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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터키, 우방 확인에도 이견 못 좁혀...이스라엘, 팔 무장정파와 휴전 선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13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후 기자회견을 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13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후 기자회견을 열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과 터키 정상이 백악관에서 회동하고, 양국의 우호 관계를 확인했지만 이견은 좁히지 못했습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이슬라믹 지하드'가 휴전을 선언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국과 터키 정상회담 소식부터 살펴보죠.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13일 낮 백악관에서 회동했습니다. 양국 간에 여러 가지 껄끄러운 현안이 있는 가운데 열리는 회담이라 어떤 해법이 나올지 귀추가 주목됐습니다.

진행자) 정상회담에서 어떤 이야기들이 나왔습니까?

기자) 두 사람은 정상회담에 이어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는데요. 트럼프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 모두 양국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건설적이고 우호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에르도안 대통령과는 매우 좋은 친구 사이라고 강조했는데요. 에르도안 대통령의 지도력으로 시리아 북동부 지역의 복잡했던 상황이 매우 빠르게 해결돼 나갈 수 있었다면서 에르도안 대통령의 '빅팬(big fan)' 이라고 치켜세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중동 지역의 평화와 안정, 번영을 구축해나가는 데 있어 에르도안 대통령과 터키 국민이 협력하는 데 대해 감사를 표했습니다.

진행자) 시리아 북동부 지역의 복잡한 상황이라는 게 뭘까요?

기자) 터키가 지난달 초 시리아 북동부 지역에 있는 쿠르드족을 겨냥해 대규모 군사작전을 단행한 것을 의미합니다. 터키는 쿠르드족 민병대(YPG)가 주축이 된 '시리아민주군(SDF)'을 테러조직으로 간주하고 있는데요.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터키는 단지 테러 분자들과 싸우고 있는 것이라면서, 만일 그들과 싸우지 않는다면 아주 큰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미국 정치권에서는 다르게 보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시리아민주군은 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 IS 격퇴전의 최전선에서 미국을 도와 싸운 동맹 세력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이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가 터키의 군사작전을 지지하지도, 개입하지도 않겠다며 인근 지역 철군을 결정했을 때부터 반대의 목소리가 쏟아졌습니다.

진행자) 지금 시리아 북동부 지역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전황이 심각해지자,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터키로 날아가 에르도안 대통령과 면담한 끝에, 시리아민주군이 일부 전선에서 철수하는 조건으로 휴전을 이끌어냈습니다. 현재 시리아 주둔 미군 병력은 시리아 남부와 이라크 일대로 이동한 상황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의 입장을 두둔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에르도안 대통령과 터키 국민들이 테러와의 전쟁에 협력하고 있는데 감사한다면서 미국이 그런 것처럼 에르도안 대통령도 지금 테러와 싸우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정상회담에서 터키가 러시아산 무기 구매를 하는 문제도 중요하게 다뤄질 것이다. 이런 전망이 있었는데, 그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터키가 S-400 방공미사일 같은 러시아산 무기를 구매하는 것은 미국에 매우 중대한 도전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터키 측과 전에도 이야기했고, 오늘도 이야기했으며, 앞으로도 이야기할 것이라면서 문제가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해, 별 성과가 없었음을 시사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터키가 S-400 미사일 구매를 반대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미국과 터키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입니다. 나토는 과거 사회주의 국가였던 구소련의 팽창에 대응해 만든 국제적인 군사동맹체인데요. 터키가 러시아의 방공미사일 시스템을 도입하면 미국이 만든 F-35 같은 최첨단 미사일의 보안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미국은 대신 미국의 미사일 방어시스템인 '패트리엇' 도입을 제의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에 대한 입장을 밝혔습니까?

기자) 네, S-400과 F-35 문제를 언급하면서 양국 간에 여러 가지 산적한 문제들이 있지만, 오직 대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또 미국의 패트리엇 미사일과 관련해 가격만 맞는다면 터키 군 당국이 이를 구매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에르도안 대통령의 백악관 방문에 대한 미국 정치권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에르도안 대통령을 초대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합니다. 하원은 지난달, 터키의 군사 공격에 책임이 있는 군 고위 인사들과 정부 관리들을 제재하는 내용의 법안을 압도적인 표 차로 통과시켰는데요. 에르도안 대통령의 방문 바로 전날(12일) 상원에는 터키의 자유 실태를 비판하는 결의안이 상정됐습니다.

진행자) 야당인 민주당뿐만 아니라 공화당에서도 비슷한 분위기라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원의 법안은 당을 초월해 가결된 거고요. 상원에 상정된 결의안은 민주당 의원 2명이 주도하고 있지만 상원에서도 제재 방안을 검토하는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상원 중진의원인 린지 그레이엄 의원은 쿠르드족에 대한 터키의 우려를 이해한다면서도, 터키는 반드시 안전지대를 창설하고, 파괴적인 공격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에르도안 대통령과의 백악관 회동 자리에 공화당 중진 의원들을 일부 선별해 초대했는데요. 일부 매체는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자신의 입장을 설명할 기회를 줬다고 비판했습니다.

14일 가자지구에서 '이슬라믹 지하드'가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로켓이 도심에 떨어진 후 연기가 상공으로 치솟고 있다.
14일 가자지구에서 '이슬라믹 지하드'가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로켓이 도심에 떨어진 후 연기가 상공으로 치솟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가 휴전을 선언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이슬라믹 지하드'가 13일 늦게 휴전을 선포했습니다. 하지만 휴전 선언 몇 시간 만에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쪽으로 로켓탄이 발사되면서, 불안한 휴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누가 로켓탄을 발사했는지는 확인됐습니까?

기자) 아직 확실하지 않습니다. 가자지구에는 이슬라믹 지하드 외에도 '하마스' 같은 다른 무장조직들도 있는데요. 새로운 로켓 공격이 이 휴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아직은 불분명한 상황입니다.

진행자) 휴전이 이미 발효된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이슬라믹 지하드의 대변인은 이날(14일) 오전 5시 30분을 기해 휴전에 들어갔다고 발표했습니다. 또 이스라엘군 대변인도 트위터에 가자지구 작전이 "끝났다"고 적었습니다. 이날 휴전 선언으로 일부 규제들이 풀리고 팔레스타인 해안 지역 쪽은 교통이 재개됐습니다.

진행자) 양측 간 전투 상황이 지난 몇 달간 계속됐었죠?

기자) 네, 지난 5월부터 시작됐는데요. 특히 지난 12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이슬라믹 지하드의 고위 지휘관이 사망하면서 더욱 격화했습니다. 'AP' 통신은 이슬라믹 지하드가 약 450발의 로켓탄을 발사하고 이스라엘은 다수의 공습으로 대응했다고 전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팔레스타인 어린이 8명, 여성 3명을 포함해 적어도 34명이 사망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스라엘이 이슬라믹 지하드와 휴전 협상을 한 게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스라엘은 대체적으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들과 협상을 공개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편입니다. 이번 이스라엘과 이슬라믹 지하드와의 협상은 이집트 정부가 중재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양측이 휴전 합의문에 서명했습니까?

기자) 양측 간에 문서로 작성한 합의문은 따로 없습니다.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이슬라믹 지하드가 전투를 벌이지 않는 한, 이스라엘도 전투를 중단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또 한편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스라엘 국민을 해하려는 테러분자들은 결코 편안하게 잠들지 못할 것이며, 어디에도 숨을 곳이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또 다른 무장 정파죠. '하마스'는 이번 휴전과는 관련이 없나요.

기자) 네, 하마스는 이슬라믹 지하드보다 더 세력이 크고 강력한데요. 이스라엘과 이슬라믹 지하드 간의 최근 긴장 상황에서는 한 걸음 물러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과 이슬라믹 지하드간의 대치가 짧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습니다. 이스라엘은 지난 2007년 하마스가 가자지구를 불법 점령하고 통치한 이래, 하마스를 테러조직으로 규정하고 정치적, 경제적 봉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호주 시드니의 중국 관광객들. (자료사진)
호주 시드니의 중국 관광객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호주 정부가 외국 정부의 영향력을 줄이기 위한 방침을 발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호주 정부가 14일 자국 대학가에 외국 정부의 영향력이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새로운 지침을 내놓았습니다. 댄 테한 호주 교육부 장관은 이날(14일) 외국의 영향력이 이례적인 수준에 도달했고 또 앞으로 진화할 것인 만큼, 이에 대응해 지침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새로운 지침, 어떤 내용을 담고 있습니까?

기자) 반드시 따라야 하는 지침은 아닙니다만, 각 대학에 해외 협력 기관과 해외 후원 단체를 공개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또 사이버 안보 시스템을 강화하는 한편, 사이버 정보를 관련 당국과 공유하도록 했고요. 국내 대학들이 외국과 연구 협력을 추진하는 경우 허용 조건을 훨씬 까다롭게 했는데요. 연구를 진행할 때 지식재산권 여부를 검토하는 한편, 관련 연구를 통해 해외 군사 조직이 이득을 취할지 여부도 고려해야 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해외 영향력을 차단한다고 하면서 특정 국가를 지목하지는 않았군요?

진행자) 네, 하지만 최근 호주 대학가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서요.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앞서 호주 정부는 자국 대학가가 사이버 해킹 공격을 받고 중국 국가 기관이 대학가에 침투하자 지난 8월, 대책위원회를 구성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호주 대학가에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었었던 겁니까?

기자) 지난해 호주의 수도 캔버라에 있는 호주국립대학교에서 학생과 교직원들의 개인정보가 담긴 자료가 사이버 해킹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몇 달 전에는 홍콩의 범죄인 인도법안, 일명 송환법 시위 사태를 둘러싸고 학생들이 대학 교정에서 충돌하는 일도 있었는데요. 게다가 호주 대학들이 ‘공자학원’ 설립을 명목으로 중국으로부터 수천만 달러의 후원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공자학원이 뭔가요?

기자) 중국의 대표적인 사상가인 ‘공자’의 이름을 딴 공자학원은 중국 교육부 산하의 교육 기관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중국어와 중국 문화를 알리는 프로그램인데요. 지난 9월, 북한과 중국은 평양에 들어설 첫 공자학원 설립을 위해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한 이래 중국의 전통 사상이 중시되면서 공자학원이 중국의 외교 무대에서 활발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중국 정부와 공산당의 선전 도구로 활용되고 학문의 자유를 해친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미국에서도 최근 공자학원을 폐쇄하는 대학이 늘고 있습니다.

진행자) 호주 정부의 이런 움직임에 중국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4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호주 당국의 조처는 교육 관련 사안으로 내정으로 간주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호주 당국이 해외 교육 협력을 진행하는 데 있어 공정하고 투명하며 차별 없는 정책을 취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겅 대변인은 이어 중국과 호주의 오랜 교육 협력 관계는 양국 학생들의 교류를 촉진했고, 양국 국민이 서로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고 강조했는데요. 그러면서 호주 대학가에 중국이 침투하려는 시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호주에서 공부하는 중국인 유학생도 많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리고 중국인 유학생들이 호주 경제에 기여하는 바도 적지 않습니다. 호주 내 해외 유학생들이 창출하는 경제적 효과가 매년 240억 달러에 달하는데요. 해외 유학생 가운데 1/3이 중국에서 온 학생들입니다. 또 중국은 호주의 최대 무역 상대국 이기도 한데요.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중국이 호주를 비롯한 태평양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양국 관계가 껄끄러워졌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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