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세네갈에서 외화벌이를 하고 있는 북한 만수대창작사가 일부 회사들로부터 건설 계약이 끊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북한 노동자들을 고용했던 식품업체는 이들을 내보냈고, 북한 노동자들은 거처를 옮겼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만수대창작사가 제재 회피를 위해 이름을 바꾼 ‘코르만 컨스트럭션’에 호텔 건설을 맡긴 세네갈의 E모 사가 북한 회사와의 관계를 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녹취: E사 관계자] “Okay, I will cancel all contracts...”
이 회사 관계자는 12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 회사와의 모든 계약을 취소할 것이고, 특별히 호텔 계약 건도 종료하겠다고 말했습니다.
E사는 이후 별도로 보낸 이메일에서 호텔 건설 계약과 관련된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을 밝혔습니다.
자신들은 ‘금룽’이라는 이름의 북한 회사와 호텔 건설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맺었으며, 북한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거나, 고용하지도 않았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문제의 회사가 유엔 제재 대상이라는 점도 인지하지 못했었다고 E사는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이 회사가 유엔의 제재 대상임이 확인된 상황에서, 세네갈이 유엔 회원국인 만큼 그들과의 모든 계약을 즉시 끊고 작업도 중단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VOA는 자동차수입업을 하는 E사가 올해 초 ‘코르만 컨스트럭션’과 다카르 해변의 고급 호텔 건설 계약을 맺었다는 사실과 함께, 이미 완공된 E사의 여러 상가 건물들도 이 업체가 맡았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최근 VOA는 문제의 호텔이 들어서게 될 세네갈 수도 다카르의 공사 현장을 방문했었습니다.
해변가에 위치한 이 공사 부지는 올해 말부터 시작될 굴착 공사를 앞두고 주변이 정리된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나 E사가 코르만 컨스트럭션을 포함한 북한 회사들과의 계약을 종료하겠다고 밝힌 만큼, 북한 건설회사가 공사에 투입되진 않을 전망입니다.
코르만 컨스트럭션 소속의 북한 노동자들은 VOA 보도 이후 거처를 옮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약 20명의 북한 노동자가 고용됐던 세네갈 최대 식품업체 ‘파티센(Patisen)’의 경우, 북한 국적자들을 내보냈다고 현지 소식통이 밝혔습니다.
파티센에서는 20명 중 10명이 공장 안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었는데, 이들이 최근 이사를 나가는 모습이 목격됐다는 겁니다.
또 파티센 공장 부지와 바깥 도로변에서 작업하던 북한 노동자들도 더 이상 목격되지 않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당시 VOA는 파티센 인근 도로변에서 작업을 하던 북한 노동자와 대화를 나눴었습니다.
[ 녹취: 북한 노동자] (언제 오셨어요?) “금방 왔습니다.” (평양에서?) "네." (아직 가족들은 안 그리우세요?) “(웃음) 일 없습니다.”
VOA는 코르만 컨스트럭션과의 계약 해지 여부 등을 묻기 위해 파티센 관계자와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노동자 10명이 거주하던 다카르 도심의 노동자 숙소 건물 역시 지난달부터 비어있는 상태로 알려졌습니다.
현지인 등에 따르면 이 곳에 있던 북한 노동자들은 VOA와 현지 언론 등의 보도 이후 이사를 나갔고, 대형 트럭 등이 건물 내 자재 등을 외부로 옮긴 뒤 지금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습니다.
세네갈의 북한 노동자들은 주6일을 일하고 월 100달러 정도를 버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코르만 컨스트럭션은 이들의 노동을 통해 연간 수 백만 달러를 벌어들이고, 이를 평양에 보내고 있습니다.
북한 노동자들에게는 최저임금에도 훨씬 못 미치는 임금을 지급한 뒤 북한 당국에는 거액의 돈을 상납하고 있는 겁니다.
미 재무부는 2016년 만수대창작사의 해외법인인 ‘만수대 해외 프로젝트 그룹’을 특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고, 이듬해 8월 유엔 안보리도 이 회사를 제재 명단에 포함시켰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북한 노동자들의 노동허가증을 갱신이나 신규 발급을 하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VOA 취재 결과 세네갈 내 북한 노동자 상당수는 노동허가증이 만료된 상태였으며, 일부는 올해 중순 입국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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