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지난주 발생한 석유 시설 공격 사건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폼페오 미 국무장관은 이번 공격 사건을 '전쟁 행위(act of war)' 로 규정했습니다. 미국 의회가 다음 주 '홍콩인권민주주의 법안'을 처리할 예정입니다. 동일본 대지진으로 발생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방사능 유출 사고의 관리 책임자들이 무죄 판결을 받았는데요. 관련 소식 이어서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석유 시설 공격 사건으로 중동 지역의 불안정이 고조되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미국과 사우디가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요.
기자) 네, 미국의 외교 수장인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이 18일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했습니다. 폼페오 장관은 이날 사우디의 실권자인 모하마드 빈살만 왕세자와 지난주 발생한 사우디 석유 시설 공격 사건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고요. 이어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해 공동 대응 방안을 모색했습니다.
진행자) 우선, 폼페오 장관과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 간에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알아볼까요?
기자) 두 사람의 구체적인 회담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폼페오 장관은 회담 후 트위터에 "미국은 사우디가 스스로를 방어할 권리, 자위권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는데요. 빈살만 왕세자가 사우디의 국방장관을 겸임하고 있어 주목됩니다. 폼페오 장관은 앞서 사우디 도착 직전, 전용 비행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사우디 공격은 이전에 보지 못한 규모의 공격이라면서 이는 전쟁 행위라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사건 발생 후 공격의 배후에 이란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는데요. 사우디 정부도 이번 공격 사건의 주체가 이란이라고 보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사우디 국방부가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석유 시설을 타격한 무인기와 크루즈 미사일 파편을 증거로 공개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공격이 "북쪽에서 날아왔으며 의심할 여지없이 이란의 지원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폼페오 장관이 19일에는 아랍에미리트를 방문했는데 여기서는 어떤 이야기가 나왔습니까?
기자) 미국이 이란에 대한 새로운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폼페오 장관은 헤즈볼라와 같은 테러 단체에 대한 지원을 막기 위해 이란에 추가 제재가 가해질 것이라면서 미국은 사우디 석유 시설 공격이후 이 지역의 위기에 대해 평화적인 해결을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금의 상황에 대해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곧 이란에 대한 중대한 제재를 발표한다는 방침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아침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방금 재무장관에게 실질적으로 이란에 대한 제재를 늘리라고 지시했다"고 적었습니다. 구체적인 사항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재무장관에게 지시한 것으로 볼 때 경제 제재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미국은 이미 이란에 대해 상당한 경제 제재를 가하고 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미국은 지난해 5월, 이란과의 핵 합의에서 전격 탈퇴하면서 2차례에 걸쳐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복원했습니다. 특히 미국 정부는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와 이란혁명수비대(IRGC) 등을 제재 대상에 올려놓고 있고요. 이란 경제의 자금줄인 이란산 원유 수출 전면 금지 조치 등을 취하며 이란을 강하게 압박해왔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기존의 제재 외에 더 경제적인 제재를 가하겠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주요 언론들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하는 것을 종합해보면, 이란 중앙은행이 제재 대상으로 검토되고 있습니다. 한 미국 고위 당국자는 이란 경제가 현재 기존의 제재로 이미 황폐해지긴 했지만, 건설 분야와 이란 혁명수비대 산하 재단 등 제재할 곳이 많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미 석유 분야를 제재하고 있는 만큼만큼 추가 제재 효과는 별로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의회에서도 정부의 대응 조치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이자 공화당 중진 의원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이 대표적인 경우인데요. 그레이엄 의원은 지난 17일 "이란은 지난 6월 미국 드론을 격추한 뒤 미국이 보인 절제된 반응을 나약하다고 봤을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사건 발생 다음날, 공격 사건의 주체에 대한 검증을 기다리고 있다며 "장전이 완료됐다"는 표현으로 전쟁 가능성을 시사했는데요. 하지만 백악관은 즉각 대통령이 전쟁을 언급한 건 아니라고 밝혔고요. 트럼프 대통령도 다음날 전쟁을 원하지는 않는다며 수위를 조절했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비판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이란을 공격하는 건 쉽지만, 일단 기다려보겠다는 입장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이란에 대한 대응책을 놓고 "많은 선택지가 있다. 최후의 선택지가 있고 그것보다 덜한 것들이 있다"고 말했는데요. 그러면서 "최후의 선택은 전쟁을 의미하는데 지금 그걸 말하고 있는 건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라크전 등을 거론하면서 "그래서 우리는 전쟁에 동의하지 않는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란은 현 사태에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여전히 공격과 무관하다는 입장입니다. 이란 국영 IRNA통신은 18일, 이란 정부는 이미 지난 16일, 공식 외교 경로를 통해 미국에 이란이 이번 사건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미국 CBS 방송은 18일, 미국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이번 공격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는데요. 단 이란이 연루되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상황에 한해서라는 단서를 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 의회가 홍콩 관련 법안 처리를 서두르고 있다고요.
기자) 네, 미국 의회가 다음 주 '홍콩인권민주주의법안'을 다룰 예정입니다. 당초 이 법안은 지난 6월 민주, 공화 양당이 초당적으로 공동 발의한 건데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다음 주 이 법안을 주요 안건으로 다루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상원 역시 다음 주에 관련 법안을 논의할 계획입니다.
진행자) 낸시 펠로시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펠로시 의장은 지금 홍콩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위 사태와 관련해 홍콩 시민들에 대한 지지를 나타냈는데요. 자치권을 수호하려는 홍콩의 대규모 집회는 중국 정부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도 '양심에 대한 도전'을 일깨워 준 것이라며 운동가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평화적이고 희망찬 미래를 위해 싸우는 모든 이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날 기자회견에는 홍콩 시위대의 주요 지도자도 참석했다고요.
기자) 네, 지난 2014년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한 이른바 우산혁명을 주도해 국제사회에 널리 알려진 조슈아 웡 홍콩 데모시스토당 비서장이 홍콩 사태를 알리기 위해 지금 미국을 방문 중인데요. 웡 비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 동석해 "오늘은 미 의회 지도부의 지지를 얻은 놀라운 날"이라며 감사를 표했습니다.
진행자) '홍콩인권민주주의법안' 어떤 내용을 담고 있습니까?
기자) 이 법안은 마르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의원과 벤 카딘 민주당 상원의원이 공동 발의한 건데요. 1997년 홍콩 반환을 앞두고 미국이 제정한 국내법인 ‘1992년 홍콩정책법’에 따라, 홍콩이 현재 누리고 있는 특별 대우가 정당한지 국무부가 매년 확인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홍콩이 현재 누리고 있는 특혜가 구체적으로 어떤 겁니까?
기자) '1992년 홍콩정책법'에 따르면, 미국이 관세와 투자, 무역, 비자 발급 등을 포함한 국내법을 적용할 때 홍콩을 중국과 달리 특별 대우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경제적으로 홍콩은 독립 관세 구역으로 간주해, 미국이 중국에 대한 관세를 강화할 때도 홍콩은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 미국에서 중국에 대한 수출이 금지된 제품도 홍콩에는 수출할 수 있는 식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앞으로는 매년 심사를 통해 이를 보다 강화하겠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또 현행대로라면 대통령이 홍콩의 자치 상황에 근거해 홍콩의 특별대우를 취소하거나 회복할 것을 제안할 권리가 있는데요. 이 법안은 국무장관에게도 권리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는 이같은 움직임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내정 간섭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9일 정례 브리핑에서 홍콩 문제는 순전히 중국의 내정에 속하고, 어떠한 외부 세력의 간섭도 용납할 수 없다며 결연히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8년 전 동일본 방사능 유출 사고와 관련해, 당시 시설 관리 책임자들에 대한 재판 결과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본 법원이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발생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방사능 유출 사고와 관련해, 원전 시설 경영진에 무죄 판결을 내렸습니다. 일본 도쿄지방재판소는 19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가쓰마타 쓰네히사 전 ‘도쿄전력’ 회장과 무토 사카에 전 부사장, 다케쿠로 이치로 전 부사장 등 사고 당시 경영진 3명 모두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진행자)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당시 원전 운영사였던 도쿄전력을 상대로 한 재판이 여러 차례 있었다고요?
기자) 네,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한 재판은 여러 번 있었습니다. 하지만 형사재판은 이번이 처음이라 관심을 끌었습니다.
진행자) 첫 형사 재판이 진행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고요?
기자) 네, 해당 피고인들은 앞서 검찰로부터 불기소 처분을 받았는데요. 이에 반발한 시민들이 ‘강제 기소’라는 일본의 제도를 통해 피고인들을 다시 기소한 겁니다. 시민으로 구성된 ‘검찰심사회’의 기소로 지난 2017년 6월에 관련 형사재판이 시작됐는데요.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피고인들은 징역 5년을 구형받을 것으로 예상됐었습니다.
진행자) 재판 내용을 자세히 알아보기 앞서서, 동일본 원전 사고가 어떻게 발생한 일인지 먼저 짚어보고 갈까요?
기자) 네, 지난 2011년 3월 11일, 일본 동부 일대에 규모 9.0의 대지진으로 인한 대형 쓰나미가 발생해 후쿠시마 원전 시설을 덮쳤습니다. 이로 인해 원전 시설의 핵연료가 녹아내리면서 수소 폭발이 발생했고요. 방사성 물질이 유출된 겁니다. 당시 발전소 현장에서 사망한 사람은 없었지만, 16만여 명이 방사성물질을 피해 피난을 가게 됐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피난 과정에서 사망자들이 발생했다고요?
기자) 네, 발전소 현장에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된 40여 명의 환자가 제때 피난을 가지 못해 사망했는데요. 이번 재판은 이들의 사망과 관련해 사전 대응과 과실치사에 대한 형사 책임을 도교 전력 경영진에 물은 겁니다. 당시 도쿄전력 경영진이 거대한 쓰나미를 예상할 수 있었는지, 또 원전 사고를 막을 수 있었는지가 재판의 주요 쟁점이었죠.
진행자) 그런데 재판부는 그 책임이 도쿄전력에 없다고 판결한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검찰 역할을 한 변호사들은 피고인들이 10m 높이 이상의 쓰나미가 발생할 위험성을 예상하는 정보와 자료를 미리 보고 받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방사성 물질이 유출될 수 있는 상황을 예상할 수 있었다는 겁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거대 쓰나미 발생을 예측할 수 있었다는 점을 변호사들이 증명하지 못했다고 지적했고요. 피고들이 경영진으로서 책임을 져야 하는 건 맞지만, 형사책임을 져야 하는 건 아니라고 판시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원전 사고를 인재라고 볼 수 없다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지난 2012년 일본 의회 사고조사위원회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사람의 부주의로 인한 사고”라고 결론을 내린 바 있습니다. 보고서는 정부와 도쿄전력이 지진이나 쓰나미에 의한 피해 가능성을 무시했고, 사고에 대한 대비나 안전 대책을 갖추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이번 재판에서는 좀 다른 해석이 나왔는데요. 판결에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도쿄전력의 책임을 요구한 시민들 사이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피고인들에 대한 무죄가 선고되자 방청객에서는 “믿을 수 없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고요. 또 도쿄지방재판소 앞에서는 시민들과 후쿠시마 지역 주민들이 나와 판결을 비판하며 시위를 벌였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