사실상 붕괴된 것으로 미국 언론은 보고 있습니다.
핵 합의 체결을 이끌었던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직후 합의에서 탈퇴하고 지난해 경제 제재를 복원하자, 이란은 강하게 반발해왔습니다.
이란 당국은 미국이 원유 금수를 비롯한 제재를 풀거나, 유럽이 제재로 인한 경제적 피해를 보상하라고 요구해왔으나 실현되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대이란 제재를 재개하면서 우라늄 농축 활동 전면 중단, 이스라엘에 대한 위협 중단, ‘헤즈볼라’와 예멘 ‘후티’ 반군 지원 중단, 시리아 주둔 병력 철수 등 12개 요구사항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한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어제(9일) 외무부 청사에서 공개 설명회를 열어, 이란이 꾸준히 핵 개발을 진행했다는 의혹을 다시 제기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6월 촬영한 이란 중부 아바데 일대 위성사진을 보여주며, 이란 당국이 현지에서 핵무기 관련 실험을 하다 외부에 발각되자 관련 시설을 파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네타냐후 총리는 “국제사회가 깨어나, 이란이 조직적으로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며, “이란의 도발을 막을 길은 압박, 압박, 그리고 더한 압박밖에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