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주제로 한 국제회의를 개최한다고 밝혔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암호화폐에 대한 북한의 관심이 제재 회피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전문 ‘NK뉴스’ 등에 따르면 `조선친선협회’는 까오 데 베노스 회장 명의로 지난 행사 참가자와 업계 관계자 등에게 내년 2월 평양 과학기술전당에서 ‘평양 블록체인, 암호화폐 국제회의’를 개최한다는 초청장을 발송했습니다.
이 단체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4월 평양에서 열린 1회 행사가 국제사회의 관심 속에 성황리에 개최됐다며, 2020년 2월 22일부터 29일까지 2회 행사를 더 큰 규모로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행사를 통해 “북한이 세계 다른 나라와 친선은 물론 교류와 기술협력 관계를 발전시키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행사를 주관하는 조선친선협회는 북한에 우호적인 스페인인들이 지난 2000년 설립해 미국, 캐나다, 러시아, 중국 등 120개 나라에 지부를 둔 친북단체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난 4월 열린 1회 행사에는 북한 등 각국에서 100여명이 참가해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에 관한 정보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문가들은 추적이 어렵고 국제적인 거래가 가능한 암호화폐가 북한에 아주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블록체인은 데이터를 여러 컴퓨터에 분산 저장, 처리해 해킹 위험을 줄이는 기술로 암호화폐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다른 나라의 감시를 피할 수 있고 정체도 숨길 수 있는 암호화폐와 그 암호화폐를 가능하게 한 기술인 블록체인을 더 연구하기 위해 북한이 이런 국제 행사를 개최한다는 주장입니다.
미국의 사이버보안업체 파이어아이의 루크 맥나마라 수석분석가는 대북 제재 강화와 암호화폐 가격 상승이 북한의 관심을 유도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맥나마라 수석분석가] “I think it made it a lot more attractive for them to go after that. So during that period of time, they were also still going after banks and traditional financial entities, But I think the growth of the price in Bitcoin as well as increased sanctions by the United States and others that made much more of an attractive target to pursue.”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 케일라 이젠만 연구원은 암호화폐 기술을 통해서라면 북한은 돈세탁을 할 필요조차 없다며, 기존 국제금융체제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해 암호화폐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젠만 연구원] “North Korea could be used to directly fund all of their sanctions evasion techniques by directly paying people that money then never has to touch the traditional financial system at all. Doesn't have to be laundered, doesn't have to be turned into a traditional currency.”
전문가들은 특히 암호화폐나 전자상거래, 신용카드 사용 등 경제적 기반과 여건이 거의 갖춰지지 않은 북한의 상황으로 볼 때 암호화폐 관련 국제회의는 북한 경제를 위한 것이 아닌 북한 정권을 위한 관련 정보와 기술 확보용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